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사 없어도 읽고 쓰기 가능해져…정보 격차 해소 첨병으로 각광

스마트폰 덕분에 극적으로 삶이 바뀐 사람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장애인이다. 장애인은 신체적 혹은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일상 속에서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 수가 적지는 않다. 전 세계 인구 중 최소 7명 중 1명꼴이며 한국 인구 중에는 약 10명 중 1명이 해당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이 장애인이다. 단지 미셸 푸코가 ‘감시와 처벌’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으로 격리해 왔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곳에서 살고 다른 곳에서 교육받고 다른 곳에서 음식을 먹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런 장애인들이 스마트폰을 삶의 제2의 혁명이라고 부른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을 때 장애인들이 깊은 애도를 표한 이유는 바로 아이폰의 접근성 기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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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스티브 잡스 죽음을 슬퍼한 까닭
먼저 청각장애인에 대해 알아보자. 청각장애는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한쪽 귀의 청력이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청각장애인 중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잘 듣지 못한 경우에는 말을 배우지 못해 언어장애를 수반하곤 한다. 그래서 흔히 청각장애인은 손동작을 통해 의미를 주고받는 수화를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기도 하고 입모양을 읽어 이해하는 구화(口話)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의사소통 방법은 모두 면대면에 있을 때나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흔히 사용하던 휴대전화로는 청각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았다.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인에게 부탁해 전화를 걸고 대신 의사를 전달해야 했다. 혹은 ‘문자전화’라는 통신 중계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다. 통화하기 위해 상대방 전화번호를 누르면 중계 요원이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음성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중계 요원과 청각장애인은 타자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이다. 즉 누군가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살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세상이 달라졌다. 타인과 연락하기 위해 더 이상 청인을 찾아가 부탁하지 않아도 된다. 우선 스마트폰 영상 전화를 쓴다. 필자가 만났던 청각장애인 한 분은 휴대하기 편리하면서도 화면이 커다란 스마트폰으로 생활이 편리해졌다고 한다. 그는 아내에게 영상 전화를 걸었다. 필자에게 소개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의 아내 역시 농인이었다. 그의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난 아내와 인사를 나눴다. 머리를 숙이며 주먹 쥔 두 손을 어깨너비로 벌려 ‘뽀삐뽀삐’ 동작을 했다. “안녕하세요”란 수화였다.

그런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수화를 모르는 청인과의 의사소통이다. 예전에는 통역사 같은 중계인이 있어 청인의 음성을 청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중계인이 타이핑해 문자로 보내줬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필요할 때마다 중계인이 가용해야 하고 가끔은 개인 정보도 알려줘야 하고 때로는 잘못 통역될 수도 있다. 또한 비용 문제도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스마트폰 메신저가 나오면서 큰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문자와 함께 그림과 사진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의사소통이 매우 편리하게 됐다.

스마트폰의 필기 기능을 애용하는 청각장애인도 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서 청각장애인은 “얼마예요?”라고 글로 써서 묻고 청인의 입과 손짓 몸짓을 읽고 답을 이해한 후 다시 적어 청인에게 말한다. “조금 깎아 주세요~” 스마트폰의 필기 기능 때문에 가능해진 필담이다.


비장애인에게도 유용한 기술들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도 스마트폰의 혜택을 크게 보고 있다. 시각장애도 여러 가지 선천적·후천적 원인으로 제대로 볼 수 없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시각장애인은 점자 책을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점자를 배우는 데만 수개월이 걸릴 정도로 어려워 점자를 모르는 시각장애인도 상당수에 이른다. 당연히 시각장애인은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데, 스마트폰 화면은 쉽게 읽을 수 있다. 스크린 리더(screen reader) 기능을 통해 화면에 있는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돼 문자 메시지나 e메일도 읽고 지도를 이용하며 길을 찾기도 한다. 더군다나 저작권법과 인쇄 속도 때문에 점자 책은 주로 고전이 많고 최신 뉴스나 신간 서적은 읽을 수 없었지만 이 문제 역시 해결됐다.

시각장애인의 의사소통도 스마트폰 덕분에 크게 향상됐다. 사실 아이폰에서 키보드를 화면 위 그래픽으로 표현한 소프트 키보드로 만들었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은 타이핑을 하기 무척 어려웠다. 그런데 구글이나 애플 시리 같은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말을 문자로 바꿔 전송할 수 있다. 이미 카카오톡이나 e메일에도 적용돼 쓸 수 있다.

스마트폰 덕분에 인터넷에서 정보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길을 찾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뉴스도 읽을 수 있게 됐다. 이런 기술들을 접근성이라고 부른다. 신체 및 정신장애를 가진 사회적 약자가 정보와 기술에 쉽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에만 접근성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은행·직장·정부의 웹 사이트, 스마트 TV나 냉장고·오븐 등 가전제품, 길거리의 자동판매기와 현금인출기 등등 일상의 모든 기기에 적용되면 장애인이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정보화사회의 핵심은 결국 방대한 양의 정보를 취득, 분석해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이다. 그런데 기존의 자본이나 제품과 달리 정보의 생성과 활용은 가공할 만한 속도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기술은 정보 격차에 따르는 사회적 불평등을 줄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환경 설정에 들어가면 안드로이드 계열에는 ‘접근성’이란 메뉴로 되어 있고 아이폰에는 ‘손쉬운 사용’으로 되어 있다. 그곳에 들어가면 다양한 접근성 기능이 나와 있다. 장애인용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지만 의외로 비장애인에게 편리한 기능들이 많다. 활자를 크게 표시한다거나 볼드체로 표시하는 등 더욱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기능들, 지나친 애니메이션을 줄이는 동작 줄이기 등등 누구나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상당히 많다. 왜냐하면 인지과학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제약을 가지고 있고 막상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보다 그저 정도의 차이일 뿐이기 때문이다.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kwangsu.ch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