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 1174호 (2018년 05월 30일)

유럽의 하우스 플랜트,  세련된 디자인으로 진화하다

-미니어처북·향수병 용기로 세련된 이미지 더해



[한경비즈니스=김민주 객원기자] 유럽에서는 하우스 플랜트(집 식물)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관심이 높다. 최근 몇 년 새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 등 이미지 기반의 일상 공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도시 생활자들의 플랜테리어(식물을 이용한 실내장식) 게시물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각박한 일상을 견뎌낼 힐링 요소로 ‘그리닝(녹색)’이 부상하자 이러한 트렌드를 겨냥한 비즈니스도 함께 성장 중이다. 

최근 유럽의 그리닝 비즈니스 기업들은 세련된 이미지, 남에게 보여주기를 중요시 여기는 현 세대들의 특성을 고려해 제품 이미지나 패키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미니어처 북으로 재탄생한 씨앗  

도심 거주자들이 화분이나 발코니에서 식용식물을 쉽게 재배할 수 있도록 씨앗을 판매하는 이탈리아 종자 브랜드 피콜로(Piccolo)는 최근 제품 포장 디자인에 큰 변화를 추구했다. 

2012년부터 온라인을 기반으로 채소·과일·식용 꽃 등의 씨앗을 판매해 온 이 기업은 하우스 플랜트의 인기로 유럽 전역에서 많은 고객들을 확보하자 최근 씨앗의 패키징을 다시 만들기로 결정했다. 

피콜로는 영국의 히어디자인이라는 디자인 전문 업체와 협업했고 이 과정에서 제작된 새 제품 패키징은 작은 초콜릿 바 하나 크기에 재활용이 가능한 고급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 

피콜로 측은 씨앗이 ‘미니어처 북’처럼 보이기 원해 직사각형의 책 표지와 같은 포장지로 패키징을 만들었다. 이는 씨앗 하나가 책처럼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기를, 다양한 즐거움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패키징의 겉면에는 식물의 모양을 간단하게 그려낸 그래픽 이미지와 함께 종자의 정식 명칭을 개별적인 특성과 어울릴 법한 색채로 표현했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붉은색, 금잔화는 오렌지색 등으로 쉽게 나타낸 것이다. 

포장의 안쪽 면을 펼치면 실제 소형 책자처럼 식물 재배를 위한 필수 정보와 조언들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최상 파종 시기, 성장 기간, 물과 채광 조건, 식물의 역사와 약효, 간단한 요리법까지 적혀 있어 ‘테라스 농부’들에게 유용하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새 패키징 덕에 총 24권의 미니 도서처럼 보이는 피콜로의 씨앗들은 좁은 실내 공간에서 재배 가능한 종류들로만 구성돼 있다. 

피콜로의 공동 창업자인 소이라 바조와 필리포 산타로사 씨는 자신들의 집 테라스에 작은 채소밭을 만들고 싶어 이 같은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바조 창업자는 아파트·주택·사무실의 작은 정원에서 재배하기에 적합한 과일이나 채소 씨앗이 거의 없다고 판단, 공동 창업자와 함께 영국의 재래 종자 은행에서 오래된 종자를 연구하며 제품군을 구성하게 됐다. 

이들은 ‘작은’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피콜로를 아예 브랜드명으로 내세우며 좁은 실내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식용작물 종자 판매 기업을 설립했다. 

피콜로는 현재 당근·오이·고추·딸기 등 채소와 과일을 비롯해 레드루빈 바질, 타이핑크에그 토마토, 모로칸 스피아민트, 블루 페페 나스터튬(한련화) 등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식용식물들도 내놓고 있다. 

피콜로의 창업자들은 미니어처 스토리북 같은 종자 패키징을 통해 자연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하고 큰 정원이나 야외 공간 없이도 녹색식물을 접하고자 하는 감각적인 도시 농부들과의 소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벨기에 항구도시 앤트워프의 흐란마크트13(Graanmarkt 13)은 아파트 렌털 서비스, 레스토랑, 콘셉트 스토어가 결합된 라이프스타일 주택 기업으로 유명한데 최근 이 업체 또한 세련된 디자인의 씨앗 키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옥상 정원에서 ‘지속 가능한 식재료’ 연구  

변호사 부인과 경제학자 남편이 공동 창업자로 나선 흐란마크트13은 앤트워프 중심가의 고급 타운하우스를 복합주거·상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 유럽 매거진의 주목을 받았다. 

한때 은행과 중국 식당으로 사용되다가 오랜 시간 방치됐던 주택을 현대적인 패션과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 건강한 먹거리로 채우고 있어 힙스터(새로우면서도 독특한 유행에 민감한 사람)의 관심이 몰렸기 때문이다. 

평소 미식에 관심이 높았던 부부 창업자는 레스토랑을 열며 벨기에의 유명 요리사 세페 노블스 셰프를 영입했고 이 건물에 옥상 정원을 만들어 100여 종이 넘는 허브와 채소들을 재배하면서 지속 가능한 식재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최근 노블스 셰프는 약초 전문가인 바트 벨만스 씨와 집의 작은 정원이나 테라스에서 재배할 수 있는 씨앗들을 구성해 소비자들이 쉽게 도심 농업을 접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 씨앗들은 흙냄새 가득한 작물이 아니라 마치 향수나 화장품처럼 보이도록 용기와 패키징에 세련미를 더했다. 뚜껑 달린 메스실린더 모양의 유리병 속에 각각의 식용 식물 종자를 담고 이를 깔끔한 타이포그래피가 돋보이는 종이 상자 속에 담아 냈기 때문이다. 

총 세 종류인 씨앗 키트는 어린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식물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당근, 어린잎 상추, 바삭한 무 등을 담은 ‘방과후 학습’을 비롯해 식용 꽃 키트인 ‘벌과 나비 뷔페’, 새롭고 강렬한 맛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후추 씨앗 믹스 ‘재배된 들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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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5-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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