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현대차 vs SK하이닉스, 시총 2위 쟁탈전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2위 쟁탈전이 치열하다.
현대차는 3월 21일 17만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일(15만6500원)보다 8.65% 올랐다. 현대차는 이날 시가총액 37조4470억원을 기록하며 SK하이닉스(34조9077억원)를 제치고 시총 2위를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월 이후 3개월여 만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의 호재에 힘입어 2016년 시가총액 8위에서 2위로 드라마틱하게 상승한 바 있다. 올해 2월 주가가 5만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시총 39조원에 육박했다. 이후 고점 논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SK하이닉스가 주춤거리는 사이 현대차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현대차 주가가 16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11월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3월 20일 발표된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였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를 각각 투자·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 부문을 하나로 묶어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하지만 3월 24일 SK하이닉스가 반전에 나섰다. 3월 23일 4만8450원으로 장을 마친 SK하이닉스는 3월 24일 전일보다 3% 정도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4만9700원에 거래되며 시총 36조145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같은 날 16만5000원 선에서 거래되며 시총 35조7949억원을 기록하며 나흘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1조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결과를 짐작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앞서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9% 줄어든 1조3301억원으로 추정되며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270.6% 급증한 2조819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되면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때까지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vs SK하이닉스, 시총 2위 쟁탈전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