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209호 (2019년 01월 30일)

“가상같은 현실, 현실같은 가상” CES 현장에서 본 기술 트렌드

[테크놀로지]
-혁신성 퇴색했지만 눈부신 기술 성장…IT ‘데이터 시대’, 모빌리티 ‘CASE’ 키워드

우버 플라잉 택시 벨 넥서스



[한경비즈니스=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매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가하는 이유는 1년 동안의 기술 트렌드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그만큼 CES의 기술 선도력과 예지력은 뛰어나다. CES는 참가 업체들에는 건강한 부담감을 줘 기술 진보를 가능하게 하고 참관하는 이들에게는 기술의 트렌드 변화를 캐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몇 해 동안 참관했던 CES에서 언론을 뜨겁게 다뤘던 신기술은 5G, 스마트 홈, 인공지능(AI), 음성인식, 8K TV와 롤러블 TV,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자율주행, 드론, 디지털 헬스 등 셀 수 없이 많다.

올해 CES에서 아쉬웠던 것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업체의 참여율이 낮았다는 점과 IT 거인들의 혁신성이 퇴색됐다는 점이다. 이를 전문가들은 혁신 피로감과 양산 전 단계의 고요 정도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작년에 이미 주식시장은 이런 현실을 주가에 반영했다. 미국에선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주가가, 중국에서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을 겪은 바 있다. 이번 CES 어워즈를 받은 제품들만 봐도 2018년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번에 느낀 것은 겉으로 보이는 혁신성보다 하부에서 기술적 성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히 상품성과 양산성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즉, 혁신기업들이 주춤한 사이 서플라이 체인들은 투자와 인수·합병(M&A), 기술 인력의 채용,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양산성과 상품성을 크게 개선해 놓았다. 확실히 이들 둘 간의 기술적 간격이 많이 좁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이버의 로봇팔 엠비덱스(AMDIBEX).



◆IT 부문-데이터 시대, 배터리와 하이엔드 부품의 중요성 커져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S)의 키노트 세션에서는 매년 CES의 의미와 기술 트렌드를 요약해 설명해 준다. CTS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0년간은 ‘디지털 시대’, 2010년 후 10년은 ‘연결의 시대’, 2020년 이후부터는 ‘데이터 시대’로 규정하며 향후 빅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수단으로서 5G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은 5G와 기존의 4G망을 함께 활용하는 NSA, 중국은 2020년 완전한 5G SA(stand-alone)의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상용화 시 모바일 부품의 변화 역시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퀄컴이 5G 레퍼런스폰을 전시했다. 하나의 모뎀 칩에 적어도 안테나 4개 장착을 권장하고 있었다. 4G일 때 2~3개가 채택됐는데 5G가 되면 더 늘어난다. 또한 5G가 초고주파 대역을 사용함에 따라 필터가 더 많이 소요된다. 필터량은 4G와 4.5G는 대당 평균 30개 정도인데 5G에선 2배에 가까운 60개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향후 플래그십 모델은 5G의 기본 장착이 확실시되는 만큼 제조업체들과 부품 업체들의 수혜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데이터 시대가 되면 막대한 데이터 양에 따른 서버 투자가 재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엄청난 데이터 양을 처리하기 위한 기지국 단위의 에지 컴퓨팅(데이터가 발생한 현장 혹은 근거리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방식, 데이터 흐름 가속화를 지원하는 컴퓨팅 방식으로 클라우드 컴퓨팅과 대비된다)이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지면 전력 소모량이 증가하게 돼 배터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그에 따른 하이엔드급 부품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AI 음성인식은 이제 기본 장착되는 분위기다. 더 이상 새로운 변화는 아니다. 채택되는 디바이스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따름이다. 음성인식의 시장점유율은 초창기 아마존의 독주에서 아마존과 구글이 시장의 30%씩 균등하게 차지하는 양강 구도로 재편됐고 중국 업체들이 많은 부분을 잠식했다. 삼성전자만 자사 플랫폼인 빅스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원래 CES의 꽃으로 불리던 TV는 대부분의 업체가 초고해상도인 8K TV를 출품했다. 사이즈만 다를 뿐 차별화 포인트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이미 작년에 프라이빗 부스에서 공개한 바 있던 LG전자의 롤러블 TV는 올해도 큰 인기를 끌었다. 스피커 박스 안에 극도로 얇은 글라스로 만들어진 화면이 말려 들어가고 나오는 형태다. 공간 활용과 화면 노출 크기에 따른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응용할 수 있다. 더 이상 한국 업체들이 사이즈와 해상도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가져가기 어렵다면 LG와 같은 방향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먼저 선도하고 가격은 나중에 경쟁을 통해 하향시키는 전략이다.  

