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위기관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다. 2000년대 중반 위기관리 매뉴얼 만들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위기 대응력은 여전히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반면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확산으로 기업들이 대처해야 하는 위기의 빈도와 파괴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터진 포스코에너지와 남양유업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위기관리 전문가 4인에게 최근 ‘위기’의 특징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들었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사회 : 기업들이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전문가로서 최근 사건들을 어떻게 보십니까.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포스코에너지와 남양유업 사건은 성격이 약간 달라요. 포스코에너지는 개인 차원의 잘못이 원인이었어요. 문제가 된 임원만 처벌하면 끝나는 사건이죠. 남양유업도 발단은 개인 문제였지만 사실은 구조적인 관행에까지 연결돼요. 해당 영업 사원을 해고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거죠. 하지만 두 사건은 소셜 미디어로 확산됐다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어요. 기업들이 과거에 비해 지금 더 많은 잘못을 하고 있을까요. 그건 아니거든요. 과거에는 묻혔을 일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드러나고 확산되는 거죠.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경제 민주화’가 사회적 화두로 등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요. 올 들어 불공정 거래나 골목 상권 침해가 이슈화되고 있어요. 소비자를 상대하는 유통 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앞으로 1~2년은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요.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여론의 쏠림 현상’이라고나 할까, ‘정보의 폭포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요.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 때 과연 기업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된 것 같아요.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어요.

박재훈 박재훈PR컨설팅 대표: 현장에서 보면 ‘위기’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그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결정합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늘 위기를 강조하지요. 하지만 그 위기는 여기서 말하는 위기와 달라요. 이 회장이 강조하는 위기는 주로 시장 경쟁 속에서의 위기, 재무나 경영과 관련된 위기죠. 하지만 지금 문제되는 것은 사회와 관련된 위기예요. 갈수록 재무나 시장보다 사회와 관련된 위기가 더 많아질 겁니다. 기업에도 훨씬 치명적이고요. 위기나 위기관리에 대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거죠.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사회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공통적으로 지적해 주셨는데, 소셜 미디어는 어떤 특성을 갖고 있습니까.

정 대표 : 요즘 발생하는 기업 위기는 항상 소셜 미디어를 끼고 발생하죠. 처음에 공분을 일으킬만한, 그리고 누구나 흥분하고 화를 낼만한 ‘씨앗’이 등장합니다. 그게 매력을 갖게 되면 소셜 미디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죠. 그러다 오프라인 매체에서 보도하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기업들이 위기라고 판단하고 움직이기 시작해요. 타이밍이 한 박자 늦는 거죠. 외국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체에 실리기 전에 상황 파악을 끝내고 미리 준비를 다 해둡니다. 2009년 도미노피자 사건은 최초 동영상을 올린 후 45분 만에 포착해 바로 상황 파악을 끝내고 경찰 고발, 해당 직원 해임까지 48시간 내에 처리했거든요.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김 대표 :SNS의 등장은 양 측면이 있어요. 사회적 약자에게는 조직화하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생긴 겁니다. 힘의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거죠. 기업들은 이 점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해요. 그동안 방치했거나 무시했던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고 보듬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죠.

