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885호 (2012년 11월 12일)





고령화 문제의 해결책, 인적 자본의 상대적 가치 더 커진다

이상건의 재테크 레슨

개인 부(富)의 원천은 몇 가지로 구분된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면 기업의 지분이나 수익이 그 원천이 될 것이다. 급여 생활자는 당연히 월급이 부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된다. 연예인과 같은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널리 알려 비싼 출연료나 광고 모델료를 받아 돈을 모은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포트폴리오 이론이나 자산 배분 이론에선 사람이 벌어들이는 돈의 원천은 고려되지 않고 벌어 놓은 돈의 크기만 더 강조된다. 실제 어느 정도 자산을 축적하지 않았다면 포트폴리오를 짜거나 자산 배분을 전문적으로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

개인의 자산은 인적 자본과 다른 부동산이나 금융자본의 합계로 구성된다. 부동산이나 금융자본은 가격으로 표시할 수 있고 거래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인적 자본은 한 개인의 내재된 특성 혹은 능력이기 때문에 거래가 불가능하다.

A라는 사람은 1억 원짜리이고 B라는 사람의 몸값은 3000만 원이라는 식으로 공개시장에서 투명하게 거래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백인백색이라는 말처럼 인적 자본에 대한 평가는 너무 개별적인 요소가 많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노후 대비를 위한 필요한 은퇴 자산의 규모를 산출할 때 투자수익률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다.

인적 자본을 투자 용어로 표현하면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그러면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은 얼마이고, 실제로는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른다’이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그 누구도 정확히 산출할 수 없는 인적 자본이 노후 생활에 가장 결정적인 변수라는 사실이다.

퇴직을 하고 나면 그동안 모은 돈에서 일정액이나 일정 비율로 돈을 인출해 생활비로 조달해야 한다. 초기에 지나치게 많이 인출하면 나중에 큰 고생을 하게 될 것이고 너무 적게 인출하면 초라한 노후로 후반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적정 인출 규모를 산정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다. 적정한 인출액의 수준을 찾기 위해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율, 인플레이션 상승률 등을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은퇴 자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은퇴 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 결과는 대단한 분석을 하지 않더라도 직관적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노후에 소액이라도 돈을 벌어 생활비를 조달하면 그동안 모아 놓은 돈을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자산을 불릴 수 있고 설사 빼서 쓰더라도 적은 금액만 인출하면 된다. 반대로 새로운 소득원 없이 인출만 한다면 그 사람은 얼마 안 돼 가진 돈을 모두 소진하게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우리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신이 매월 130만 원씩 벌 수 있다면 4억 원의 현금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예금이자 4% 상품에 1년간 예치하고 받는 이자와 월 130만 원의 급여는 동일한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저성장으로 일자리와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인적 자본의 상대적 가치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과거처럼 부동산과 주식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 인적 자본의 상대적 가치는 더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는 저금리·저성장·고령화라는 2저(低) 1고(高) 시대를 살아야 한다. 이런 환경에선 인적 자본의 상대적 가치가 다른 자산에 비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능력이나 브랜드를 키워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자산 운용에서 핵심적인 과제가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인적 자본 외의 다른 자산에 투자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상대적 가치가 변했다는 것을 인지한 바탕 위에서 자산을 운용하자는 것이다.

투자 이론적으로 보더라도 가장 훌륭한 노후 준비는 ‘평생 현역’이다. 오래 일하는 것만큼 확실한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회 현실은 오래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필요한 일자리는 적다는 것이다. 이런 불균형을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 한국 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상무 sg.lee@mirae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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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2-11-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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