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27]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스타트업과 손잡고 스마트 팜에서 감자 재배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혁신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SK텔레콤의 ‘오픈콜라보센터’는 변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픈콜라보센터의 주요 업무는 스타트업·벤처기업·연구기관·대학 등의 신기술을 SK텔레콤의 사업부와 연계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일이다. 외부로부터 문을 활짝 열고(open) 그들과의 협업(collaboration)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조직이다. 그야말로 ‘오픈콜라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팀이다.


◆ ‘확 바뀐’ 스타트업 협업 모델


사실 SK텔레콤 내에서 스타트업과 협업을 추진하던 조직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초 대대적인 조직 변신을 꾀했다.


김정수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 기획그룹장(상무)은 “기존에는 스타트업을 향한 지원이나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오픈콜라보센터’로 이름을 바꾼 후 받은 미션은 외부의 에너지를 회사 내부로 끌어들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며 변화된 오픈콜라보센터를 소개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SK텔레콤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자금 지원이나 지분 인수 같은 수준으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대는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과거와 가장 크게 변한 것은 SK텔레콤 내부 조직들에도 새로운 사업 비즈니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기술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등 무궁무진하다.


아무리 규모가 큰 기업도 이를 전부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픈콜라보센터는 외부의 혁신적인 기술을 두루 살핌으로써 기존 조직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신규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SK텔레콤은 최근 농업 분야 벤처기업인 ‘스마프’, 과자 제조회사 ‘오리온’과 손잡고 감자 재배 농가 스마트화에 나섰다. 3사는 4월 25일 업무 협약을 맺고 그간 스마트 팜 기술 적용이 어려웠던 감자 재배 농가에 ‘지능형 관수·관비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솔루션은 SK텔레콤과 벤처기업인 스마프가 함께 개발한 기술이다. IoT 플랫폼을 활용해 온도·습도·강수량 등 작물 재배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물과 양분을 자동으로 산출한다.


협력에 참여한 3사는 각자 분야에서 특화된 역할을 맡았다. SK텔레콤은 솔루션 운영에 필요한 IoT 플랫폼과 솔루션 구축비용 지원을, 스마프는 솔루션 구축에 최적화된 알고리즘 개발과 사용법 교육을 맡았다. 여기에 오리온이 계약재배 농가를 선정하고 씨감자와 데이터를 재공하며 재배 기술 자문을 지원한다.


“당장 눈앞에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해 나가야 할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벤처나 스타트업으로부터 힌트를 얻습니다. 이들에게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함으로써 모두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드는 거죠(김정수 상무).”


이러한 부서의 특성 때문에 오픈콜라보센터 인력들의 업무 이력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기존 스타트업 관련 부서에서 투자를 진행하던 인력은 물론 통신망, 신사업 개발, IoT, 사회공헌까지 다양한 부서에서 경력을 쌓고 온 정예 멤버 50여 명이 모여 있다.


오픈콜라보센터의 업무는 외부의 흐름을 읽는 눈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SK텔레콤의 사업 분야에도 조예가 높아야만 해서다.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스타트업과 손잡고 스마트 팜에서 감자 재배
(사진) 김정수 SK텔레콤 오픈콜레보센터 기획그룹장(상무).


◆다양한 사업부에서 모인 ‘정예 요원’


오픈콜라보센터는 기획그룹과 개발그룹으로 나져 있다. 기획그룹이 조직의 전체 윤곽과 실행 방안을 짠다면 개발그룹은 이를 현실화하는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오픈콜라보센터는 ‘오픈콜라보하우스’의 문을 열고 더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 상무는 “본사 인근에 장소를 물색해 지금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보다 4~5배 더 큰 종합 센터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픈콜라보하우스는 현재 서울 중구와 분당에 나눠져 있는 스타트업 지원 공간을 한 군데로 합치고 오픈콜라보센터 인력들은 물론 SK텔레콤 사업부 직원들도 편하게 오갈 수 있게 설계된다.


이 공간은 아이디어와 정보 공유, 사업화 검증, 신규 상품과 서비스 개발, 성과 공유 등 네 가지 테마로 나뉜다. 실제 비즈니스를 실현해 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 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김 상무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실현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때면 주저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mjlee@hankyung.com



[커버스토리=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 27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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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2. 누구도 상상 못한 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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