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8 대한민국 100대 CEO&기업 : 100대 CEO 분석
한성숙 사장 유일한 여성…단일 학과는 ‘고대 경영’ 최다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최고경영자(CEO)&기업’은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다.

기업의 중심에는 CEO가 있다. 국내 100대 기업의 수장들은 어떤 인물일까. 한경비즈니스가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101명(공동 대표 포함)을 분석해 본 결과 ‘56~60세’, ‘서울대 출신’, ‘경영학 전공’의 ‘남성’이 주축이 돼 기업을 이끌고 있었다.


◆‘1957년 닭띠’가 대세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한경비즈니스가 작년 조사한 결과와 비교했을 때 별다른 세대교체는 없었다. 올해 100대 기업 CEO(2인 공동대표 2개사, 대표 공석 1개사 등 총 101명) 중 가장 많은 수가 1957년생(61세)이었다.

‘1957년생 닭띠’ CEO는 올해 13명으로 3년 연속 100대 기업 CEO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어 1958년생·1959년생·1960년생이 각각 8명으로 1957년생 다음으로 많았다.

연령대 기준으로 보면 56세부터 60세 사이가 36명(36%)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30명(30%)이 포함된 61세부터 65세 사이다.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전체적인 비율로 봤을 때 100대 CEO 연령대가 낮아지지는 않았지만 ‘최고령 CEO’는 젊어졌다. 올해 최고령 CEO는 72세(1946년생)인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이다. 지난해 최고령 CEO인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1939년생)과 비교했을 때 일곱 살 어리다.

장병우 사장은 손꼽히는 ‘해외 영업통’이다. 회사 생활 42년 가운데 39년을 해외 영업과 관련한 분야에서 일했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장 사장이 이끄는 현대엘리베이터는 2020년까지 글로벌 ‘톱 7’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940년대생 CEO는 장 사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이 중 70세 이상 CEO는 1947년생 최창근(71) 고려아연 회장, 1948년생 홍사승(70) 쌍용양회 회장과 박준(70) 농심 부회장이다.

‘최연소 CEO’ 타이틀은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가 차지했다. 조 대표는 올해 44세(1974년생)로 101명의 CEO 중 유일한 1970년대생이다.

조 대표는 네이버를 대표하는 초록창을 디자인한 인물로 유명하다. 2003년부터 8년간 네이버 마케팅·디자인 총괄했다. 조 대표는 네이버에서 나와 컨설팅 업체 제이오에이치(JOH)를 운영하던 중 2016년 12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그는 카카오가 인수한 스타트업과 자회사를 통합 관리하고 효율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지원하는 공동체브랜드센터를 이끌고 있다.

100대 CEO 중 가장 오랫동안 기업을 이끈 ‘최장수 CEO’는 최양하 한샘 회장이다. 그는 1979년 한샘에 입사해 1994년 대표이사가 된 이후 무려 25년간 한샘을 이끌어 왔다.

올해 새롭게 키를 잡게 된 CEO들도 있다. 100대 기업 중 17개 기업의 CEO가 2018년에 새로 선임됐다.

◆서울대 28명 ‘최다’…지방대 비율 증가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100대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대학은 서울대(28명)였다. 이어 고려대 출신이 15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에는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CEO 출신 대학은 절반 이상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 성균관대 졸업생이 8명으로 늘며 3위에 올랐다. 연세대(5명)는 작년과 비교해 3명이 줄어 4위를 차지했다.

국내 비수도권 대학 중에서는 영남대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영남대 출신 CEO는 4명으로 서강대(4명)·한양대(4명)와 함께 연세대의 뒤를 이었다.

경북대(2명)·부산대(3명)·울산대(1명)·전남대(1명)·조선대(1명)·충남대(2명) 등 비수도권 대학 CEO 비율이 작년보다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6명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전공은 작년보다 다양해졌다. 지난해 CEO들의 전공이 36개였던 반면 올해는 41개로 늘었다. 전공별로는 올해도 경영학 전공자(27명)가 가장 많았다.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100대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단일 대학 단일 학과는 고려대 경영학과였다.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이인영 한온시스템 대표,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박상신 대림산업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등 7명이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경영학과 다음으로는 화학공학(6명)·법학(5명)·영어영문학(5명)·전자공학(5명)·경제학(4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계열로는 이공계 출신 CEO가 34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서울대 공대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전자공학과 졸업생 5명 중 4명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모두 서울대 조선공학과(현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박사 출신 CEO는 22명이다. 지난해 조사보다 6명 늘었다. 이 중 국내파가 13명, 해외파가 9명이다. 학위는 기계공학(3명)·전기공학(3명)·전자공학(2명)·재료공학(2명) 등 공학 분야가 강세를 보였다. 단일 학위로는 경영학 박사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박사 학위 CEO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가운데 유일하게 고졸 출신인 CEO가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19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금성사(현 LG전자) 견습생으로 시작한 조 부회장은 학력 차별을 깨고 2016년 CEO 자리에 올랐다. 조 부회장이 199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DD모터’ 적용 세탁기는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만들었다.

그가 ‘세탁기 장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조 부회장이 아이디어부터 개발까지 주도한 의류 관리기 ‘LG스타일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이처럼 LG전자 가전 성공의 역사에는 조 부회장이 자리한다.

◆외국인 CEO ‘2명’

100대 기업 대표 CEO, 서울대·경영학 ‘57년 닭띠’ 남성
100대 기업 여성 CEO는 한성숙 네이버 사장이 유일하다. 한성숙 사장은 민컴, ‘PC라인’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 사장은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을 거쳐 2007년 네이버 NHN 검색품질센터장으로 합류한 ‘검색 전문가’다.

그는 2015년부터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고 2017년 네이버 대표이사에 올랐다. 네이버로 옮긴 뒤 10년 만이다.

한 사장은 다양한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대만·태국·베트남 등 해외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이에 힘입어 ‘라인프렌즈’ 캐릭터 사업을 확장해 수익을 냈다.

한 사장은 올해 로보틱스·자율주행차·웨일 등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외국인 CEO로는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와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오스만 알 감디 대표는 2016년 9월 취임했다. 그는 취임 직후 한글 이름을 ‘오수만’으로 정하고 한국 문화와 경영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알 감디 대표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한국 법인(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아람코의 한국 관련 비즈니스를 총괄해 왔다. 그는 국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등 한국에서의 경영 활동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은 30여 년간 국내외 보험업을 경험한 보험 전문가다. 2015년 9월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할 당시 한국에 건너왔다. 동양생명에서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최고고객책임자(CCO·부사장)였다.

2년 뒤인 2017년 9월 구한서 대표와 함께 동양생명 공동대표로 선임됐고 올해 3월부터 뤄젠룽 사장이 단독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는 동양생명에 좋은 기회가 온다면 인수·합병(M&A)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향후 수익성과 사업 다각화 등을 이뤄낼 계획이다.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