박 대표 :SNS는 부정적인 뉴스의 전파 속도가 더 빨라요. 사건이 터지고 나서 이슈화되는 데까지 보통 48시간 이상 걸린다고 봤어요. 지금은 ‘이슈 빅뱅’이에요. 사건이 터지고 3~5시간이면 마치 빅뱅처럼 순식간에 클릭 수가 수백만 건 치솟죠. 한 번 이슈화되면 소멸하기도 훨씬 어려워졌어요. 예전에는 한정된 오프라인 매체만 관리하면 됐지만 네티즌은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죠. 그만큼 위기관리가 더 힘들고 더 중요해졌어요.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사회 :구체적인 사례를 분석해 보도록 하죠. 남양유업 영업 사원 막말 사건에서 회사 측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 대표 : 첫 보도가 나가자마자 곧바로 사과문을 낸 것은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죠. 하지만 ‘사과’를 ‘사과문’이라고 착각한 것 같아요. 사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잘못의 인정이에요. 잘못을 인정하고 그걸 어떻게 극복할지 밝혀야 해요. 그게 진정성을 가지려면 사과 전후의 행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 번째 사과(5월 4일)와 두 번째 사과(5월 9일) 사이에 남양유업이 보인 모습은 실망스러웠어요. 대주주가 주식을 내다 팔고 대리점피해자협회를 고소했거든요. 진정성을 얻기 힘든 거죠. 두 번째는 피해자 관리예요.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는 것인데 피해자는 전혀 안 보고 여론에만 사과했어요. 첫 번째 사과와 두 번째 사과 이후 남양유업 제품의 주 소비자인 주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 봤습니다. 두 번째 사과 때 사과문을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이 5% 포인트 올랐지만 ‘남양유업 제품을 사지 않겠다’, ‘다른 사람에게 불매를 권유하겠다’는 응답에는 변화가 없었어요.

박 대표 :사과 방법도 문제가 있었어요. 첫 번째 사과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띄우는 것으로 끝났거든요.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는 사람은 알 수가 없어요. 진정성 있게 사과하려면 먼저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알릴 방법을 선택해야죠. 과거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도 해당 기업이 일간지에만 사과 광고를 실었어요.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을 무시한 거죠. 이제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아요.

김 대표 :사과의 자격, 사과의 대상, 사과의 내용 모두 중요하죠. 사과를 누가 하나, 사장이 해야 하나, 회장이 해야 하나부터 문제예요. 여론은 ‘오너’인 회장이 나서길 바라거든요. 사과 대상도 분명해야죠. 최근 윤창중 사건에서도 청와대 수석이 피해자를 제쳐 놓고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해 문제 아닙니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과의 타이밍입니다. 왜 기업들이 아직도 ‘간보기’로 사과하고 문제가 커지면 다시 사과하는 실수를 반복하는지 이상해요. 다른 기업을 봐도 처음부터 제때 확실하게 하는 게 더 낫다는 걸 잘 알 텐데 말이죠.

박 대표 :사건이 터지면 위기관리 전문가를 찾아요. 그래서 가면 오너가 아니라 담당 임원이 나와요.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사과문을 내고 회장이 직접 나서라고 하지만 임원이 회장한테 사과하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죠.

정 대표 : 한국적 현실에서는 최고 의사결정자, 즉 오너의 의지만 있으면 많은 문제가 일사불란하게 해결돼요. 상당수가 하루 만에 다 풀릴 수 있죠. 남양유업도 2009년부터 밀어내기 문제가 계속 나왔거든요. 올 들어 피해 대리점 점주들이 100일 넘게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해 왔어요. 홍보팀에서 모니터링과 보고를 하지 않았든지 아니면 했더라도 오너의 문제 해결 의지가 없었다고 봐야겠죠. 그러다 문제가 커진 거예요.

김 대표 : 예방 조치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면서도 안 되는 데는 미묘한 사내 정치 역학도 작용합니다. 최고경영자들이 예방 조치를 건의하는 임원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거든요. 차라리 문제가 터진 다음 수습에 뛰어들어 활약하는 게 승진에 훨씬 유리하죠. 일종의 딜레마예요.

박 대표 :사과문을 누가 쓰느냐도 중요해요. 홍보팀이 맡느냐 법무팀이 맡느냐에 따라 메시지가 확 달라지거든요. 법무 쪽은 모든 메시지를 조직을 보호하는 데 맞춥니다. 하지만 홍보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사회와 여론을 어떻게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것인지 더 고민하죠.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인데 ‘피해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사과문을 낸 기업이 있었어요. 법무팀에서 쓴 거죠. 사람을 때려 놓고 ‘법대로 하자’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요. 사람과 사회를 중심에 놓고 메시지를 만들어야 해요. 남양유업도 사과문에서 회사의 잘못을 말하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몰아갔어요. 그걸 사람들이 다 알아채거든요.

