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250호 (2019년 11월 13일)

부동산과 IT의 만남, 프롭테크가 뜬다

[테크놀로지]

- 부동산 중개·관리, 보안, 유지·보수에 IT 접목…고질적 불편 개선 나서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정보기술(IT)과 바이오를 비롯한 첨단 기술 산업이 발전하면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의 성장을 이끄는 벤처캐피털의 투자 동향이 향후 부상하게 될 기술 트렌드를 전망하는 중요한 척도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벤처캐피털업계가 관심 있게 주목하는 산업은 바로 프롭테크(proptech)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와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신조어다. 즉 이름 그대로 부동산 산업과 IT의 결합을 통해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산업·비즈니스를 의미한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위성항법장치(GPS) 등 첨단 IT의 확산으로 IT와 부동산이 접목되면서 프롭테크에 대한 개념이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많은 벤처캐피털이 프롭테크를 유망 비즈니스로 손꼽고 있고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막대한 자본 유입과 첨단 기술이 접목되면서 프롭테크를 표방하는 기업들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동산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프롭테크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뛰어난 IT 역량과 창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부동산 산업을 변혁하려는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등장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와 위워크 등 일부 기업은 부동산 산업 지형도를 바꾸는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부상하는 프롭테크 산업
주택·건물·토지 등 부동산 산업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 않다. 게다가 개인 자산의 상당수가 부동산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매우 크다. 하지만 부동산 산업 자체는 다른 분야에 비해 유독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부동산 비즈니스는 지역마다 다른 법과 규제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특성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의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정확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보다 각 지역의 비즈니스 관행에 따라 거래되는 것이 빈번했기 때문에 정확한 부동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기도 어려웠다. 특히 막강한 자본력이 필요했던 것도 많은 기업들의 부동산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런 부동산 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큰 변화의 원동력은 첨단 IT의 발전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비즈니스 중심으로 부동산 비즈니스의 특성이 진화한 것이다. 모바일·빅데이터·초고속인터넷 등 IT 시스템을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정보가 활발하게 생산, 유통됐다. 이전까지는 폐쇄적이었던 부동산 정보가 폭발적으로 공급되면서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부동산 거래의 비효율성이 빠르게 개선됐다. 나아가 부동산 비즈니스 역시 기술 역량을 앞세운 신규 기업들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제·사회 트렌드 변화에 따라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전과 달라졌다. 예컨대 부동산을 소유의 대상으로 간주했던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공유 오피스, 셰어 하우스 등 새로운 주거 문화도 등장했고 인테리어 등 연관 산업도 주목 받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의 기회에 주목하는 기업들은 첨단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해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부동산 관련 분야가 워낙 방대해 다양한 유형의 비즈니스가 프롭테크에 포함될 수 있다. 예컨대 대표적 유형은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다. 부동산 플랫폼은 복잡하고 방대한 부동산 정보의 격차를 해소하고 거래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는 유망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의 인기를 얻고 있는 주요 부동산 플랫폼은 수요자·공급자·중개인 등 시장 참여자들이 정보를 원활하게 교환할 수 있는 포털의 역할은 물론 부동산 매물 추천, 거래 주체 간 연결 등 여러 유형의 부동산 거래를 편리하게 진행해 주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질로(Zillow)는 미국의 부동산 중개와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 부동산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질로는 부동산 정보 공유와 부동산 가치 평가·자문·중개 등 부동산 산업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질로는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거래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사용자에게 맞는 부동산과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등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편 부동산 관리에 특화된 프롭테크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무실과 주택 등 부동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서비스가 인간의 노동력을 근간으로 이뤄졌다면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사물인터넷(IoT) 등 IT를 접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개별 소비자의 니즈를 대응하려는 기업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공유 경제 등 새로운 경제 트렌드의 등장과 맞물려 부동산 활용성 제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이들 기업들이 주목하는 비즈니스 기회다.


주택 보안과 통합 제어 시스템 구축, IoT를 이용한 스마트 홈, 시설 유지·보수 서비스 등 IT 기반의 부동산 관리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다. 향후 특화된 부동산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많은 프롭테크 기업들이 더욱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핀테크도 프롭테크의 주요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부동산 관련 핀테크는 개인과 기관의 부동산 투자 수익률 강화, 거래 리스크 절감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 산업 내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감안하면 핀테크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기업들도 프롭테크 시장 내 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첨단 기술의 부동산 산업 적용 가속화
향후에도 프롭테크의 인기는 꾸준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관련 제도, 거래 등 여러 방면에 걸쳐 IT를 활용해 개선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향후 프롭테크는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 불편과 문제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원동력으로서 더욱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롭테크 비즈니스와 미래 IT와의 융합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은 부동산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완화하고 시간과 비용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부동산 플랫폼들은 AR·VR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플랫폼 참여자들의 원활한 정보 제공과 거래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역시 프롭테크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을 활용해 부동산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관리하고 복잡한 부동산 거래 방식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 적용 사례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그간 부동산 거래 시 지적됐던 여러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프롭테크 시장은 아직 초기 수준이다. 프롭테크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가 등장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부동산과 관련성이 낮은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전통적 부동산 기업들의 역량 대신 프롭테크 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시장 질서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 부동산 자체는 물론 건설·가전·인테리어 등 부동산 관련 산업 역시 IT를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춘 프롭테크 기업이 다양한 산업에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롭테크는 IT가 전통 산업과 빠르게 융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표적 사례다. 부동산 산업과 같이 IT를 기반으로 혁신을 모색하는 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IT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기업의 중요한 미래 성장 전략으로 한층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0호(2019.11.11 ~ 2019.11.1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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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1-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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