향후 스마트폰의 재부흥, 혹은 태블릿과의 영역 파괴를 이끌 폴더블폰도 삼성의 공개 이전 로욜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플렉스파이로 주목을 끌었다. 세계 최초라고 부르기엔 잔상과 불량 화소, 불규칙적인 표면 등으로 상품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진짜 폴더블 시장이 열리는 시기는 삼성이 뛰어들고 이후 중국 업체에 판매를 개시할 내년부터라고 생각한다. 삼성전자가 먼저 프리미엄급 폰을 출시한 후 2020년부터 중국 업체들인 오포·비보·화웨이 등에서 시장을 확대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또한 이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보쉬의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콘셉트 셔틀 차량.



IT 거대 기업들의 자동차용 디지털 전장 및 시스템 참여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한 후 전장 사업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차량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 센서인 아이소셀 오토의 개발을 이미 다 끝내고 각각 퀄컴과 소니 등에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VC사업부가 그룹 내 자회사들과 협력해 다양한 전기차 부품, 전장 부품, 인테리어 부품을 출품했다. 그뿐만 아니라 퀄컴·엔엑스피 등도 차량용 제품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소니도 이번에 자사 CIS(CMOS 이미지 센서)를 활용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세이프티 코쿤을 공개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진출 의지를 보였다.

늘 CES 흥행몰이의 1등 공신인 엔비디아는 생각보다 잠잠했다. 매년 AI의 놀라운 진보와 AI를 이용한 자율주행 솔루션으로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엔비디아는 이번에 그래픽카드 지포스에 대한 언급만으로 마무리해 모빌리티와 자율주행에 관심을 가진 참관자들이 적지 않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RTX2060·80에 채택된 레이 트레이싱이라는 기술 설명에 2시간 가까이를 할애했다. 레이 트레이싱은 렌더링으로 표현하거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현실에서 빛의 경로를 AI가 연산해 유리나 거울에 반사되는 모습과 그림자들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놀라운 기능이다. 지난 CES에서 공개했던 자율주행 오토 심 기술과 매우 깊은 연관을 가진 시스템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토 심이 자율주행 시 정보에 해당하는 ‘현실’에서 생략해야 할 그림자와 모서리의 왜곡을 보정해 주는 ‘가상 같은 현실’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라면 이번 레이 트레이싱은 AI가 자동 연산을 통해 게임·AR·영화 등에 실제와 같은 반사체와 그림자를 생성함으로써 ‘실제 같은 가상’을 구현하는 기술이었다. 즉 AI로 정반대의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이 레이 트레이싱 기술은 엔비디아가 자그마치 15년간 땀 흘린 기술로 향후 영화·애니메이션·게임·AR·VR 등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로 봤던 ‘레디플레이어 원’ 속의 VR이 이런 기술로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도 재미있는 화두를 던졌다. 2년 전 자회사로 인수한 스카이워드라는 드론 회사를 통해 5G 네트워크망에 드론 100만 대를 연결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드론의 대규모 연결을 통해 물류 배송·관제·방송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 부문-자율주행 차량만큼 주목 받은 ‘자율주행 배달 로봇’

이번 CES 역시 자동차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던 지난 몇 해 동안의 흐름을 이어 갔다. 모빌리티에서는 ‘CASE’라는 동시다발적인 변화가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ASE는 초연결(Connectivity)·자율주행(Autonomous)·차량공유(Shared&Service)·친환경차(Electric)의 영문 앞 글자를 딴 말이다. 

