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인스턴트’ 줄어들고 ‘반찬’, ‘집밥’ 수요 늘어나…‘빵’, ‘샐러드’, ‘딸기’ 인기
오토바이 배달...2019.4.23
/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오토바이 배달...2019.4.23 /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배달 음식을 먹는 것은 이제 현대인의 일상적인 식습관이 됐다. 전단지 대신 애플리케이션(앱)을 보고 가까운 위치의 배달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필요한 물품도 인터넷 주문으로 해결하며 총알배송·당일배송에 익숙해졌다.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힘들 정도로 한국의 배달 문화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빅데이터상 ‘배달’의 월평균 언급량 추이를 봐도 2016년(17만1795건)부터 매년 언급량이 증가하며 올해(21만8273건) 들어서는 20만 건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배달이 되지 않던 소문난 동네 맛집, 고급 레스토랑, 디저트 카페 등을 포함해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 수가 늘어나고 편의점도 배달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 연관 감성어를 보면 ‘먹고 싶다’가 1위를 차지했다. 배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음식인 만큼 먹고 싶어 배달시킨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먹고 싶다’ 키워드가 ‘배고프다’ 키워드보다 많이 언급되면서 배고파 음식을 시킬 때도 있지만 먹고 싶어 시키는 이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배달 앱을 통해 음식점 정보를 쉽고 편하게 찾아보고 리뷰를 보며 먼저 먹어본 사람들의 후기를 참고해 실패를 줄인다.

또한 무엇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심심해 배달 앱을 구경하며 맛집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다. 요리를 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사러 다닐 시간이 없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바쁘다’ 키워드가 나타났다. 시간이 있더라도 밖에 나가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먹는 것이 귀찮다고 느끼면서 ‘귀찮다’ 키워드도 나타났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서 느끼는 감성과 관련된 키워드를 보면 ‘맛있는’이 가장 많았고 그 외에도 ‘좋은’, ‘빠른’, ‘다양한’과 같이 빠르고 간편한 배달 서비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편 ‘비싸다’는 키워드도 나타났는데 최근 배달 앱에서 배달료를 따로 받는 것에 대해 배달 수수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소 주문 금액까지 요구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불필요하게 많은 양의 음식을 시켜야 하면서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배송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당일배송·로켓배송을 넘어 밤에 주문하면 새벽에 배송이 되는 ‘새벽배송’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새벽배송’의 언급량 추이를 보면 2016년 136건에 그치던 것이 올해는 5월 15일까지 3만6222건으로 관심이 급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벽배송이 가능한 이유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해 ‘예측 발주’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에서는 고객의 주문을 받은 뒤 상품을 준비했지만 새벽배송을 하는 업체는 과거의 주문 데이터를 활용해 다음 날의 주문을 예측해 미리 상품을 발주한다. 이러한 새벽배송은 단지 배송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물품 가격 등 여러 요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새벽배송’의 감성어를 살펴보면 지난 1, 2월에는 긍정 감성어가 각각 69%, 79%였지만 3월에는 51%, 4월엔 53%로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새벽배송’의 긍정 감성어를 보면 ‘편한’, ‘여유’, ‘좋다’와 같이 빠르게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것에 대한 만족감이 나타난다. 기존에는 음식이 식어서 오거나 상할 우려가 있는 식품은 배달하지 않는 곳이 많았는데 새벽배송의 특성상 샐러드나 과일 같은 식품도 신선하게 받을 수 있어 ‘신선한’ 키워드도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배송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들면서 도소매업의 고용 감소 효과나 새벽에 배송 운전사의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실제로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면서 도소매업 부문의 취업자 수가 2014~2017년 1만6000명이 감소했다고 한다. 배송 운전사나 물류센터의 피킹(포장) 아르바이트가 단기간에 돈을 모을 수 있는 부업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만큼 그만두는 사람도 많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새벽배송으로 인한 과대포장 등 환경에 대한 문제 인식도 커지면서 ‘윤리적’ 키워드도 나타났다.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배달’의 연관 키워드를 비교해 보면 과거에 비해 ‘인스턴트’ 키워드는 줄어들고 ‘반찬’, ‘집밥’ 키워드의 언급량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치킨·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야식으로 배달하던 과거와 달리 새벽배송으로 신선식품의 이용이 증가한 것이 그 이유다. ‘냉장고’의 키워드 순위도 높아졌는데 냉장고에 넣는 식품, 즉 음식 재료 위주의 배송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주방’의 키워드도 나타나면서 음식을 해먹는 사람들의 배달 이용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유기농·신선함 등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온라인 마켓도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키워드가 나타났다. 이러한 새벽배송을 넘어 최근에는 소비자가 정한 시간과 금액에 따라 정기적으로 배송을 받는 정기 배송이 떠오르면서 ‘정기 배송’ 키워드가 나타났다. 음식과 식재료뿐만 아니라 화장품·주류·디저트 등의 상품도 정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새벽배송’의 쇼핑 키워드를 보면 ‘빵’이 가장 인기 있는 품목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용으로 간편하게 먹기 좋은 빵이 인기 있어 ‘빵’ 키워드가 연관어로 나타났는데 건강을 생각하거나 다이어트를 하지만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통밀빵·비건빵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많다. ‘샐러드’나 ‘딸기’와 같이 일반 배송으로는 신선하게 받아보기 힘든 제품들이 새벽배송에서는 인기가 높았다. 과거에 우유 배달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처럼 새벽배송으로도 우유나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구르트 중에서는 유기농·무설탕·그릭 요구르트 등과 같이 신선하고 건강한 제품을 많이 찾았다. 새벽배송으로 식재료를 주문하는 이가 많아 ‘치즈’, ‘양파’, ‘계란’, ‘고기’과 같은 키워드가 나타났고 고기 중에서는 ‘닭가슴살(587건)’이나 스테이크용 ‘쇠고기(384건)’의 인기가 높았다. 요리에 빠질 수 없는 버터를 건강하게 먹기 위해 무염·가염 버터를 새벽배송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 ‘버터’ 키워드도 나타났다.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배달 없인 못 살아’ 키워드로 본 한국의 배달 문화
주제 배달 분석 기간 2016년 1월 1일~2019년 4월 23일
분석 대상 문서 수 블로그(4억7215만2332건), 트위터(128억1876만1979건), 뉴스(3084만5056건)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3호(2019.05.06 ~ 2019.05.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