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제 1261호 (2020년 01월 29일)

자동차 산업의 총아로 떠오른 ‘자율주행’

 [테크놀로지]

 -현대차 ‘플라잉카’ 도요타 ‘우븐 시티’…CES 2020에서 자율주행 기반 혁신 서비스 선보여



[유성민 IT 칼럼니스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7일 ‘세계 가전 전시회(CES) 2020’이 개최됐다. CES 2020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다. 참관객이 18만 명에 달하고 전시 부스는 4500개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CES는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행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해당 산업이 CES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C’가 소비자(Consumer)의 C가 아니라 자동차(Car)의 ‘C’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이쇼크가 선보인 파워트레인.


주최 측은 CES 행사장 중 한 곳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자동차 전용관을 따로 만들어 놓았다. 자동차 기술 관련 전시는 노스홀뿐만 아니라 다른 전시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자동차 기업이 CES에 참가하게 된 주요 배경은 ‘자율주행’ 기술 때문이다. 2014년 자율주행을 선보인 이후 자동차 기업이 CES에서 주목받아 왔다. 특히 CES 2015에서 아우디가 크게 주목받았는데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가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무사고로 자율주행을 시연했기 때문이다. 2010년 구글이 자율주행차에 관심을 보인 이후 많은 자동차 제조 기업이 자율주행 개발에 뛰어들었다. 자동차 제조 기업은 이제 자율주행 환경에서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번 CES 2020에서도 기업들의 이러한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는 이러한 고민이 ‘4E’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정의했다. 4E는 필자가 정의한 추세로, 낮아진 진입 장벽(Easy), 자동차 산업의 확장(Expand) 그리고 이동수단에서 제2의 삶의 공간으로 변환(Experience & Enjoy) 등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CES 2020에서 자동차 기술 관련 전시에 어떠한 바람을 몰고 왔는지 4E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자동차 산업에 진출한 ICT 기업들
CES 2020에서 가장 크게 눈여겨볼 점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처럼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만 제공하는 것을 뛰어넘는다. LVCC의 센터홀은 가전제품 관련 기업을 위한 전시관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시관에도 자율주행차가 전시되고 있다.



특히 소니가 직접 제조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여 많은 참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소니는 비전 S라는 프로토타입형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참고로 소니는 비전 S의 경쟁력 요소로 안전성(safety)·오락(entertainment)·적응성(adaptability)을 꼽았다. 33개의 자율주행 관련 센서를 강조하면서 자동차의 안정성도 강조했다. 그리고 실감 나는 음향을 통한 오락을 강조했다. 개인 좌석뿐만 아니라 곳곳에 스피커를 탑재했는데 이는 탑승객에게 실감 나는 음향 효과를 제공한다. 그리고 자동차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적응성을 강조했다.



비전 S는 자율주행 기술 발전 관점에서 새로운 제안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참관객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유는 단순하다. 가전제품 기업이 자동차를 제조했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 제조 난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파워트레인은 연료 에너지를 자동차 에너지로 바꿔주는 자동차의 핵심 장치다. 자동차에 이동성을 더하는 장치인데 이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자동차를 직접 제조할 수 있다는 것과도 같은 의미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 난이도 하락은 파워트레인의 제조 난이도와 연관이 높은데 이는 전기 자동차 등장과 연관이 높다. 전기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이 기존 내연기관차의 것보다 더 단순하기 때문이다. 부품 수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의 부품 수는 내연기관차의 20% 수준이다.



더욱이 파워트레인의 플랫폼화는 자동차의 제조 난이도를 조금씩 하락시키고 있다. 파워트레인을 판매하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이쇼크(E-Shock)는 전기 자동차에 필요한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다.



자동차 제조 난이도뿐만 아니자 자율주행 난이도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중국 스타트업으로,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신경망 전용 프로세서(Brain Processing Unit)를 제공하고 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기존 인공지능(AI) 전용 프로세서와 차별화하기 위해 AI 개발 툴도 함께 제공하는데 이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 개발 난이도를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퀄컴 또한 자율주행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선보였다. 스냅드래곤 라이드는 자율주행 시스템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프로세서를 함께 제공한다. 퀄컴은 2023년에 스냅드래곤 라이드를 탑재한 자동차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오픈 소스 진영도 등장했다. 오픈 소스는 개발 주체 외에 다른 주체가 무료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오토모티브 그레이드 리눅스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탑재될 오픈 소스를 선보였다.