사회 :포스코에너지 임원 기내 폭행 사건은 어떻게 보십니까. 대한항공에 미친 영향도 궁금한데요.
정 대표 : 다른 대기업 사람들을 만나면 대한항공에 대해 석연치 않은 느낌을 이야기해요. 승무원 보고서에 담긴 매우 민감한 내용이 유출됐거든요. 해당 임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고려하겠다’는 공격적인 코멘트가 나간 것도 그렇고요. 법인영업 쪽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겁니다. 포스코도 초기 대응에 실패했어요. 폭행 사건(4월 15일)이 벌어지고 첫 언론 보도(4월 19일)가 나갈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있었거든요. 해당 임원이 출장 중간에 계약을 못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감사팀이나 법무팀에서는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자까지 보고가 올라가는 게 지체됐던 거죠.

김 대표 : 첫 보도가 나갔을 때 홍보팀에서 해당 임원을 감싸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도 문제였어요. 해당 임원이 거짓말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홍보팀에서 그걸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어요.

정 대표 : 몇 년 전 리서치인모션(RIM) 사건을 봐도 다른 나라에서는 직원의 일탈 행위나 범법 행위에 대해 감싸는 경우가 없어요. ‘원칙을 지킨다’고 단호하게 밝히면 해프닝으로 끝날 문제죠. 한국 기업들은 조직과 임원,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하지 못해요. 그러다 보니 공범처럼 돼 버리고 문제가 점점 복잡해져요.

김 대표 :주말이 끼어 있어 대응이 지연됐던 측면도 있어요. 주말이든 주중이든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조직 내에 위기관리위원회가 즉각 소집돼 가동돼야 해요. 또 위기관리위원장이 힘을 받고 일할 수 있어야 하고요.

정 대표 : 회사 내에서 보고는 굉장히 정치적인 행위가 됩니다. 기업들이 갖고 있는 위기 대응 매뉴얼에도 상황이 발생하면 1차적으로 즉각 통보해야 할 사람의 이름이 다 나와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누구까지 통보하느냐’에서 주춤하게 되죠. 나중에 뒷감당이 안 될 수도 있거든요. 일간지에 기사가 나거나 해야 비로소 부담 없이 위로 보고되죠. 또 남양유업처럼 오너가 따로 있다면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집단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전문 경영인들이 아무리 토론하고 결정해도 회장님 한마디면 다 바뀌거든요. 위기관리 매뉴얼이 아무리 잘 돼 있어도 단지 ‘매뉴얼 상’ 그런 거죠.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사회 :어쨌든 포스코에너지 사건은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은데요.

김 대표 :개인 차원의 문제라 비교적 쉽게 끝날 수 있었어요. 하지만 ‘후광효과’를 무시할 수 없어요. 한 번 사건이 났던 기업은 사람들의 계속 주시하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잘못하는 일이 생기면 훨씬 가혹한 비판이 쏟아지죠. 사람들의 잣대가 엄격해졌기 때문에 그만큼 변화가 필요하죠.

정 대표 : 어떤 기업에 사건이 나면 반응은 두 가지죠. ‘그럴 줄 았았다’와 ‘그럴 리가 없다’예요. 포스코는 스스로 반성했듯이 군대 문화와 갑 문화를 깨야 해요. 작년에 나이 많은 부장이 젊은 사원들이 셔플 댄스를 추는 걸 보고 사무실에서 따라하는 포스코 광고가 큰 인기를 끌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권위주의 타파가 광고로만 끝났던 셈이죠.


사회 :위기관리에 성공한 사례는 어떤 게 있습니까.

김 대표 : 캐주얼 브랜드인 팀버랜드를 배울 필요가 있어요. 그린피스 회원들이 팀버랜드 CEO에게 수만 통의 항의 메일을 보냈어요. 브라질산 소가죽이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되는데 알고 있느냐는 내용이었죠. 대책 회의에서 임원들이 비중도 얼마 안 되니까 브라질과 거래를 끊자고 제안했어요. 하지만 CEO는 이걸 받아들이지 않고 그린피스에 역제안했어요. 그동안 잘못을 인정한다, 그걸 바로잡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신들이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요. 2개월 만에 그린피스에서 해결책을 내놓았죠. 남양유업도 반대자들을 배제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대담해질 필요가 있어요.

