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67호 (2018년 04월 11일)





SK바이오팜·SK바이오텍 날개 ‘훨훨’…SK(주) 기업가치 제고 본격화

[커버스토리=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결실 맺은 SK그룹의 25년 제약·바이오 투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SK그룹 지주사인 SK(주)가 자회사의 호황으로 전년 대비 크게 오른 실적을 최근 발표했다.

SK(주)가 3월 9일 공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93조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이상 상승했다. 영업이익(5조8000억원)의 동반 상승은 물론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대비 150% 뛰었다.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하나금융투자 등은 SK(주)의 목표 주가를 43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SK(주)의 지난해 실적에는 SK이노베이션 등 우량 관계사를 통한 지배 순익 증가가 작용했다면 올해부터는 SK(주)가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들의 성과에 주목하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SK바이오팜 등 비상장 자회사들의 가치가 본격 반영되는 올해 SK(주)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속적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 친화 경영 강화 기조도 SK(주)가 국내 지주사 중 대표적 ‘최선호주’로 꼽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수면 장애 신약 출시 눈앞

투자자들이 눈여겨보는 대목은 SK(주)의 수익 다변화 노력이다. 올해 가장 큰 성과가 예상되는 사업 분야는 제약·바이오다.

SK(주)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독자 개발 신약 ‘세노바메이트(뇌전증 치료제)’가 올해 상반기 임상 3상을 끝내고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NDA) 신청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면 장애 신약(SKL-N05)은 내년 초 미국에서 본격 시판될 예정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세노바메이트(YKP3089)는 미국 시장에서만 1조원대 매출이 가능한 블록버스터급 신약”이라며 “현재 주가에 SK바이오팜의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오팜 상장이 본격화하면 현재의 몇 배 이상 가치 평가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SK(주)의 100% 자회사이자 원료 의약품 생산 기업인 SK바이오텍 역시 아일랜드 생산 공장과 세종 신공장 증설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6월 아일랜드 스워즈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원료 의약품 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16만 리터급 생산 시설 증설을 완료해 국내 생산 규모를 두 배로 끌어올렸다.


(사진) SK바이오텍 세종 공장. /서범세 기자

BMS 스워즈 공장 인수는 국내 제약사에서 유례가 없는 쾌거로 꼽힌다. 스워즈 공장은 BMS가 생산하는 합성 신약 제조 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공정을 담당하는 곳이다. 특히 북미와 함께 세계 의약품 시장을 양분하는 유럽에서 한국은 저가 복제약의 위탁 제조국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유럽 본토에 대규모 생산 설비를 직접 보유한 곳은 SK바이오텍이 유일하다.

SK바이오텍 관계자는 “SK바이오텍은 지난 10년간 BMS에 원료 의약품을 공급해 왔다”며 “스워즈 생산 시설 인수는 유럽 시장에서 우리의 기술력과 품질관리가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텍은 올해 1월 미국에 마케팅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글로벌 제약 시장을 양분하는 미국과 유럽에 판매 전초기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SK는 1993년 신약 개발 시작 이후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태원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속해 왔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신약 개발 조직인 ‘라이프 사이언스’를 지주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게 한 것도 SK의 신약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SK는 신약 개발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 확대를 위해 2015년 SK바이오팜으로부터 분리해 SK바이오텍을 설립하기도 했다. SK(주)는 앞으로도 생산 설비 증설 및 운영 최적화와 함께 인수·합병(M&A) 추진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장동현 SK(주) 사장은 “글로벌 투자 전문 지주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제약·바이오 등 성장 영역의 지속적 발굴과 함께 투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바이오텍, 연속 반응 공정 적용 성공

SK바이오텍 세종 공장은 199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대전 공장과 함께 수출용 원료 의약품 제조를 담당하는 생산 기지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10월 세종 공장 준공을 통해 대전 대덕단지(16만 리터)를 포함해 총생산 규모를 32만 리터로 늘렸다. 세종 공장은 8469㎡(2562평) 규모의 부지에 사무동과 생산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4월 3일 둘러본 SK바이오텍 세종 공장 생산동 4층의 ‘제조소’에서는 각각의 의약품 원료를 섞어 반응시키는 거대한 크기의 반응기가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었다.


(사진) SK바이오텍 직원이 의약품 원료를 섞어 반응시키는 반응기를 점검 중이다. /서범세 기자

반응기는 원료 의약품 생산의 핵심 시설로, 물질의 추출·농축·결정화 등의 공정이 가능하다. 각 물질의 특성에 맞게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유리 등 다양한 재질로 구성된다. 세종 공장은 배치(batch) 반응기 11대 등 총 23대의 반응기를 보유 중이다.


(사진) SK바이오텍 직원이 세종 공장 ‘제조소’를 컨트롤하고 있다. /서범세 기자

김창수 SK바이오텍 선임매니저는 “세종 공장 생산동은 원료 보관소와 원료 의약품 제조소가 연결된 흔하지 않은 설계 방식을 적용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인 최첨단 시설”이라며 “원료 입고부터 제품 제조, 보관까지 실내에서 모두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공장에 입고된 원료들은 품질 테스트를 거쳐 생산동 3~4층에 있는 상온·냉장·냉동 보관소로 각각 이동된다. 공장 내 각 시설의 모든 출입구는 2개의 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는 전실 구조로 돼 있어 외부 오염을 최소화한다.

원료 의약품 제조에 사용하는 정제수도 철저한 관리를 거쳐 생산·보관된다. 일반 상수를 활성탄과 역삼투 등 총 8단계의 과정을 거쳐 정제한 후 24시간 순환시켜 오염을 방지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시간당 최대 2톤의 정제수를 생산한다.

세종 공장은 특히 연속 반응 공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속 반응 공정은 긴 파이프에 물질을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 공법이다.


(사진) SK바이오텍 직원들이 파이프에 물질을 흘려보내며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내는 연속 반응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서범세 기자

안전성 확보는 물론 폐기물도 최소화할 수 있어 글로벌 의약품 위탁 생산 회사(CMO)들이 앞다퉈 도입하려는 기술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양산화 성공 사례가 드문 고난도 기술이라는 게 SK바이오텍의 설명이다.

SK바이오텍은 2007년 세종 공장에서 연속 반응 공정 양산화에 성공한 뒤 2014년 세계 최초로 FDA의 인증을 받았다. 1970년대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시절 석유화학 공정에 활용하던 기술을 의약품 생산에 적용한 것이다.

김 선임매니저는 “연속 반응 공정은 파이프 총 구간 중 약 50cm 길이의 각각의 구간에서 반응이 이뤄지다 보니 제어가 용이하다”며 “기존 배치 공정보다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원료 의약품 생산이 가능해 FDA도 추천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공정을 마친 원료 의약품 제품은 1층 클린룸에서 분말 또는 액체 형태로 포장된다. 포장 후 최종 품질 테스트를 거쳐 출하된다. 세종 공장은 현재 당뇨 치료제와 항암제, 비만 치료제 등에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을 생산 중이다.

김 선임매니저는 “고객사로부터 주문서 확보 이후 제품 공급까지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되며 우수 식품·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을 충족하는 다양한 생산 설비를 활용해 고객사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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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4-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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