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61호 (2018년 02월 28일)





[커버스토리] 임팩트 투자 ‘큰손’으로 떠오른 대기업

[커버스토리 = '임팩트 투자'의 프런티어들]
-SK·LG·현대차 소셜벤처 육성…넥슨 김정주·다음 이재웅은 투자사 설립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골드만삭스·JP모간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초기 성장을 이끌었던 해외의 임팩트 투자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SK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임팩트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존의 기부나 봉사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새로운 유형의 사회공헌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벤처 등을 지원하는 임팩트 투자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으니 대기업들에도 일석이조다.

◆SK그룹, ‘사회적 가치’ 측정 연구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사회적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SK그룹은 ‘임팩트 투자’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2009년 한 국제 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의 개념을 접한 최 회장은 2014년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사회적 기업 관련 서적을 직접 저술했을 만큼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SK그룹은 2006년 사회공헌 전문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을 설립해 총 11개의 사회적 기업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설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다. 일감 몰아주기와 중소기업 영역 침해 논란을 빚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기업인 ‘MRO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다.

최 회장이 직접 제안한 ‘사회성과인센티브(SCP)’도 주요한 투자 부문이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따라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2015년부터 인센티브 제도에 참여할 사회적 기업을 모집, 1년 단위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뒤 생산한 사회적 가치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 중이다.

2016년 100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44개 사회적 기업에 30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 데 이어 2017년 200억원 상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93개 기업에 50억원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전제돼야 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와 회계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나름의 사회적 가치 평가 지표를 개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IBK투자증권이 운용하는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 투자신탁 1호’ 펀드에 첫 투자자(40억원)로 참여하며 사회성과인센티브의 측정 시스템을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금융 지원 넘어 직접 사회적기업 설립

SK그룹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 상반기 내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측정 방식을 연구하는 ‘사회적기업연구원’ 재단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해 내는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상할 수 있도록 한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를 좀 더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사회적기업연구원 재단 출연금은 SK그룹이 전액 부담한다.

황삼익 SK그룹 홍보팀 부장은 “사회적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인정받고 그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이 분야에 우수한 인재와 자본이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외에도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소셜 벤처들을 지원하는 임팩트 투자시장의 ‘큰손’으로 부각되고 있다.

LG그룹이 2011년부터 운영 중인 ‘LG소셜펀드’는 LG전자와 LG화학이 각각 20억원씩 출자해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무이자 대출과 무상 지원)을 지원하고 있다. 주로 친환경 분야의 사회적 기업에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20억원을 투입해 122건을 지원했다.

현대차그룹과 정몽구재단에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H-온드림 사회적 기업 창업 오디션’도 대표적인 임팩트 투자 활동이다. 오디션을 통해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하는 사업으로 2017년 말까지 총 120억원을 투입해 180여 개 기업을 지원했다.

KDB나눔재단의 ‘고용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회적 기업 지원 사업’이나 사회적 기업인 한화B&B를 설립해 대기업 최초로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한화그룹도 눈에 띈다. 신규 직원 채용 시에는 한부모가정·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을 우선 고용하며 모두 정규직이다.

기업의 차원을 넘어 국내 대표적인 기업가들 중에서도 임팩트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넥슨의 김정주 창업자와 다음의 이재웅 창업자가 대표적이다.

김 창업자는 2014년부터 미국의 벤처 투자사인 컬래버레이티브펀드의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전기 이륜차 업체나 곤충 단백질과 콩 인조고기 제조사, 달착륙선 기업 등에 임팩트 투자를 진행해 온 바 있다. 넥슨의 지주사인 NXC는 지난해 12월 자본금 3억원을 들여 임팩트 투자 기관인 엔엑스벤처파트너스(NXVP)를 설립했다.

김 창업자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경험했던 임팩트 투자를 국내에서도 진행하기 위한 것이다. 첫 임팩트 투자 대상은 ‘로보어드바이저’다. NXVP는 2월 21일 영국계 벤처캐피털 킹슬리벤처스와 함께 딥러닝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콰라소프트에 11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의 이재웅 창업자는 2008년 소셜 벤처 전문 투자 기관인 ‘소풍(sopoong)’을 설립해 차량 공유 업체 ‘쏘카’ 등에 투자를 성공시킨 바 있다. 그 뒤를 이어 2016년에도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임팩트 투자회사인 ‘옐로우독’을 설립했다. 옐로우독은 현재 사모펀드 칼라일 상무를 지낸 바 있는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제현주 대표가 이끌고 있다. 

vivajh@hankyung.com

[커버스토리 "'임팩트 투자'의 프런티어들"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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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투자 '큰손'으로 떠오른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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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2-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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