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관련 언급량 전 분기 대비 3.8배 증가…부정 감성 78%로 비난 여론 급증
병역특례,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최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병역면제 논란과 함께 병역특례제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 병역특례 혜택을 거머쥐면서 해당 특례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야구 대표 선수 중 일부가 병역을 미룬 끝에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자격 논란 일어났고 예술·체육인에만 혜택을 주는 병역특례제도는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빌보드 200’ 1위 정상을 차지하면서 K팝의 역사를 새로 쓴 그룹 방탄소년단도 국위 선양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특례혜택 대상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병역특례,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
2016년 1월 1일부터 2018년 9월 5일까지 블로그$트위터$뉴스 등의 빅데이터상 ‘병역특례’에 대한 언급량을 살펴보면 2017년 1분기~2018년 3분기까지 각각 5786건, 1만1968건, 3374건, 3274건, 3386건, 9548건, 3만6514건으로 나타났다.

2018년 3분기에 들어서 병역특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2018년 2분기 대비 3.8배 정도 언급량이 증가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TF)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주무 기관인 국방부 병무청이 주도하는 병역특례제도 개선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되도록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때 군대를 소재로 한 예능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은 우리 주변의 군인은 누군가의 아들이면서 오빠 그리고 애인이 될 만큼 익숙한 관계이면서 예민한 관계이기도 하다.

◆손흥민 vs 오지환 차이 왜?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면 2016년 긍정 25% 부정 75%, 2017년 긍정 23% 부정 77%, 2018년 긍정 22% 부정 78%로 나타났다. 부정 감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매년 부정 감성이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불만 여론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병역특례’에 대한 감성 키워드로는 1위 ‘욕(777건)’, 2위 ‘의혹(540건)’, 3위 ‘비난(431건)’, 4위 ‘씁쓸한(348건)’, 5위 ‘비양심적(328건)’, 6위 ‘싫어하다(266건)’, 7위 ‘차별(220건)’, 8위 ‘자격 논란(160건)’, 9위 ‘반발(146건)’ 순으로 나타났다.

‘욕’, ‘비난’, ‘반발’ 등의 키워드가 오르며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혹’, ‘비양심적’, ‘자격 논란’ 등 실력보다 병역 미필자를 우선으로 뽑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야구 대표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7위에 ‘차별’이라는 키워드가 오르며 운동선수에게 집중된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 지적이 나타나고 있다.

병역특례와 관련한 언급량이 가장 많은 인물 톱3는 1위 ‘손흥민(15만7637건)’, 2위 ‘방탄소년단(2만664건)’, 3위 ‘오지환(1만2127건)’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 대표팀 손흥민과 야구 대표팀 오지환의 군 면제를 두고 두 선수에 대한 대중의 온도 차이가 극명하다. 여기에 2위에 ‘방탄소년단’이 오르며 대중 가수에 대한 병역 문제까지 거론되며 병역특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들의 ‘병역특례’와 관련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손흥민은 긍정 57% 부정 43%, 방탄소년단은 긍정 67% 부정 33%, 오지환은 긍정 34% 부정 66%로 분석됐다. 손흥민과 방탄소년단은 긍정 감성이 높게 나타난 반면 오지환은 부정 감성이 높게 나타났다.

감성 키워드에서도 손흥민은 ‘좋다‘, ‘신나다’, ‘축하’ 등 병역면제를 환영 받는 분위기인 반면 오지환은 ‘욕’, ‘자격 논란’, ‘문제 있다’ 등 부정 키워드가 나타나며 비난 여론이 거센 것으로 조사됐다. 오지환이 속한 야구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대회 수준이 낮은 아시안게임에 거액을 버는 프로 선수들의 참가하며 병역 혜택까지 쉽게 받으려는 모습 때문에 국민의 분노를 샀다.
특히 야구 대표팀이 대만 실업팀에 패했을 때는 국제적 망신이라는 반응이 더욱 들끓었다. 국위 선양보다 실망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야구팀에 선발된 특정 선수가 상무팀과 경찰팀으로 복무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면서 의도적으로 병역을 기피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필요하다’, ‘인정하다’, ‘자랑스럽다’ 등 병역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어’로 된 노래가 빌보트 차트 1위에 두 번이나 오른 것은 문화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딴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병역특례,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
◆특례 기준은 ‘국위 선양’?

병역특례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다. 공정성은 선발의 문제고 형평성은 혜택의 문제다.

이번 이슈에서 ‘손흥민은 되고 방탄소년단은 왜 안 되느냐’는 형평성의 문제이고 ‘왜 팀에 기여하지 않은 선수가 선발됐느냐’는 것은 공정성의 문제다. 그뿐만 아니라 대중예술 종사자는 병역특례가 배제돼 문제가 되고 있고 혜택이 인기 종목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문제다.

한국의 복무제도는 현역병과 상근예비역, 전환복무(현역),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승선근무예비역 등으로 나뉜다.

예술·체육요원 특례는 1973년 병역특례법 제정으로 시작됐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딴 레슬링 양정모 선수가 첫 병역 혜택 수혜자였다.

병역특례법에는 세계 대회에서 스포츠로 메달을 딴 선수들, 국제 음악 경연대회와 국내외 무용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예술인에 대해서는 병역특례에 대한 조항이 있다.

하지만 대중 문화예술인은 여기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는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국제 대회가 총 29개 대회에 이르지만 모두 피아노 등 악기$성악$지휘 등 순수 음악에 편중돼 있다.

또한 혜택이 인기 종목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특례 대상자 총 42명 중 70% 정도인 29명이 축구·야구 선수들이다. 육상이나 수영 등 비인기 종목에서는 동메달조차 따기 어렵지만 어렵게 메달을 땄더라도 금메달이 아니라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병역특례에 대한 연관 키워드로는 1위 ‘국위 선양(2268건)’, 2위 ‘개선(1009건)’, 3위 ‘기준(962건)’, 4위 ‘폐지(681건)’, 5위 ‘실력(456건)’, 6위 ‘애국심(167건)’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국위 선양’과 3위에 ‘기준’이 오르며 ‘국위 선양’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병역특례제도는 ‘국위 선양 및 문화 창달을 위해 예술 체육 분야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군입대 의무를 덜어주는 제도’라고 정의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징병제인 나라는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스위스$이스라엘$터키 등으로 한국까지 포함하면 13개국이다. 하지만 국위 선양이나 비슷한 방식으로 병역면제의 혜택을 주는 나라는 없다. 또한 2위에 ‘개선’이 오르며 운동선수의 특수성과 달라진 시대적 환경 사이에서 최선의 균형을 맞추도록 병역특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4위에는 ‘폐지’가 오르며 병역특례제도 폐지를 원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병역특례가 매번 각종 차별과 논란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수 생명이 짧은 예술$체육 선수들의 상황에서 병역특례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한 설문 조사 결과 병역특례법 완전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50.5%, 찬성한다는 의견은 32.6%으로 반대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실력’, ‘애국심’ 등 병역특례를 받는 만큼 뛰어난 실력과 애국심을 기본 자질로 갖추길 원한다는 언급도 많았다.

국민청원게시판에도 병역특례와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올라오고 있다. 병역세나 마일리지제 등 다양한 의견들은 현 제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시대가 바뀌면 제도도 바뀌는 게 맞다. 과거에는 한 가지 잣대로 줄 세웠을 때만의 기준으로 제도를 만들 수 있었다면 지금은 달라진 환경으로 자칫 불공정으로 보일 수 있는 제도들을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1호(2018.09.17 ~ 2018.09.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