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883호 (2012년 10월 29일)





삶과 죽음을 대하는 ‘고령화사회’의 태도… 적극적 ‘현금흐름 창출’나서야

이상건의 재테크 레슨

삶(living)이냐 죽음이냐(dying).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맞닥뜨리는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다. 인간은 삶과 죽음의 상태 중 어느 한쪽에만 있을 수 있는 존재다. 삶과 죽음은 오랫동안 철학의 영역이었고 의학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사회의 고령화가 진척되면 삶과 죽음은 일상의 영역으로 들어온다.

노년에 이르기 전까지 사람들은 죽음을 고민하고 두려워한다. 매년 종합검진을 받는 중·장년 남성들이 흡사 시험 성적 기다리듯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막상 노년에 도달하면 오히려 이번에는 죽는 것이 아닌 사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돈과 재정의 문제가 도드라진다. 의료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돈을 어떻게 운용하고 관리해야 할지, 물가는 오르는데 내 돈의 가치는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등의 문제가 관심의 영역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과 일본의 입소스(Ipsos)JR가 각각 설문 조사한 ‘한국과 일본의 은퇴 삶에 대한 비교’를 보면 이런 현실이 더욱 잘 나타난다. 한국 사람들은 은퇴 후 생활에서 돈(29.9%)보다 가족 건강(35.3%)을 더 많이 걱정한다.

반면 일본 사람들은 가족 건강(17.6%)에 비해 은퇴 후 재정 여력(57.8%)에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가족 유대감이 낮고 돈만 밝히는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은 아니다. 고령화의 진척 정도가 다른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일본은 이미 2006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많은 수의 노인들이 퇴직 후의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러나 일본과 달리 40~50대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는 나라다.

인구구조상 상대적으로 노인의 수가 적고 중·장년층의 수가 많다. 일본이 은퇴 생활을 시작한 국가라면 우리나라는 은퇴 예비자들이 많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퇴직 전에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정작 본격적인 노후 생활이 시작되면 재정 문제가 더욱 큰 고민거리가 된다.



본격 노후 시작되면 재정 문제 ‘우선’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자산 운용에 있어서도 몇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먼저 노년에 이르면 생각보다 돈 문제가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는 자산 운용에서 우선순위의 맨 앞자리에 노후 생활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후 생활에 필요한 은퇴 자산의 관점에서 보면 자산의 축적기(Accumulation)와 인출기(Decumulation)로 나눠볼 수 있다. 축적기는 말 그대로 각종 연금 상품 등을 활용해 은퇴 자산을 축적해 나가는 시기다.
 
축적기에 고민해야 할 것은 자녀 교육비, 주거비, 노후 준비 자금 간의 우선순위다. 정해진 수입 범위 내에서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 퇴직 후에는 인출기로 전환한다. 인출기는 단순하게 그동안 모아 놓은 자산에서 돈을 빼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부(富)를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주택과 같은 비유동 자산을 현금 흐름을 창출해야 하는 종합적인 자산 운용을 뜻한다. 인출 전략은 얼마나 길게 가져갈 수 있느냐가 특히 중요하다. 수명이 길어지면 수명 리스크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투자 이론은 주로 축적기에 맞춰져 있다. 포트폴리오 이론 또한 적정 리스크를 수용하면서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재테크는 돈을 버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출기는 자산의 유지 및 현금 흐름 그리고 유동화가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문제는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이에 대한 마인드와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건강 리스크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 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다. 노화란 인간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퇴직 후 건강 리스크가 재정 문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이다. 제도적 차원에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 상품에 가입해 두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상무 sg.lee@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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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2-11-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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