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 1116호 (2017년 04월 19일)

디자인의 새 트렌드 ‘프라이버시 가구’

[글로벌 현장]
개인 공간 확보·소음 차단 기능 ‘핵심’…직장인 업무 성과 높여


(사진)네덜란드 가구 스튜디어 드폼(De Vorm)이 제작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의자 포드(Pod).(/드폼)

[김민주 객원기자]유럽의 소규모 스튜디오들이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에서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수 있는 디자인 가구를 속속 제작하고 있다. 해당 가구들은 개인 공간 확보와 소음 차단 기능까지 갖춰 호평을 얻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디지털 노마드족(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자기기를 이용해 자유롭게 일하는 이들)이나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고 있어 개인 공간을 확보하려는 니즈 또한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디지털 노마드·카공족’에게 니즈 커

실제로 영국의 사무기기 업체인 엑스퍼트마켓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별도의 사무실 공간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며 반면 개방형 사무실 노동자들은 산만한 환경 때문에 업무 방해를 자주 경험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무실 내 개인 공간의 중요성이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벨기에의 20대 디자이너인 피에르 엠마누엘 밴더퍼트 씨가 오피스 프라이버시 가구 제작에 앞장서며 인지도를 쌓고 있다.

브뤼셀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밴더퍼트 디자이너는 2016년 주변의 소음과 시선을 차단할 수 있는 휴대용 책상 분할기를 선보였다. 프랑스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공동 설계로 제작한 분할기 ‘디플로마트’는 네모난 오크 색 나무 테두리 안에 회색 천연 펠트지를 끼워 넣은 것으로, 전체적인 외형은 작은 칠판에 가깝다.

디플로마트는 책상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공간이 나눠질 정도로 사용법이 간단하다. 받침대를 따로 고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무실 내의 여러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고 접혀 있는 펠트 사이에 작은 물건들도 넣을 수 있어 사무 용품을 정리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그는 공용 사무 공간에서 개인의 독립성을 추구할 수 있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는데, 2012년 제작했던 코르크 투구가 대표적이다.

밴더퍼트 디자이너는 줄을 잡아당기면 사무실 천장에서 개인용 헬멧이 내려와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디자인 소품을 만들었다. 방음에 뛰어난 소재인 코르크를 활용해 업무 중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노동자들을 위해 소음을 차단해 주는 작은 공간을 만든 것이다. 한
 
사람의 얼굴만 겨우 들어갈 정도로 초소형으로 제작된 이 헬멧에는 뚫려 있는 부분이 따로 없어 전자기기조차 사용할 수 없지만 타인의 시선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있는 안식처가 돼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번아웃 증후군(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현상)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공간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다.

공공장소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칸막이 가구를 제작하는 곳은 또 있다. 스웨덴의 가구 스튜디오 질렌지오(Zilenzio)는 공용 공간이나 긴 테이블 위에서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휴대용 파티션을 제작해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 2016’에서 이를 선보였다.

포커스란 이름의 이 파티션은 공간 나누기와 함께 주변 소음을 흡수하는 기능으로 더욱 주목 받았다. 질렌지오 스튜디오는 개인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흡음 가구’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질렌지오 스튜디오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개방된 공간에 직원들을 많이 밀어 넣으면서 파티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어 줄 때 업무의 효율성이 오른다는 것을 많은 기업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휴대용 파티션·벽걸이 전화부스 눈길

질렌지오 스튜디오 측은 북유럽 국가들의 사업장에서 이 같은 가구를 많이 찾고 있다며 프라이버시 가구가 하나의 트렌드가 돼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지정된 좌석뿐만 아니라 휴게실·회의실 등 회사 내의 다양한 공간에서 일하도록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미적 감각을 갖춘 칸막이가 사무실 내 중요한 가구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스웨덴 스튜디오인 폼2(Form2)는 노동자들이 개방된 공간에 앉아 전화 통화를 할 때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벽걸이형 부스를 제작하고 있다. 스튜디오의 마케팅 매니저인 피아 데이비슨 씨는 한 디자인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부스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바깥에서는 간신히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개인 보안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가구 스튜디오 드폼(De Vorm)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의자 제작으로 유명하다. 영국 출신의 유명 산업 디자이너인 벤저민 휴버트 씨가 드폼과 함께 디자인한 의자 포드(Pod)는 혼잡한 공간에서 개인의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의자의 높이가 매우 높게 설계돼 있다.

크고 높은 형태 덕분에 남의 눈에 쉽게 띄지 않고 다소 번잡한 사무 환경에서 벗어나 고요한 공간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의자의 주요 소재가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펠트지여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포드는 2012년 독일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이기도 하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심사평에서 “제품의 소재와 디자인 모두 훌륭하다”며 “포드는 사용자들을 주변 환경으로부터 보호해 주며 편안하고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말했다.
 
현재 포드 의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아홀드 본사를 비롯해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 사무실, 프랑스 낭시 노보텔 호텔 로비 등 유럽 전역의 오피스 공간에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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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4-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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