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 1184호 (2018년 08월 08일)

남은 음식과 녹색 소비자, ‘앱’으로 만나다

-유럽 스타트업 카르마·투굿투고, 팔리지 않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팔아 ‘대인기’



[한경비즈니스=김민주 객원기자] 유럽에서는 음식물의 낭비를 막기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들이 인기다. 이 같은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들이 어느덧 운영 2~3년 차에 접어들었다. 유럽의 젊은 창업가들은 소비자와 남은 음식을 이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미래가 그 어느 때보다 밝다고 예측했다. 

2016년 스웨덴의 창업가 4인이 론칭한 ‘카르마’는 스톡홀름을 비롯해 말뫼·예테보리 등 스웨덴의 35개 주요 도시에서 사용 중인 앱이다. ‘사람과 훌륭한 음식을 연결해 음식물 쓰레기와 싸우는 것’을 미션으로 내건 카르마는 현재 1500여 업체, 35만 명의 소비자가 활용하고 있는 앱으로 스웨덴 내에서 급성장 중이다. 

◆버려질 뻔한 140톤의 음식 활용 

카르마는 현재까지 해당 앱을 통해 버려질 뻔한 음식 140톤을 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영국 런던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해 유럽 시장 전체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르마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소비자가 앱을 깔아두면 스마트폰의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을 이용해 이용자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살 수 있는 잉여 식품에 관한 정보를 푸시 알람을 통해 받을 수 있게 된다. 

만약 구입을 원하는 식품이나 메뉴가 있으면 앱으로 간단히 결제한 후 해당 숍에 직접 들러 음식을 가져가면 된다. 이때 음식 값은 무조건 정상가의 절반 이하로 책정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가격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업체들도 재고를 줄일 수 있어 서로에게 득이 되는 구조다. 

카르마에 등록한 업체들은 특정 시간대에 판매를 개시하곤 한다. 카페와 레스토랑들은 대개 오전 10시 이후에 그날 아침 식사 중 남은 음식을 판매한다. 오후 2시 이후엔 점심 장사로 준비하다가 남은 식사를 판매한다. 제과점들은 전날 팔지 못한 빵을 이른 아침부터 매우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카르마 관계자는 “업체들이 자신들의 메뉴와 가격 정보를 앱에 올리는 것은 무료이고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카르마에 수수료 일부를 낸다”고 설명했다. 카르마의 경영진은 자신들의 앱을 통해 업체들이 향후 상당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잉여 식품을 처분하는 것에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식용 가능한 음식을 버리는 대신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업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
기 때문이다. 

현재 카르마에는 스웨덴의 대기업에서부터 소규모 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스웨덴 슈퍼마켓 체인인 이카(ICA)와 헴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스웨덴 최초의 호텔 체인인 스칸딕도 반값 이하의 가격에 호텔 조식이나 점심 뷔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스칸딕의 조리실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업체들이 잉여 식품을 구하는 앱에 등록하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 낭비를 줄이고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 통해 고객들이 훌륭한 음식을 환상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라며 다른 식품 업체들도 음식 낭비를 막는 앱 사용에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스웨덴의 국민 카페 브랜드로 통하는 웨인스 커피도 카페의 남는 메뉴들을 저렴한 값에 판매하고 있다. 마을의 작은 베이커리와 상점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카르마는 스웨덴 내 성장을 기반으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를 받아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새로운 시장의 진출을 앞두고 카르마 측은 “런더너들은 환경보호와 미식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며 “이미 모바일과 디지털 기계를 통한 음식 구입이 익숙하기 때문에 카르마 같은 플랫폼 앱을 많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 측은 유럽 내 그 어떤 나라보다 트렌디함을 중시하는 런던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프렌치 레스토랑 어바인, 미슐랭 레스토랑 아쿠아비트, 채식 뷔페 티비츠, H&M의 숍인숍 카페 아르켓 등 런던 중심부인 1존에서 영업 중인 50여 개의 업체를 판매 리스트에 올렸다.



◆주류·꽃도 앱 통해 저렴하게 판매 가능   

또한 덴마크 코펜하겐의 음식 낭비 보호 앱 ‘투굿투고(Too Good To Go)’는 2016년 이후 벨기에·영국·스위스 등 유럽 8개국에서 사용 중인 인기 앱으로 자리 잡았다. 

업체 측은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3분의 1이 낭비되고 있는데, 해당 앱을 통해 팔리지 않고 버려지던 500만 끼의 식사를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성과를 발표했다. 5명의 창업자가 공동 설립한 투굿투고는 앞선 카르마와 같은 구조의 모바일 플랫폼이지만 차별점도 많다. 

우선 앱 결제 후 음식을 가지러 갈 때 소비자가 직접 종이 가방이나 병을 준비해 또 다른 쓰레기 생성을 막고 있다. 또 라벨이나 포장 결함으로 팔지 못한 맥주나 와인 등 주류도 싸게 판매하고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꽃 판매상, 플로리스트들의 참여도 유도해 제때 팔지 못해 버려질 상황에 처한 꽃과 식물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있다.

스페인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는 투굿투고는 유럽 내에서 활용도가 높은 앱으로 통한다. 덴마크 앱 론칭에 참여했던 영국 출신의 젊은 창업가 크리스 윌슨 투굿투고 대표는 곧바로 이 윤리적 비즈니스의 취지에 동감하며 영국 시장용 앱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여름부터 브라이튼·리즈·런던·버밍엄·맨체스터 등에서 투굿투고를 운영하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창업 초기엔 영국인들의 반응이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앱이 중개해 주는 상품이 남은 음식이라는 말에 음식물 쓰레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역시 많은 선입견들을 접하고 있다는 윌슨 대표는 “영국의 한쪽에서는 음식이 남아돌지만 한쪽에서는 많은 이들이 굶주린다”며 영국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제는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체 측은 영국 내 음식물 쓰레기의 41%가 레스토랑과 펍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고 팔다 남은 빵·샌드위치·수프 등을 2~3.8파운드(3000~5600원)의 저렴한 가격에만 판매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4호(2018.08.06 ~ 2018.08.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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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8-0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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