테크놀로지 제 1137호 (2017년 09월 11일)

“영화관의 미래를 알려면 한국 극장에 가라”

[테크놀로지]
‘아이맥스·4D영화관·스크린X’ 등 신기술 통해 실감 미디어로 재탄생한 극장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미국에서 대형 쇼핑몰이 서서히 저무는 시장이라면 한국은 이제야 대세가 되고 있다.

복합 쇼핑몰이라는 이름으로 백화점을 포함해 대형마트와 식당 그리고 극장까지 한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 속속 생기고 있다.

쇼핑은 기본이고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 ‘원스톱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소매 시설과 식음료 시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가 고루 발전해 있지만 쇼핑몰로 이끄는 주요 동력은 역시 먹고 즐길 수 있는 음식과 오락이다.

한국의 쇼핑몰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는 역시 극장을 꼽을 수 있다. 이제 극장은 단순히 깜깜한 공간에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거나 연극을 보는 곳으로 정의하기 곤란할 정도로 다양한 몰입형 기술을 적용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 CJ CGV가 7월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전면 개관했다. 사진은 오감체험특별관 4DX와 다면 상영 시스템 스크린X를 결합한 특별관 ‘4DX 위드 스크린X’. 이 상영관 내 프라임존 40석에는 모션과 진동 효과를 더욱 잘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프리미엄 가죽 시트와 새로운 모션 효과인 스웨이&트위스트(Sway&Twist)가 도입됐다./ CJ CGV 제공


◆ 아이맥스 등 복합 문화 공간의 변신

특히 한국의 극장은 영화 ‘슈렉’과 ‘쿵푸팬더’의 제작자인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애니메이션 최고경영자(CEO)가 “영화관의 미래를 알려면 한국의 극장에 가라”고 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요즘 극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몰입형 기술을 소개하면 먼저 ‘아이맥스(IMAX)’를 들 수 있다. 캐나다의 아이맥스란 업체에서 만든 극장 시설인 아이맥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커다란 스크린이다.

아이맥스의 스크린은 평면이 아닌 특수 곡선 형태로 설계된 ‘커브 스크린’으로 만들어져 관객의 시야 범위를 최대한 넓히는 효과가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적 영역을 시야각이라고 말하는데 인간은 수평으로 최대 180~200도, 수직으로 최대 100~130도의 시야각을 갖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눈에 꽉 찰수록 그만큼 몰입감이 높다고 한다.

머리에 쓰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가 가장 큰 몰입감을 주는 이유가 바로 눈이 다른 정보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온전히 영상에 몰입하도록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아이맥스는 몰입을 가능하게 만드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일반 상영관의 시야각이 54도인데 비해 아이맥스관의 시야각은 평균 70도로 그만큼 더 몰입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스크린이 크다는 의미는 하나의 영상을 무작정 크게 늘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맥스는 자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와 아이맥스 디지털 리마스터링 기술인 DMR((Digital Media Remastering)을 통해 매 프레임의 수백여 가지 세부 사항을 개선해 자연의 색을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영화 제작자와 협력해 영화 전체를 리터칭함으로써 제작자가 의도한 내용 그대로 이미지를 재현하고 이를 통해 관객은 영상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일반 영화관이 한 개의 프로젝터로 출력하는 데 비해 아이맥스는 두 개의 프로젝터로 기존의 색조 대비 약 40% 그리고 밝기는 60%가 더 보강된 영상을 제공하니 당연히 보는 즐거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은 몰입감은 단지 눈으로만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맥스는 일반 스피커 대비 열 배의 사운드를 낼 수 있는 고출력 스피커를 통해 영화관 전체에 균일한 음량을 전하기 때문에 어느 자리에든 최상의 음향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아이맥스 레이저관이라고 해서 가로 31m, 세로 22.4m의 멀티플렉스 사상 최대 크기 스크린과 고해상도 레이저 영사기가 도입된 특별관이 한국에 설치됐다.

음향 면에서도 기존의 6채널 오디오 시스템에 천장 4채널, 벽면 2채널 등 6채널을 추가한 12채널의 사운드를 제공하며 눈과 귀를 호강시킨다.

◆ 후각적 자극까지 몰입 극대화

아이맥스가 눈과 귀를 자극한다면 4차원(D) 영화관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3D 영화가 학계나 업계에서 모두 통용되는 용어인데 반해 4D는 마케팅 용어로 사용되는 불분명한 의미를 지닌 단어다.

