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홍빈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

[투자 고수와의 대화] “중국 인플레 둔화…증시 전망 밝다”
“하반기 중국 경제는 매우 좋아 보입니다. 가장 큰 리스크였던 인플레이션을 중국 정부는 효과적으로 관리해 냈습니다. 이와 함께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9%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국 증시는 20%에서 3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취홍빈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는 하반기 중국 경제에 대해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취 대표는 “중국이 지금과 같은 긴축 조치를 3개월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인플레이션이 6월 말 6%에서 정점에 달한 뒤 하반기에 점차 둔화해 올해 말께 정부 목표치인 4%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취 대표에 따르면 현재 중국 정부는 공급 정책과 통화정책이라는 양대 카드를 통해 물가를 잡고 있다. 먼저 공급 측면에서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 가격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농가 보조금을 확대해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정부 보유 농산물을 시장에 내보내고 있다는 것. 또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높이고 신규 대출을 제한해 시중 통화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취 대표는 “중국 정부는 물가 안정에 보다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라도 향후 소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올 경제성장률 9% 기록할 것”

취 대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 경제성장률은 9%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는 중국의 소비지출이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는 “첫째, 중국의 임금 상승률이 최근 1~2년간 전년 대비 10~20%에 달해 노동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졌으며 둘째, 중국의 저축률이 무척 높아 금리 인상과 같은 중국 정부의 긴축 조치가 소비자의 자산 증식에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 대표는 향후 중국 경제의 미래를 내다보는 주요 키워드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제시했다. 그는 위안화에 대해 “달러 대비 지속적으로 절상될 것이지만 속도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달러 대비 위안화 절상률은 연간 3~5% 정도로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위안화의 국제화가 무척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활용되는 통화 중에서 3번째가 되고 앞으로 5~7년 내에 기축통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각국은 위안화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앞으로 각국은 달러만 보유하는 것은 위험하고 달러 외에 유로화·위안화 등 3개 통화를 보유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홍빈 대표는…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이자 HSBC 그룹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다. 약 18년 동안 금융계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으며 최근 9년 동안에는 HSBC 그룹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다. HSBC 전에는 중국 주요 은행 및 금융회사에서 최고 임원을 지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