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의 스포츠 세단 Q50 2.2d, 오디오 성능도 뛰어나

[시승기] 판매 돌풍 주역…성능 대비 가격 ‘매력’
인피니티 Q50의 인기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피니티는 지난 6월 416대를 팔아 2005년 이 브랜드의 한국 진출 이후 월 최다 판매를 기록했는데, 그중 Q50가 391대였다. 국내 인피니티 단일 모델 월간 판매 신기록이다. 이에 힘입어 인피니티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1359대로 전년 동기 433대보다 크게 증가했다. 인피니티에 ‘Q50가 없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다행히 Q50 덕에 웃을 수 있었다.

Q50의 성공 방정식은 단순하다. 경쟁 차종인 BMW 3 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아우디 A4에 견줘 성능은 뒤지지 않으면서 실내는 더 넓고 가격은 더 싸다. 인피니티가 잘나가는 브랜드였다면 더 비싼 가격을 매겼겠지만 높은 진입 장벽을 넘어 존재감을 나타내야 하다 보니 가격이 대폭 저렴해졌다.

Q50 라인업 중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2.2d 프리미엄(4350만 원)을 시승했다. 느낌은 예상대로다. 인피니티 레드불 소속의 F1 드라이버 세바스찬 페텔이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결코 말랑말랑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페달과 스티어링 휠이 죄다 뻑뻑하다.


성능·가격·개성,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아
도요타 세단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다. 서스펜션도 만만치 않게 단단하다. 결정적으로 시끄럽다. 엔진 소리는 여느 디젤 세단처럼 그렇게 크지 않다. 그 대신 프로야구 강속구 투수의 최고 시속을 넘어서면서 실내로 파고드는 풍절음이 장난이 아니다. F1 머신은 아예 유리창이 없다 보니 이 정도의 소음은 장난 같아 보였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오디오의 성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 가격에 이 사운드만으로도 살 가치가 있다. 성능 또한 4000만 원대라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프리미엄 자동차의 기본 조건은 모두 갖췄다. 요즘 국산 그랜저급에서도 비용 절감으로 쓰지 않는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앞바퀴에 달았다. 2.2d는 순수 전기식이 아닌 전기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을 사용했는데, 전기로 유압을 발생시켜 파워 스티어링을 작동하는 것이다. 작동은 디지털식이지만 느낌은 아날로그를 추구한 것이다.

참고로 인피니티가 Q50에 세계 최초로 장착됐다고 자랑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AS)’은 상위 버전인 ‘Q50S 하이브리드(6760만 원)’에만 적용됐다. DAS는 스티어링 휠과 조향장치 사이가 직접 연결되지 않고 전기신호로 연결된 것으로 ‘보다 정밀한 제어’와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진동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사실 지금의 자동차는 운전자가 직접 페달을 밟고 변속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두 전자적으로 바뀐 지 오래다. 이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센터터널에 있던 변속 레버를 아예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옮겨 놓았다.

한국GM은 말리부 디젤을 내놓으며 GM 본사에 읍소해 유럽과 일본에서 엔진과 변속기를 저가로 가져올 수 있었는데 1년 치 물량을 보름 만에 소진해 버리고 팔 차량이 없자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70만 원가량 인상하고서야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성능 대비 낮은 가격은 일시적 마케팅 수단일 확률이 크다. 그것을 감안하면 Q50 2.2d는 되도록 빨리 사는 게 이득일 것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