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150호 (2017년 12월 13일)

'플라잉 카'의 시대가 온다

[테크놀로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 도전장 “플라잉 카 2020년 초에는 상용화될 것”



(사진)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CEO가 투자한 스타트업 ‘키티호크’. 이 회사가 4월 24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자동차가 소형 로터를 이용해 하늘을 날고 있다. /키티호크 제공

[한경비즈니스=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공상과학영화에서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혁신 기술들이 등장해 사람의 관심을 끈다.

이 기술 중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 현실에 등장하기도 한다. 실시간 동작 인터페이스나 음성, 홍채 인식, 투명 디스플레이, 맞춤형 광고 등 영화 속의 수많은 미래 기술이 상상을 넘어 실제로 구현됐다.

‘백 투더 퓨처’, ‘제5원소’, ‘블레이드 러너’ 등 여러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는 바로 하늘을 비행할 수 있는 자동차, 즉 ‘플라잉 카’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플라잉 카를 자유롭게 타고 다니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영화 개봉 당시만 해도 이와 같은 자동차의 구현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다수 미래학자들은 상상으로만 여겨지던 플라잉 카가 현실로 등장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잉 카 기술 개발 열풍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동차가 하늘을 달릴 수 있는 시대가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 운송수단 ‘플라잉 카’ 개발 경쟁

현재 글로벌 기술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바로 ‘모빌리티 혁신’이다. 오랜 시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운송 수단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가솔린 내연기관을 바꾸기 위한 전기차와 수소차의 등장,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이제는 땅을 넘어 하늘을 새로운 도로로 개척하기 위한 플라잉 카 경쟁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플라잉 카의 개념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다. 평소에는 일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도로를 달리다가 필요할 때 비행할 수 있는 기기, 혹은 드론과 같이 주로 비행에 특화된 기기 등 여러 가지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다수 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특징을 지닌 플라잉 카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플라잉 카에 대한 열망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본격적인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연 헨리 포드 역시 하늘을 날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1926년 공중으로 뜰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자동차와 비행기 제조 기술로는 플라잉 카 개발이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비행기나 헬리콥터 등의 기능을 더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플라잉 카 개발은 매우 까다롭다. 예를 들어 플라잉 카는 비행기와 달리 운전자의 조작이 매우 쉬워야 하며 안전성은 물론 편안한 승차감도 제공해야 한다.

게다가 활주로 등 이착륙을 위한 공간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간을 사용하는 이착륙 기술 개발도 필수적이다.

또한 지상 도로에서는 일반 자동차처럼 달려야 하기 때문에 날개나 로터 등 비행에 필요한 부품들이 주행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또 너무 무거우면 비행이 어렵기 때문에 동체의 무게도 최대한 가볍게 유지해야 한다.

이처럼 어려운 요구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계는 물론 전자·정보기술(IT)·항공·소재·배터리 등 수많은 기술의 융·복합 및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술 개발의 한계로 과거에는 플라잉 카를 실제로 구현하기 매우 어려웠다.

시속 200km 속도로 700km 비행

그러나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IT의 급성장, 드론 등 무인 비행체 시장의 등장, 가볍고 튼튼한 첨단 소재 개발 등 플라잉 카를 만들기 위한 기술 환경이 발전하면서 상상 속 기기로만 여겨졌던 플라잉 카가 차세대 운송 수단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플라잉 카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창의적인 시도로 주목 받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플라잉 카 연구 및 상용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이르면 2020년대 초에는 일반인들도 플라잉 카를 접할 수 있는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테라푸지아가 개발한 수직 이착률 모델 TF-X(위), 에어로모빌이 개발한 에어로모빌 3.0.

플라잉 카 시장의 대표적 스타트업은 슬로바키아의 에어로모빌(AeroMobil)이다. 에어로모빌은 1990년대 초반부터 꾸준하게 플라잉 카 기술을 개발해 왔다.

에어로모빌이 개발한 기업명과 같은 이름의 플라잉 카 ‘에어로모빌’은 평소에는 자동차처럼 도로를 주행할 수 있지만 필요할 때는 접었던 날개를 펼치고 시속 200km 속도로 약 700여 km를 비행할 수 있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투자 및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어로모빌은 2020년 완성된 제품을 출시해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06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졸업생 5명이 설립한 미국의 스타트업 테라푸지아(Terrafugia) 역시 플라잉 카 개발로 각광받은 기업이다.

테라푸지아는 2009년 2인승 플라잉 카 ‘트랜지션’을 개발하고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트랜지션은 에어로모빌과 마찬가지로 도로 주행은 물론 600여 km를 비행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지리자동차그룹에 인수된 테라푸지아는 차기 모델인 4인승 플라잉 카 TF-X의 개발에 나서면서 미래 플라잉 카 시대의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 여러 스타트업의 플라잉 카 개발 경쟁이 뜨겁다. 네덜란드의 팔브이(Pal-V)는 헬리콥터와 자동차를 결합한 외관의 플라잉 카 ‘리버티’를 개발했다. 시속 160km 속도로 50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리버티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다수 고객들로부터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또한 키티호크(Kitty Hawk)라는 스타트업은 도로 주행 기능은 없지만 수면 위를 비행할 수 있는 1인승 플라잉 카 ‘플라이어’를 선보였다.

시험 비행에 성공한 플라이어는 특히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플라잉 카 대중화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전사고·교통문제 등 과제 산적 

신생 스타트업만이 플라잉 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은 아니다. 플라잉 카의 미래 잠재력에 주목하는 많은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플라잉 카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역시 플라잉 카가 자동차와 비행기의 경계를 허무는 운송 패러다임 혁신의 주역으로 부상할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 시장을 개척한 우버도 플라잉 카 개발에 적극적이다. 우버는 작년에 ‘엘리베이트’라는 플라잉 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사진) 우버의 플라잉 카 이미지. /우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버는 2020년대에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 택시를 공개하고 필요할 때 사용자가 호출해 택시를 이용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항공기 기업 에어버스는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모듈식으로 합체 및 분리가 가능한 소형 플라잉 카 ‘팝업’의 콘셉트를 선보였다. 도요타 역시 2020년 도쿄 올림픽 개막에 맞춰 플라잉 카를 개발하고 있는 ‘카티베이터’라는 플라잉 카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플라잉 카의 상용화를 위한 과제도 많다. 대당 최소 수억에서 수십억원으로 예상되는 비싼 가격도 걸림돌이지만 무엇보다 공중 주행에 따른 안전성이 플라잉 카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플라잉 카는 일반 자동차와 달리 사고 발생 시 안전하게 정차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소한 고장도 자칫 큰 재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비행 성능은 물론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플라잉 카 시장 확산의 속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플라잉 카 주행과 관련된 교통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새롭게 열리는 하늘 도로를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 및 준비는 지금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은 시험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플라잉 카가 하늘을 누비는 시대가 온다면 하늘 도로에서의 교통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플라잉 카의 안전한 주행을 위한 법 제도 개발이 필수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잉 카가 단시일 내 차세대 운송 수단으로 자리하게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플라잉 카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기술과 제도에 대한 연구는 플라잉 카 등장 자체는 물론 다양한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한국 기업들 역시 급부상하는 플라잉 카의 기술 및 제품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를 통해 새롭게 등장하게 될 비즈니스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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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12-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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