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각 진영의 정보기술(IT) 정책 및 공약 개발 책임자들을 초청해 ‘대선 후보 IT 공약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진영에서는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진영에서는 고삼석 담쟁이포럼 정책위원(중앙대 교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진영에서는 강정수 IT 인터넷 정책포럼 위원이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았는데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14일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열린 IT분야 대선공약 토론.
왼쪽부터 김광현 한경 IT전문기자 전하진 새누리당의원(박근혜 후보 캠프) 고삼석 중앙대 겸임교수(문재인 후보 캠프) 강정수 박사(안철수 후보 캠프)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2.11.14
14일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열린 IT분야 대선공약 토론. 왼쪽부터 김광현 한경 IT전문기자 전하진 새누리당의원(박근혜 후보 캠프) 고삼석 중앙대 겸임교수(문재인 후보 캠프) 강정수 박사(안철수 후보 캠프)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2.11.14
박근혜 후보 측은 ‘정보통신 최강국’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5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공약 단골 메뉴인 통신비 부담 완화가 포함됐고 정보통신과 방송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전담 부처 설치와 관련해서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는지 ‘적극 검토’라고만 표현했습니다.

박 후보 측은 10배 빠른 유선 인터넷, 40배 빠른 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겠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술거래소를 설립하겠다, 전국에 기업 주도의 ICT 아카데미를 열어 2만 명의 ICT 창의 인재를 양성하겠다, 콘텐츠코리아랩을 설립하고 콘텐츠 지역 거점을 구축하겠다, 공영방송의 지배 구조를 개선하겠다, 이동통신 가입비를 폐지하겠다, 정보통신과 방송 정책을 총괄할 전담 부처 설립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후보 측은 ‘ICT 르네상스’를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상생·자유·복지·민주 등 진보 진영 색채가 뚜렷합니다.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많이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 후보 측은 대통령실에 국가전략산업지원관을 두고 융합 산업과 인터넷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공공 소프트웨어 조달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 망 중립성과 관련해서는 콘텐츠가 중심이 되도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를 합의제 원칙에 맞게 운영 방식을 혁신하고 ICT 총괄 기능은 독임제 산업 정책 전담 부서로 이관하겠다고 했습니다.

안철수 후보 측은 ‘개방·공유·참여·소통의 ICT 생태계’를 기치로 걸고 3대 목표와 5대 정책 약속을 내놓았습니다. ‘개방’, ‘사용자 중심’ 등은 문재인 후보 측과 비슷하지만 IT 거버넌스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 후보 측은 가칭 인터넷망열린위원회를 설치하겠다, 사이버사령부를 강화하고 군에 전문 연구소를 두겠다, 소프트웨어 하도급 질서를 개선하겠다, 액티브엑스를 걷어내겠다, 통신요금 인가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ICT 업무를 총괄할 정부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신설하겠다, 정부 연구·개발을 총괄할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세 대선 후보는 한결같이 ICT 관련 정부 조직을 바꾸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현행 방송통신위원회는 상임위원 합의로 정책을 결정하는 합의제 기구입니다. 합의제 부처에서 산업 진흥 업무까지 하다 보니 정책 집행이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죠.

저는 발표를 듣고 나서 “세 진영 모두 정부 조직을 바꾸겠다고 발표하셨는데 5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신중히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박근혜 후보 측은 현행 기조를 흔들지 않고 보강하는 공약을 내놓았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측은 판을 바꾸는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김광현 한국경제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블로그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운영자·트위터 @kwang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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