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43호 (2017년 10월 25일)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 “기업의 목 비틀면 새벽은 오지 않는다”

[커버 스토리=혁신성장의 조건 ②규제 개혁]
노동유연성 확보와 인허가·절차 간소화는 세계적 흐름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의도 입성 전 울산에서 20여 년간 목재상을 운영해 온 중소기업인 출신이다. 제4대 경상남도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2002년 12월 16대 국회의원(울산 중구)에 당선된 이후 내리 5선 국회의원이다. 울산 지역구 의원 최초로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정 의원은 “중소기업인 출신이다 보니 전국의 소상공인 등이 찾아와 각종 주문을 쏟아낸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적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인의 아우성이 부쩍 잦아졌다”고 말했다.


(사진) 김기남 기자
약력: 1950년생. 경남고 졸업. 울산공과대(현 울산대) 화학공학과 졸업. 울산대 산업경영대학원 산업관리공학 석사. 2002년 제16~20대 국회의원(울산 중구·한나라당)

▶기업들의 어려움, 구체적으로 뭔가요

“세계 각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국 기업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경영 자유는 고사하고 경제민주화 명분으로 온갖 족쇄를 채우고 있습니다. 행정부의 경제정책, 입법부의 상법 개정 추진, 사법부의 기업 수사 등 모든 분야에서 기업의 경영 자유를 박탈하려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 정부의 반(反)기업 정책은 도를 넘었어요. 이대로 가다간 한국 경제가 침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섭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특정 기업을 압박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제하고 소득 주도 성장론으로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입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후죽순 발의된 경제민주화 법안을 막무가내 식으로 추진하려고 하죠. 규제 완화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은 뒷전인 채 반(反)시장·반기업 입법 처리에 여당 차원에서 당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법 역시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데 한몫하고 있죠.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기업의 부담은 스스로 감당하라고 주문합니다. 1분 1초가 아쉬운 글로벌 기업 총수를 3.3㎡(1평)짜리 차가운 독방에 가둬 버렸고요. 그 덕분에 국민이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반(反)기업 정서도 위험수위를 넘어섰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인으로 산다는 것은 일종의 ‘죄’인 것 같아요. 기업하기 힘든 국가에서 어떻게 일자리가 보전되고 국민의 주권이 보장될까요.”

▶새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업하는 입장에서 굉장한 부담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 당국을 통한 ‘기업 길들이기’가 관행이었지만 현 정부와 여당은 이전과 달리 ‘재벌 해체’가 지상 과제인 것 같아요. 반기업 사상이 매우 강한 정권이어서 국정감사 시작 전부터 정책 감사라기보다 ‘기업 때리기 감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법인세 인상, 불공정 거래 개선, 경영 승계 차단 등 정부와 여당이 목표로 하는 ‘재벌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국정감사라고 봐야죠. 소위 진보 단체를 비롯한 한 축이 재벌을 ‘악’으로 단정하고 과대 포장해 마녀사냥 식으로 기업을 비난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과 연관 지으며 우리 기업을 ‘적폐’이자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반세기 만에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바탕은 기업들의 노력입니다. 경제는 심리와 같아 기업인의 기세가 꺾이면 경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사진) 김기남 기자

▶부실기업에 대한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부실기업 정리를 강조했던 정책들이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360도 달라지고 있죠. 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전 정권은 2015년 말 한계기업 대책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일몰 기간을 내년 6월까지 연장했었습니다. 적용 대상도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확대했고요. 정부는 구조조정에 따른 가치가 존재 가치보다 높은 기업에 대해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대야 합니다. 금융 당국은 부실이 심화하면 단순 자금 지원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정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정규직 노동조합의 경직성도 문제죠.

“한국은 노동 경직성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해 1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조사 대상 139개국 가운데 83위에 그쳤어요. 기업들이 고임금 정규직 채용에 대한 강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저성과자를 안고 가는 것이 기업이나 노동자 스스로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노동 경직성은 기업 경영의 장애물일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입니다. 노동 경직성을 깨뜨려야 합니다.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죠. 그러지 않고서는 미래 세대의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질 겁니다.”

▶불합리한 규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문재인 정부 들어 부자 증세나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을 옥죄는 정책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업들에 투자나 일자리를 만들어 내라고 압박합니다. 참 염치없는 정부 아닙니까. 정부의 기업에 대한 인식이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노동유연성 확보와 세제 혜택,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해요. 이런 흐름은 세계적 추세입니다.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거꾸로 된 정책을 끌고 나가려는 게 문제예요. 정치권에서도 각종 기업 규제를 위한 입법만 추진할 것이 아니라 ‘규제 프리존법’ 등 규제 완화에 중점을 둔 입법 추진에 여야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제안해 주시죠.

“수출 실적 하락, 내수 경제 부진, 고용 침체, 최악의 청년실업률, 가계 부채 등 우리 경제는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부활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할 기업에는 오히려 고통을 주고 있고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지만 기업의 목을 비틀면 대한민국의 새벽은 오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기업에 대한 인식을 조금 더 전향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나 정치권 역시 기업을 ‘악’으로 보는 인식을 개선해야 합니다. ‘기업 옥죄기’가 아닌 ‘기업의 자유를 허하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기업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choies@hankyung.com

[‘혁신성장’의 5대 조건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한국, 혁신 통해 ‘제자리걸음’ 벗어나자
-‘오너리스크’최소화…기업의 신뢰 회복해야
-‘기업하기 좋은 환경’ 규제 개혁이 답이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 “기업의 목 비틀면 새벽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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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 발렌베리 인베스터 회장 “경영권 안정 바탕, 사회 환원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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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보기 < '혁신성장'의 5대 조건 >

입력일시 : 2017-11-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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