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2018 대한민국 100대 CEO&기업 : 5위 한국전력공사]
-스마트 미터 보급 등 신서비스 발굴…해외 신에너지 시장 공략도
한국전력공사, ‘연간 3조 건’ 전력 빅데이터 활용 나선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일찍부터 전기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고종황제는 1898년 한국 최초의 전기 회사인 한성전기회사를 설립했다. 한성전기는 한국전력공사의 모태로, 한전은 한성전기 설립일인 1898년 1월 26일을 회사 창립일로 삼고 있다. 2018년은 한성전기 설립 연도로부터 120년이 되는 해다.

이 땅에 최초의 전등이 밝혀진 이후 한국의 전력 산업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 왔다. 경제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자부해 온 한전은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전력 회사로 성장했다. 한전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전력 산업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넘어 글로벌 종합 에너지 그룹으로 비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전은 1995년 해외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기준 아시아·중동·중남미 중심 20개국 34개 프로젝트를 통해 누적 매출 28조원을 달성했다.

◆전력 공급자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한전은 지난해 11월 8일 1200MW 규모의 말레이시아 풀라우인다 가스복합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을 수주하며 말레이시아 발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쿠알라룸푸르 서남쪽 플라우인다 지역에 1200MW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운영하며 말레이시아 전력공사에 21년간 전력을 판매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필리핀·베트남에 이어 말레이시아 발전 시장까지 진출, 동남아 에너지 벨트 구축 기반을 확보했다.

한전은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요구에 대한 세계적 관심 아래 2016년 일본 지토세 태양광 사업, 2017년 미국 콜로라도·괌 태양광 사업 등 해외 신재생 시장 거점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본 지토세 태양광 사업과 미국 괌 태양광 사업은 태양광 발전에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접목한 융·복합 사업 모델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한전은 송배전망 건설, 컨설팅, 자동화 시스템, 원격 검침 시스템, 기술 인력 양성 사업 등을 통해 한국의 전력 기술도 수출하고 있다.

한전은 미얀마 전력망 진단·개발 조사 사업(2001년), 필리핀 배전계통 개선 타당성 조사 사업(2002년)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리비아·이집트·파라과이·우즈베키스탄 등을 대상으로 송배전 컨설팅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카자흐스탄·도미니카공화국·인도 송배전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이집트 배전 자동화 시스템 구축 사업에 이어 2016년 도미니카 스마트 배전, 부탄 지능형 변전소 건설 사업 착수를 통해 기존 송배전 사업에 ‘지능형 전력망’을 가미한 융·복합 에너지 신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한전은 특히 에너지 신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등 신기후체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5년 12월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신기후체제의 돌입으로 온실가스 감축은 세계적 흐름이 됐다.

한국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예상치(BAU) 대비 37%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7위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에너지 신산업 확대가 필수적이다.

한전은 최대 강점인 전력 네트워크와 방대한 데이터 운영 능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단순한 전력 공급자의 역할을 넘어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송배전·판매 등 전력 산업을 통해 발생하는 연간 3조3000억 건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 관리, 분산형 전원 개발, 전기차 충전 등 사용자와 소비자의 가치를 함께 만드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2016년 ‘전력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한국전력공사, ‘연간 3조 건’ 전력 빅데이터 활용 나선다
(사진) 한전 나주 본사. /한국전력공사 제공

◆스마트 그리드 등 신사업 확대

한전은 또한 전국 약 900만 개의 전주를 비롯한 전력 설비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전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 미터(지능형 전력량계) 보급을 추진하는 등 전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서비스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에너지 신산업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스마트 그리드(SG), 마이크로 그리드(MG), 지리 정보 시스템(GIS), ESS 등 ICT 융·복합 해외 신에너지 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2015년 수주한 11개 에너지 신사업 중 국내 최초로 북미 MG 운영 실적을 확보한 캐나다 MG 시범 사업에 이어 에티오피아 친환경 타운 MG 구축, 미국 몽고메리 스마트 캠퍼스 구축, 두바이 스마트시티 건설 등의 에너지 신사업 분야 후속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 민·관 두루 거친 해결사…수익성 개선 ‘박차’
한국전력공사, ‘연간 3조 건’ 전력 빅데이터 활용 나선다
(사진) 김종갑 한전 사장. /한국전력공사 제공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4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임기 3년의 제20대 한전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 상공부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후 산업자원부 차관보,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제1차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 한국산업기술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2007년부터 3년간 하이닉스반도체를 이끌며 최악의 경영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진두지휘하며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하이닉스반도체를 흑자 기업으로 바꿨다.

김 사장은 한전 사장 취임 이후에도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말해 주듯 현재 한전의 재무 상태는 좋지 않다”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비상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신성장 동력을 찾는 일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원전 수출과 기타 에너지 사업 수출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탁월한 에너지 부문 프로젝트 이행 역량 등 핵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른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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