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저렴한 창업비용과 관리가 비교적 손쉽다는 특징 때문에 창업 노하우가 없는 샐러리맨 은퇴자들에게 인기 업종이다. 하지만 전국 편의점 수가 2만여 개로 포화 상태에 달한 데다 구조가 복잡해 준비 없이 섣불리 뛰어들면 적자를 면치 못할 수 있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2011년 편의점 창업에 뛰어든 후 2년 만에 CU(씨유)의 성공 파트너로 거듭난 권석용 CU(씨유) 여주 현암점 점주는 “무엇보다 꼼꼼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시장조사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창업] “발품 팔아 최적의 입지 찾았죠”
암행 평가인 ‘미스터리 쇼핑’ 테스트에서 전국 1위

권 점주는 대표적인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다. 한 자동차 부품 회사의 중국 법인장으로 일하다가 직장 생활 23년 만에 퇴직을 선택했다. 오랜 해외 생활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사직서를 내고 1년간 휴식을 취했던 것. 하지만 가장으로서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루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

고민 끝에 편의점 창업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창업 자금이 적게 든다는 매력 때문이었다. 또한 본사의 시스템을 따라가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자신에게 적합한 브랜드를 선택했다. CU의 ‘자녀 장학금 제도’, ‘여름 캠프’ 등 점주 자녀들을 위한 복지 혜택에 매력을 느껴 최종 선택했다.

권 점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편의점 공부와 시장조사였다. 편의점은 가맹본부에서 인테리어를 책임지고 시설과 집기 등을 무상 대여하는 대신 가맹점의 매출액 규모에 따라 매출 이익을 배분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가지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액에서 상품 원가 70%를 제외한 매출 이익은 가맹점과 가맹본부 간 약 7 대 3 비중으로 나눠 갖는다.

권 점주는 무엇보다 권리금이 없고 임대료가 저렴한 입지를 찾는데 공을 들였다. 저렴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장소여야 했다.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개발 계획이 있는 입지를 찾은 권 점주는 본사와의 계약을 서둘렀다. 총 창업비용은 본사에 지급하는 2270만 원과 보증금 2000만 원을 더해 5000만 원 선이었다.

편의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놓치기 쉬운 부분은 유통기한 관리였다. 권 점주는 직장에서의 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하루 서너 번 집중 관리했고 선입선출을 원칙으로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제품은 더 보기 좋은 자리에 진열했다.

“편의점은 날씨나 온도에 매출이 좌우됩니다. 단순히 오는 손님을 앉아서 맞이하는 게 편의점 관리의 모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죠.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팔 수 없어 폐기되는 제품은 점주들이 상당 부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이런 관리를 잘하는 게 매출 확대를 위한 핵심 노하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친절과 청결에도 힘을 쏟은 권 점주는 CU 본사의 ‘미스터리 쇼핑’ 테스트를 통과해 가맹 서비스 평가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장 궁금한 매출액과 순이익은 어느 정도일까. 권 점주는 “편의점 매출액이 100이라면 70은 원가이고 나머지 30에서 약 6 대 4 혹은 7 대 3 비율로 매출 이익을 나눈다”며 “매출 이익에서 임차료와 인건비 등을 다 제한 순이익은 월 500만 원 선”이라고 밝혔다.

“자본금이나 투자비가 적게 드니까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철저한 입지 조사와 꼼꼼한 관리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본사에서 입지 선정을 돕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발품을 파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비지에프리테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