먼저 초연결 측면에서는 초고속·초지연성을 지닌 5G의 상용화에 맞춰 차량용 모뎀, AP, 연결용 칩셋, 차량 사물통신(V2X) 인프라 등이 다양하게 전시됐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주도권을 확고히 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오토도 시장 확산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삼성과 LG가 각각 투자와 제휴하고 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발렌스의 멀티 기가바이트 통신 연결을 위한 HDBaseT 기술과 스마트 칩셋도 상용화를 앞둔 구체적 행보로 이해됐다. 차량과 도로 인프라 간 소통(V2I)을 위한 컨티넨탈의 스마트 가로등, 포트의 C(셀룰러)-V2X 기술 등도 눈에 띄었다. 2019년은 5G가 상용화되는 원년인 만큼 차량용 통신 부품과 장비들이 대거 선보였다.

자율주행은 완전한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적어도 CES에서만큼은 불가능이 없어 보인다. 엔비디아가 이미 페가수스와 자비에르라는 자율주행 AI 플랫폼을 공개한 상황에서 이를 부품사들과 지도 회사들이 제품화로 연결하고 있었다. 중복 테스트와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고가의 센서 장비인 라이도도 360도 회전하는 고가의 메커니컬 형태에서 벗어나 솔리드스테이트 형태의 고정형 모델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화돼 출품됐다. 전통의 벨로다인과 쿼너지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이 영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처음 전시에 참가한 SK텔레콤도 레이저빔이 훨씬 멀리까지 도달할 수 있게 만든 단일 광자 라이다를 출품해 주목을 끌었다. 이렇듯 센서류가 다양해지는 것은 상용화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엔비디아와 함께 가장 혁신적 아이디어를 내놓는 유럽의 지도 회사 히어도 HD 지도와 라스트 마일(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구간)에 로봇들이 활동할 수 있는 인도어 맵(건물 내부의 지도)과 매핑(지도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작년엔 지하·지상·하늘을 아우르는 3차원 지도를 출시해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기억이 난다. 자율주행에서는 부분 자율주행(레벨2 이상) 단계에서 인간의 실수나 불의한 사고를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기술 철학이 등장하기도 했다. 완전 자율주행에서는 인간의 실수가 개입될 여지도 없어지겠지만 사람이 운전하는 상황에서도 자율주행 기술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고를 막겠다는 것이다. 모빌아이의 키노트나 도요타의 가디언 기술 소개가 이런 철학을 뒷받침해 줬다.
 
공유 서비스에서는 세계적 부품사들의 온디맨드 셔틀 출시가 충격적이었다. 이미 전 세계는 우버·디디추싱·그랩 등의 플랫폼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의 카투고나 드라이브나우·모이아 등이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시행하려고 해도 이미 적수가 될 수 없을 정도다. 결국 글로벌 플랫폼의 네트워킹으로 차량 공유 시장이 평정돼 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수많은 자동차 회사와 부품 회사들이 온디맨드 형태(모바일 등을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의 자율주행 차량과 셔틀을 내놓은 것이다. 필연적으로 차량 공유는 경제적 이유로 자율주행차(AV)와 전기차(EV)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AV와 EV는 각각 운전 공간인 조종석을 없애고 파워트레인(엔진+트랜스미션)을 없애 차량의 공간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을 태워 카풀의 가격을 하향시키고 ‘서비스로서의 이동성(MaaS)’보다 더 큰 개념인 ‘서비스로서의 수송(TaaS)’으로 도약하기 위해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 공간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모든 온디맨드 셔틀이 네모반듯한 박스형으로 출시된 것이다. 이번 CES 2019에서 보쉬의 안나, ZF의 이고무버, 컨티넨탈의 큐브, 쉐플러의 로보캡 등 수십 종류의 온디맨드 셔틀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일한 형태로 출시됐다는 것에서 ‘AV TaaS’ 혹은 ‘TaaS3.0’은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23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우버 에어의 VTOL(드론 형태의 수직이착륙기) 기체 납품사 중 하나인 벨 헬리콥터의 넥서스도 엄청난 인파가 몰릴 만큼 주목받는 출품작이었다. 
2차원 공간에서 자율주행이 미처 상용화되기도 전에 3차원 공간에서 미국·중국·유럽의 VTOL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력·화물 수송용 드론에서는 중국이 매우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초조해진 이유도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VTOL 기술을 미국 민간 기업에 이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친환경차에서는 이제 당연해지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BEV) 전용 플랫폼의 등장과 배터리 회사들의 성능 향상, 앞서 언급한 공간의 재해석 등이 화두였다. 현대차도 완전한 EV 플랫폼인 E-GMP를 소개하고 그에 따라 변화될 공간을 소비자 편의에 맞춰 맞춤형으로 제공하겠다는 스타일 셋 프리 서비스를 공개했다. 기아차도 같은 개념으로 공간의 재해석과 탑승객의 감성에 어필하는 전시가 주를 이뤘다. 

