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에반스 SKK GSB 교수의 ‘리더십과 기업 윤리’

[MBA 명강의 지상 중계] 월마트를 넘어선 코스트코의 마법
기업의 목적은 수익을 창출하고 값싼 가격에 양질의 물건을 공급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 본래 영리적인 목적을 갖고 움직이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며 일부는 쓸모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의 물건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기업은 충실히 제 역할을 한 것일까. 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값싼 가격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행해지는 어떠한 행동도 용인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수익 창출 행위를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 때문에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짚어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이 행할 수 있는 윤리적 의사결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업계 최고 직원 대우는 결국 고객 만족으로
‘언제나 저렴한 가격(Always Low Prices)’을 내세우는 월마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 전문 업체다. 월마트의 가장 큰 가치는 싼값의 제품을 매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또한 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시하고 있다. 월마트는 ‘낮은 가격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가치 아래 운영된다. 월마트의 경영자들은 주주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비용을 최소해야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월마트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코스트코는 어떨까. 코스트코는 월마트와 다르게 ‘기업의 힘은 내부 직원들에게서 나온다’는 가치관으로 종업원들과 공급자들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준다고 생각한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모두 고객 만족이라는 가치는 동일하다. 하지만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접근하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코스트코는 동종 업계 최고의 임금을 종업원들에게 제공하며 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대단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코스트코의 인건비는 회사 전체 운영비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다. 코스트코는 직원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줌으로써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굳건히 하고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도록 만든다. 코스트코에서는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회사 내부의 특별한 승인 없이 해고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코스트코의 높은 임금과 복지 정책은 낮은 이직률(17%)과 직원들의 높은 근무 만족도로 이어졌다. 코스트코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며 지금 당장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가치 아래 코스트코의 직원들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반면 월마트는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는 가치를 실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제품의 원가 및 인건비, 각종 부대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최소한의 마진을 남기고 소비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가격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유통 업계에서 막강한 위치에 있는 월마트는 충분히 다른 유통 업체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월마트는 직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혜택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의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큰 효용을 준다는 믿음 아래 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낮은 가격 정책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어떠할까.


코스트코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며 지금 당장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믿는다.


2004년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식료품 체인인 크로거(Kroger)·세이프웨이(Safeway)·앨버트슨즈(Albertson’s)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하지만 코스트코의 직원들은 이 시위에 동참하지 않았다. 코스트코의 경영진은 노조원들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갔고 높은 임금과 추후 연금 혜택을 제공하며 큰 갈등의 불씨를 지피지 않았다. 또한 공급자들에게도 압력을 행사하기보다 좋은 협상을 맺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경영자의 가치관 따라 사회적 반향 이끌 수 있어
그러면 이러한 직원들과 공급자들에 대한 정책이 실제 코스트코의 주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약 5년 동안 코스트코의 주가는 55% 올랐다. 코스트코의 마법은 단지 원가절감과 혜택을 줄이는 것보다 높은 생산성, 맨파워,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지속적인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가격 또는 비용으로 경쟁하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필수적인 성공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이익을 생각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이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경영자는 어떠한 가치관을 지녀야 할까. 조엘 에반스 SKK GSB 교수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만약 회사의 명백한 목적이 돈이라면 회사는 어떠한 수단도 가리지 않고 가장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을 것이다. 그것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지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지에 관한 것은 추후에 생각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직원, 투자자 그리고 고객들까지 생산 활동에 연결돼 있는 각각의 이해관계인들과 함께 협력하며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회사도 결국 사회 구성원의 한 부분이다. 기업의 의사결정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런 영향은 결국 기업에 돌아온다는 것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리더십과 기업 윤리’ 수업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반대편에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다양한 삶과 가치관이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견지해야 할 기업의 역할과 책임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숙지하고 올바른 윤리관을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경영자로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윤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과목이다.


정리 안수진 SKK GSB MBA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