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 금맥, 첨단 농업의 최전선을 가다 ③]
햄튼크릭, 인조달걀 ‘비욘드 에그’ 개발…‘저스트 마요’로 유명세
[특별기획] ‘달걀 없는 마요네즈’ 식탁에 오른 인조달걀
(사진) 햄튼크릭푸드 제품 개발·요리팀. /햄튼크릭푸드 제공

[샌프란시스코(미국)=최은석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규모 공장식 밀집 사육은 인류의 굶주림을 해결했다. 하지만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이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가축의 ‘생산’은 광우병·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감염성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동물 학대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쾌적하지 못한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란 산물은 인간의 몸에 결코 이롭지만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인조달걀 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끄는 이유다.
[특별기획] ‘달걀 없는 마요네즈’ 식탁에 오른 인조달걀
(사진) 햄튼크릭푸드 제품 개발팀이 요리를 테스트하고 있다. /햄튼크릭푸드 제공

햄튼크릭푸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자리한 스타트업이다. 조시 테트릭이 2011년 설립한 회사로, 100% 식물성 단백질을 원료로 한 인조 달걀 ‘비욘드 에그’를 개발했다. 지난 10월 3일 오후 햄튼크릭푸드를 방문했다.

햄튼크릭푸드가 유통 중인 제품은 달걀 없는 마요네즈 ‘저스트 마요’와 식물성 드레싱, 버터나 달걀 등을 사용하지 않은 식물성 쿠키 및 쿠키 도우 등 총 48종이다. 이들 제품은 월마트·코스트코 등 미국 내 1만8000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물론 4300개 공립학교와 식당·카페 등에 납품된다.

이 회사는 올해까지 총 1억2000만 달러(약 1350억원)의 투자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경제 방송 CNBC로부터 ‘가장 혁신적인 식품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햄튼크릭푸드에는 155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약 60명이다. 연구·개발팀의 60%는 식품과학자나 식물학자, 생명공학자,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돼 있고 30% 정도는 요리사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각지의 식물에서 1000여 종의 단백질 등 식물 재료를 추출하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비욘드 에그를 탄생시켰다.
[특별기획] ‘달걀 없는 마요네즈’ 식탁에 오른 인조달걀
(사진) 햄튼크릭푸드의 달걀 없는 마요네즈인 ‘저스트 마요’ 제품 라인업. /햄튼크릭푸드 제공

◆1000여 종 단백질 추출해 색인화

햄튼크릭푸드는 제약·바이오 기업 등이 사용하는 다양한 장비를 보유 중이다. 이 장비를 이용해 각 자연 재료에서 단백질 등을 추출한 다음 해당 물질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추출 물질의 저장 가능 기간은 물론 해당 물질이 기름이나 물과 반응했을 때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지 등을 분석해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재료를 찾아낸다.

리 채 연구·개발 수석은 “각 자연 재료를 화학적으로 융합해 오던 기존 식품 기업과 달리 햄튼크릭푸드는 재료의 단순 조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식품을 만든다”며 “구글이 무형의 디지털 정보를 인덱스 한다면 우리는 실제 존재하는 물질을 인덱스 한다”고 말했다.

유통 중인 마요네즈·쿠키 제품을 맛보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마요네즈와 드레싱 제품은 실제 달걀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제품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쿠키 역시 버터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맛이 훌륭했다.
[특별기획] ‘달걀 없는 마요네즈’ 식탁에 오른 인조달걀
(사진) 햄튼크릭푸드의 순식물성 쿠키 도우. /햄튼크릭푸드 제공

알렉산드라 달라고 홍보 담당자는 “달걀노른자에 식초와 식용유를 섞어 만든 기존 마요네즈는 열을 가하면 기름 형태로 녹아버리는 반면 저스트 마요는 열을 가해도 그 형태를 유지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인 비욘드 에그 스크램블 제품도 맛볼 수 있었다. 식물성 단백질에 물과 기름을 조합해 만든 액상 파우더 형태 제품으로, 프라이팬에 구우면 스크램블 형태의 요리가 완성된다. 스크램블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은 물론 향까지도 실제 요리와 유사했다.

햄튼크릭푸드는 비욘드 에그에 시금치와 버섯 등을 곁들여 만든 패티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식물성 재료로 만든 보다 건강한 달걀에 실제 채소를 조합하니 더욱 맛이 좋았다.

달라고 홍보 담당자는 “햄튼크릭푸드는 500여 개의 제품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라며 “올해 말부터는 유럽과 아시아 등 세계시장 공략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첨단 농업 기사 인덱스]
(1) 식물 공장 : 일본 편 = 씨만 뿌리면 상추가 무럭무럭 ‘24시간 불 켜진 식물공장’
(2) 식물 공장 : 미국 편 = 폐공장에서 '녹색 기적'이 자란다
(3) 식물성 고기 : 미국편
- ‘씹는 맛까지 그대로’ 식탁에 오른 인조고기
- ‘달걀 없는 마요네즈’ 식탁에 오른 인조달걀
- “식물성 달걀은 지구촌 빈곤·환경 훼손 해법”
(4) 스마트 팜 : 미국 편
(5) 스마트 팜 : 유럽 편
(6) 국내의 미래 농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