또 한국에서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대한 청사진도 공개됐다. 보쉬가 미국의 니콜라 모터스와의 협업에 이어 영국의 차세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전문 업체인 세레스파워와 함께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고 도요타는 미국의 켄우스 트럭과 FCEV 시스템 납품을, 포레시아도 공해 제로 기술로 EV와 FCEV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각국의 에너지 조달 방법에 따라 EV와 FCEV가 병행해 성장할 것을 알 수 있었다. 바이튼과 같은 EV 신생사들의 시장 참여도 2018년에 이어 더 구체화되고 있었는데, 올해 연말부터 난징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컨티넨탈의 자율 배송 로봇.



라스트 마일과 관련해서도 흥미로운 출품작들이 있었다. 먼저 바퀴 형태 로봇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선 4족 보행 로봇의 등장(컨티넨탈의 애니-몰)이 신선했다. 아무리 자율주행차량이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해 물류 배송에 투입되더라도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배송하려면 계단과 엘리베이터라는 물리적 공간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바퀴가 아닌 보행 로봇이 등장한 것이다. 현대차의 실리콘밸리 자회사인 현대 크래들도 걷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를 출품했지만 기술 근거는 다관절과 바퀴로 이뤄진 4족 보행 로봇이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CES 2019에서 모빌리티의 중요한 관찰 포인트는 첫째, 엔비디아·인텔·퀄컴 등 IT 공룡들의 선도적 기술력과 양산 기반의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술 격차가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IT 거인들은 오랜 기간 기술 투자에만 집중, 실제 제품화로 이익의 회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차량 제조 기술과 대량생산에선 자동차 업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율주행 시스템 솔루션 업체들의 등장, 활발한 전략적 제휴와 기술 인력의 이동 등으로 기술 수준 격차가 축소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본다. 

둘째, 반자율주행과 완전자율주행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나누되 인간의 생명을 다른 무엇보다 최상위 개념으로 두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모빌아이의 반자율주행 고도화(생명 보호 기술과 능동적 안전 강화), 도요타의 가디언과 쇼퍼의 구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보다 현실적으로 레벨2 이상에서 적극적으로 인간의 부족함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셋째, TaaS 3.0이라는 뚜렷한 지향점을 두고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대부분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고 있었고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과 부품사들이 다양한 형태의 온디맨드 차량을 출시하고 있어 차량 공유를 미래의 모빌리티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TaaS 시대를 앞둔 물류 분야에서도 신선한 시도가 많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줬다. 포드의 자율주행 배달, 컨티넨탈의 4족 로봇, 도요타의 이팔레트 등이 여기에 해당됐다. TaaS 기반 EV·AV로의 변화로 차량 형태 변화와 이에 따른 새로운 공간 활용 고민도 활발했는데 마치 항공기의 이코노미 클래스와 퍼스트 클래스를 나누는 것 같은 다른 접근들이 눈에 띄었다. 

현대차의 걸어다니는 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



마지막으로 아웃도어에서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인도어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히어의 실내 지도뿐만 아니라 첫 진출에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 랩스의 M1이라는 실내 매핑 로봇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인지-판단-제어라는 3단계 프로세스는 도로나 실내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내에서 행랑용 로봇이나 로봇의 이동을 위해선 필연적 변화이고 시장성이 큰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9호(2019.01.28 ~ 2019.02.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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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2-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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