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42호 (2017년 10월 18일)





41달러 피자, 7년 뒤 5000만 달러로 뛴 사연

[커버 스토리 = 왕초보자의 비트코인 이야기 : 비트코인 총론]
하드포크 예상에 또다시 상승세…그러나 각국 ‘합법화’·‘규제’ 반응 달라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피자 2판을 배달해 주면 비트코인 1만 개를 드리겠습니다.”

2010년 5월 18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 살던 라스즐로 핸예츠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 포럼 홈페이지에 올린 이 글은 역사의 한 문장이 됐다.

그는 당시 비트코인으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지 궁금해 이 글을 올렸지만 7년 후인 오늘날 그가 헐값 41달러에 판 비트코인 1만 개는 5000만 달러의 가치를 가지게 됐다. 우리 돈으로 약 570억원이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어리석은’ 행동이지만 그의 용감한 첫발은 비트코인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지급 결제 수단으로 사용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비트코인, ‘1만 달러’ 전망도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비트코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블록체인인포에 따르면 2017년 1월 1일 997.73달러였던 1비트코인은 10월 1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4862.63달러로 급등했다. 1년도 채 안 돼 5배 가까이 뛴 것이다.

9월 초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공개(ICO : Initial Coin Offering)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BTCC가 거래 중단을 선언했지만 잠시 주춤할 뿐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비트코인은 다음 날인 10월 13일 장중 5856.10달러를 기록하며 ‘5500선’도 넘어섰다.

금융 전문가들은 최근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블록체인 기반 기술의 재분할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 2년간 블록체인의 블록 용량 조정을 둘러싸고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채굴업자 간 의견 대립이 지속된 결과 올해 8월 1일부터 1MB의 블록 크기를 갖는 비트코인과 8MB의 블록 용량을 갖는 비트코인 캐시로 양분되는 ‘하드포크’를 거쳤다. 이에 따라 새로운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이번 가격 상승도 마찬가지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의 상대적 강세는 두 번의 하드포크(비트코인 블록체인 분리) 때문”이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10월 25일 비트코인 골드가 비트코인에서 파생될 수 있고 11월 1일 블록 사이즈를 2배로 늘린 비트코인과 그렇지 않은 비트코인으로 분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포크가 발생하기 전 비트코인을 보유하면 신규로 파생되는 암호화폐를 기존 비트코인 수량만큼 받기 때문에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암호화폐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이슈들이 가상화폐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 더 심한 사기”라며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앞으로 비트코인이 1만 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의 거물 투자자’로 알려진 마이클 노보그라츠 전 포트리스인베스트그룹 헤지펀드 매니저는 “향후 6~10개월 사이에 비트코인 값이 1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창시자도 이런 결과를 예견했을까. 2009년 비트코인을 세상에 내놓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혹은 개발자 집단)는 비트코인을 ‘개인 간 전자 결제 시스템(peer to 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고 규정했다.

2000년대 한국을 휩쓸었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싸이월드의 가상화폐 ‘도토리’처럼 실물이 존재하지 않고 가상공간에서 쓰인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의 한 종류이지만 비트코인은 달랐다. 비트코인을 발급하는 주체가 존재하지 않고 특정 공간 안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제약도 없다.

대안 화폐에 관심을 둔 이용자들에게 중심 서버나 본부가 없다는 점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결국 소수 이용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던 비트코인이 점차 언론과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비트코인을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한·중·일,  비트코인 입장차

이를 통해 일반인들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핸예츠 프로그래머가 2010년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구매한 이후 7년이 지난 현재 비트코인의 오프라인 사용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1만여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지불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매장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10월 10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795억 달러, 우리 돈으로 87조원 규모에 달한다. 하루에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규모만 대략 1조~2조원이다.

비트코인 이전에도 여러 암호화폐들이 개발되고 통용이 시도됐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한 것은 없었다. 이에 따라 금융 전문가를 비롯해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거물들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양극단을 달린다. 비트코인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에 따라 각국의 대응 또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국가들은 비트코인의 사용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혹은 금융회사의 비트코인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최근 중국 정부의 ICO 규제 이슈가 단적인 예다.

반면 비트코인이 갖는 기술적 독창성과 파급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가들은 제도권 안으로 이 기술을 적극 수용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과거 ‘잃어버린 10년’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은 4월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한국은 비트코인을 원화로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가 늘고 오프라인 결제처가 100여 곳으로 확대됐지만 비트코인 사용은 현재까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더해 9월에는 금융위원회가 모든 형태의 가상통화를 통한 자금 조달인 ICO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나세용 비트코인센터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하루아침에 규제를 손가락 뒤집듯 바꿀 수 있는 중국과 상황이 다르다”며 “비트코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가는 훌륭한 인재들을 다른 국가에 빼앗기는 것은 물론 금융 산업의 붕괴로 ‘잃어버린 10년’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현명 코인원 프로젝트 매니저 또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기존 금융 상품에 대입해 규제의 틀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아예 신개념 상품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 시장 상황에 맞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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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보기 < 왕초보자의 비트코인 이야기 >

입력일시 : 2017-11-0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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