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884호 (2012년 11월 05일)





[광파리의 IT 이야기] 이미 찾아온 모바일 시대, 혁신 제품·아이디어 모바일로 몰린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2010년 초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포스트 PC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는 “PC는 영원하다”고 받아쳤죠. ‘PC 시대 제왕’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패권을 연장하고 싶겠죠. “나는 PC”, “나는 맥”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했던 애플로서는 ‘PC 시대’를 빨리 끝내고 싶을 테고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내놓은 ‘서피스’라는 태블릿은 두 가지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PC와 태블릿 겸용 윈도8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는 게 하나, 착탈식 터치스크린 키보드와 ‘킥스탠드’라는 받침대를 펴서 세우면 노트북 모양이 된다는 게 하나입니다.

한마디로 노트북인지 태블릿인지 구분하기 힘든 제품이라는 얘기죠. HP·델·레노버 등 PC 메이커들도 비슷한 제품을 앞다퉈 내놓았습니다.

애플은 11월 2일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발매했습니다. 9.7인치 아이패드보다 23% 얇고 53% 가벼운 태블릿이죠. 스티브 잡스는 2년 전 7인치대 태블릿에 대해 스마트폰과 경쟁하기엔 너무 크고 태블릿과 경쟁하기엔 너무 작다며 “나오자마자 죽을 것(DOA: dead on arrival)”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애플이 7인치대 아이패드를 내놓은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이에 틈새시장이 생기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겠죠.

물론 ‘포스트 PC’가 태블릿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컴퓨팅 디바이스를 의미합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입력하고 휴대하기 편한 디바이스겠죠. ‘포스트 PC 시대’는 ‘모바일 시대’라고 봅니다.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모바일 트래픽이 웹 트래픽을 추월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PC통신 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던 2000년 전후와 비슷합니다. 당시 천리안·하이텔 등 PC통신 서비스는 인기 절정에 달했고 세상을 쥐고 흔들 기세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가볍게 봤다가 밀려나고 말았죠.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


데스크톱 중심의 웹이 퇴출될 것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인터넷을 주로 데스크톱으로 이용하는 시대가 가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해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가 열린다는 얘깁니다.

모바일에서 쉽게 돈을 벌지 못한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인터넷 초기만 해도 인터넷은 모든 게 공짜라던데 그러면 무엇으로 돈을 버나? 이랬습니다. 대세는 모바일이라고 하지만 현재 모바일에서 돈을 버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천하의 구글도, 천하의 페이스북도 모바일에서 큰돈을 벌지 못해 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바일이 로컬 서비스, 소셜 서비스와 묶이면서 언젠가는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최근 인터넷 대상과 모바일 대상 심사에 참여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모바일 분야에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인터넷 대상 후보작보다 모바일 대상 후보작 중에 혁신적인 게 많았습니다.
 
인터넷 대상을 받은 컴투스도 모바일 게임 회사이고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음식 안내 모바일 서비스 사업자죠. 모바일 대상 후보작 중에는 폰이나 태블릿 화면에서 인터랙티브 입체 광고를 보여주는 서비스도 눈에 띄었습니다.

모바일이 대세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겠죠. 기업에서는 모바일 시대가 열린 만큼 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변하는 것은 많이 다릅니다. 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불리해질까봐 저항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조직 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누가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는지 판단해 차근차근 대처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http://blog.hankyung.com/kim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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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2-11-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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