원래 의미로는 3D 영화에 더해 물리적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4D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2D 영상에서도 물리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면 이를 모두 4D라고 칭한다.

보고 듣는 것에 더해 몸으로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가만히 앉아서 감상하는 영화와 차별점을 지닌다.

4D 영화관에서는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물이 튀고 바람이 불며 안개가 끼는 효과를 제공함으로써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4D 효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영화가 완성되고 극장에 상영되기 전에 전문 편집자들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들은 영화의 스토리텔링 과정에 적절히 어울리도록 4D 효과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장면을 선정해 어떤 효과를 넣을지 결정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획된 효과들이 실제 구현될 수 있도록 4D 장비에 기술을 적용하고 그 후 영상과 효과가 정확히 일치하는지 테스트 과정을 진행한다.

그동안 후각을 자극하는 향은 4D 효과를 구현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였다. 향을 뿜어내기는 쉽지만 이를 없애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향을 발산한 후 바로 공기를 직사하는 방식으로 향을 흩뿌려 후각적 자극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는 영화관이 등장했는데 ‘스크린X(ScreenX)’가 그 주인공이다. CGV와 카이스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다면(多面) 상영 시스템’인 스크린X는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확대해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3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촬영·편집 등 제작 과정에서 깊게 관여돼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3면 스크린을 고려하는 것이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국내 영화는 그나마 가능한 이야기지만 해외 영화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몇몇 해외 영화는 영화 제작사의 동의를 얻은 후 전면 영상을 합성이나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늘리는 작업을 하는 방식을 취한다. 국내 영화인 ‘군함도’는 제작 단계부터 3면 스크린을 고려해 촬영한 것도 있고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늘리기도 했다.

평균 상영관당 10대의 프로젝터가 3면에 쏘는 영상은 그만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스크린X는 전국 50개 극장의 84개 스크린에 설치됐을 뿐만 아니라 미국·중국·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터키·일본 등 7개국 37개 스크린에 설치돼 있고 2020년까지 전 세계에 약 1000개의 스크린에 확장, 적용할 계획이다.


(사진) 손을 휘저어 의류의 정보를 확인하는 증강현실 피팅(AR Fitting)과 3차원 입체 영상을 안경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실감 미디어의 체험 공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최신 홀로그램 기술 적용한 공연장

극장의 개념을 영화관뿐만 아니라 라이브 극장으로 조금 더 확대해 보면 앞으로는 홀로그램 공연이 가장 기대된다. 사전 제작 영상과 라이브 공연이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의 큰 호응을 얻는 홀로그램 공연은 일본 사이버 가수의 공연이 대표적이다.

2010년 일본에서 하쓰네 미쿠라는 사이버 가수(보컬로이드)의 홀로그램 공연이 처음 열린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공연은 최신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을 총동원해 마치 실제 공연처럼 진행된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후 전 세계 15개 국가를 돌며 홀로그램 공연을 했고 2016년 일본 5개 도시와 미국·캐나다·멕시코·대만과 중국 등 13개 도시를 돌며 세계 투어를 성공리에 끝마쳤다.

한국에서는 2014년 싸이·빅뱅· 2NE1 등이 참여하는 성대한 홀로그램 공연이 열렸는데,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가 93억원을 지원한 홀로그램 공연장인 ‘케이라이브(Klive)’가 만들어졌기에 가능한 행사였다.

1653㎡(500평) 규모의 홀로그램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이들의 공연은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와 270도 뷰의 미디어 파사드가 어우러져 더욱 큰 즐거움을 줬다.

1927년 최초의 유성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 이후 극장은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했다. 극장 전성기에서 TV와 VCR 보급에 따른 경쟁 그리고 개인 미디어의 확산과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의 등장에 따른 플랫폼 경쟁은 극장의 미래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1만원이라는 돈을 내면서 특정 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타고 극장까지 가서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팝콘·음료수와 함께 오감을 즐길 수 있는 몰입감 높은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극장이 추억과 미래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CJ CGV가 7월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전면 개관했다. 사진은 오감체험특별관 4DX와 다면 상영 시스템 스크린X를 결합한 특별관 ‘4DX 위드 스크린X’. 이 상영관 내 프라임존 40석에는 모션과 진동 효과를 더욱 잘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프리미엄 가죽 시트와 새로운 모션 효과인 스웨이&트위스트(Sway&Twist)가 도입됐다.

이제 극장은 단순히 깜깜한 공간에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보거나 연극을 보는 곳으로 정의하기 곤란할 정도로 다양한 몰입형 기술을 적용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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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9-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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