정 대표 : 몇 년 전 크리스마스 때 쥐 식빵 사건이 터졌어요. 새벽 1시에 동영상이 올아왔어요. 나중에 경쟁 제과점의 자작극으로 밝혀졌죠. SPC가 동영상이 올라온 새벽에 그걸 잡아냈어요. 신속하게 분석을 마치고 다음날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직접 빵 만드는 과정을 시연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설명했죠. 소비자를 상대하는 식품 업체들은 대부분 위기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요. 남양유업에서 대응이 늦은 것은 제품 이상은 실무진 선에서 처리할 수 있지만 밀어내기는 회장의 의지가 필요한 문제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 좌담 “SNS發 이슈 빅뱅…위기관리 대수술 필요”
사회 :기업들의 위기관리에 대해 한마디씩 조언해 주시죠.

박 대표 :결국 위기관리는 최고경영자가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밑에서 아무리 해도 제대로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이제는 기업도 사회와 함께 갈 수밖에 없어요. 제품만 보는 게 아니라 기업을 보고 구매하는 시대거든요.

김 교수 :평소에 좋은 평판을 쌓아 놓는 것도 중요해요. 미국에서 한 제약사가 유해 물질을 누출시켰는데 해당 지역 주민들을 인터뷰하니까 ‘그 기업이 그렇게 했을 리 없다’, ‘평소 지역사회에 많이 기여한다’는 반응이 나왔어요. 그래서 크게 이슈화하려고 해도 할 수 없었다고 해요. 한국 기업들이 가장 약한 부분이죠.

정 대표 :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뇌졸중에 걸린 것과 같아요. 며칠 동안 혼수상태였다가 깨어난 것이거든요. 이 상황에서 두 가지 유형의 기업이 나와요. 첫째 유형은 전문가를 불러 위기관리에 대한 강의를 들어요. 그것으로 끝이죠. 두 번째 유형은 ‘수술’을 합니다. 뇌를 열어 혈전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거죠. 컨설턴트와 외부 전문가를 동원해 조직 전반을 점검하는 거죠. 한국 기업 99.9%가 강의를 선택합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는 거죠.

김 대표 : 위기관리의 90%는 예방이라고 봐요. 경제 민주화가 시대적 화두로 등장했기 때문에 그동안 해 온 관행 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는지 살펴봐야죠. 글로벌 기업들은 ‘테러리스트 게임’을 합니다. 종업원이나 고객 입장이 돼서 회사를 공격해 보는 거죠. 그걸 CEO가 직접 이끌어요. 이들은 그동안 아무 위기가 없었는데도 끊임없이 예방에 투자하죠. 1년에 3%의 예산만 위기관리에 써도 크게 달라질 겁니다.


도미노피자 사건
2009년 4월 미국 도미노피자 한 매장에서 직원 2명이 피자 재료를 콧구멍에 넣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그대로 올렸다. 동영상은 하루 만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도미노피자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사건 발생 후 48시간도 안 돼 CEO가 직접 공식 사과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 결과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었던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리서치인모션(RIM) 사건
2011년 12월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생산하는 리서치인모션(RIM)의 임원 2명이 중국 출장길에 에어캐나다 항공기 안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렸다. 비행기는 캐나다로 회항했고 이들은 체포돼 벌금형에 처해졌다. 회사 측은 이들을 즉각 해고하고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다. “언제나 진실과 존엄을 생각하는 우리 ‘RIM’사는 법규와 사규에 어긋나는 행동을 용납지 않습니다. 비행기에서 취해 난동을 부린 두 임원을 해고했음을 알립니다. … 실망을 안겨 드려 고객들에게 죄송합니다.”


정리=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김은진 인턴기자 skysung8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