일부 자동차 기업은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을 CES 2020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현대차와 도요타가 있다.



현대차는 미래 이동 수단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주목할 점은 미래 청사진으로 플라잉카(flying car)를 함께 제시했다는 것이다. 플라잉카는 공중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다.
현대차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 Urban Air Mobility),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 Purpose Built Vehicle),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등 세 가지 솔루션을 선보였다.
UAM은 현대차의 개인용 자율 비행체(PAV)를 통해 공중으로 이동하는 미래 청사진을 보여줬다. 지상뿐만 아니라 공중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자동차 정체가 발생할 일이 없다. 참고로 현대차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UAM사업부를 구성할 뿐만 아니라 항공 전문가도 영입했다.



현대차에서 선보인 PAV는 자율주행 방식으로 움직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로터로 동작하기 때문에 활주로 없이 옥상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다. 또 현대차는 안전성을 강조해 로터를 여유 있게 달았다. 여러 로터 중 한쪽이 고장 나더라도 안전 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PBV는 지상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이다. 개인 전용보다 대중교통 형태로 운영된다. 목적에 따라 길이를 늘릴 수 있고 군집 운행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모빌리티 환승 거점은 PAV와 PBV를 이어 주는 거점이다. 허브 옥상에는 PAV가 이착륙할 수 있는 구간을 만들 예정이고 지상에는 PBV 터널을 만들었다. 내부에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도요타는 자동차를 넘어 도시 인프라 전체로 확장하는 도시 모델인 ‘우븐 시티(woven city)’를 CES 2020에 전시했다. 참고로 우븐 시티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도요타가 방직 회사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우븐(woven)’은 옷감을 짜다는 ‘위브(weave)’의 과거분사로 방직과 연관 있는 단어다.


도요타가 추진하는 우븐 시티.한국경제신문

이동 수단에서 제2의 삶의 공간으로 변화
도요타는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도시 이동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를 개발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도요타는 일본 후지산 주변 지역의 실증을 통해 추진할 전략이다. 규모는 175 에이크(약 71만 ㎡)다. 또 이를 실증하기 위해 공모를 거쳐 2000명 정도의 주민을 살게 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추진 전략은 자동차 회사가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더 넓은 관점에서의 모빌리티를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제2의 삶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수적인 현상이다. 자율주행차 안에서 탑승객을 포함해 운전자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운전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동차에는 운전석이 필요 없고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즐거움을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를 가장 잘 보여준 기업이 대표적으로 벤츠다. 벤츠는 콘셉트 카인 ‘비전AVRT’를 선보였다. 참고로 AVRT는 아바타(Avart)의 약어다. 아바타의 약어를 자동차의 명칭으로 사용한 이유는 영화 ‘아바타’에서 디자인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AVRT는 벤츠가 사용자의 경험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내부에는 조종 장치가 없는 것이 특징인데 운전자가 손을 올려놓으면 자동차가 이를 인식해 시동이 자동으로 걸린다. 그리고 자동차 후면의 작은 33개의 덮개는 아바타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사실 AVRT는 사용자의 감각 요소뿐만 아니라 친환경 측면에도 우수성을 보이고 있다. 벤츠는 비동물성 소재인 다이나미카(DINAICA)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비료로 재활용 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배터리 제작에는 그래핀 소재를 사용해 금속 물질처럼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이 밖에 혼다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율주행차 시대의 경험을 선사하도록 선보였다. 자동차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혼다는 레이싱 게임을 즐기듯이 운전을 즐기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혼다는 ‘증강된 운전(augmented driving)’이라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러한 솔루션은 운전자 요구에 따라 8단계 모드로 자율주행 정도를 조정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은 차별화를 위해 자율주행을 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4E로 귀결되는데 자동차의 계속된 발전을 기대해 본다.

벤츠의 AVRT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1호(2020.01.27 ~ 2020.02.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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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2-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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