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주 52시간 근로’ 업종별 50문 50답]
-“단축된 노동시간 만큼 생산량 줄어…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주 52시간 시대] 자동차, 연속 2교대 시행 중...특근수당 줄어 반발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7월부터 주당 법정 노동시간이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자동차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이미 내부적으로 52시간 근무제 준비를 끝마친 상태이지만 단축된 노동시간 만큼 생산량도 줄어들고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단 현대차·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생산직에서 주간 연속 2교대 근무를 시행 중이다. 기존 주야 2교대로 진행하던 것을 주간에 8시간씩 2교대로 바꿨다. 특근도 토요일에 최장 8시간만 허용해 한 주에 48시간 이상 일하지 못하게 했다.

현대차·기아차 관계자는 “이미 작년 말 노사 합의에 따라 사실상 주 52시간으로 바꿨다”며 “일요 특근은 특정 부서, 유류 관리, 필수 협정 등이 아닌 이상 없기 때문에 주 52시간을 넘기는 곳은 드물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도 6월부터 기존 주야 2교대(11+9.5시간)에서 주간 연속 2교대(8+9시간)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노동자 1인당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0.25시간에서 8.5시간으로 줄어든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하루 8시간은 초과하지만 아직 평택 공장 가동률이 85%에 그쳐 휴일 근무가 적기 때문에 주당 52시간에는 못 미친다”며 “향후 일부 라인에 신차 수요가 몰리면 주당 52시간이 넘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일률적으로 맞추기보다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은 이미 주간 8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 기존 근무 제도가 주 52시간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량 감소 우려다. 제조업의 특성상 계절적 수요나 통상 리스크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생산량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시대] 자동차, 연속 2교대 시행 중...특근수당 줄어 반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 대 수는 411만4915대로, 전년 대비 2.7% 줄었고 올해 또한 3% 정도 감소세가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생산량 또한 자연스럽게 줄어들며 장기적으로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주문량에 따라 평균 2배 이상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어 주문량이 많을 때는 주당 60시간을 넘겨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반면 중국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당시에는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생산량도 감소했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탄력적 근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 분야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자동차는 신제품 구상부터 설계, 부품 개발, 조립·평가, 시험 운행 등에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된다.

개발 과정에서 안전성이나 부품 등에 문제가 발견되면 수많은 연구원이 달라붙어 문제를 재검토하고 수정해야 신차 출시 일정을 맞출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야간 근무나 주말 근무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노사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주말 특근을 없애면 추가 근무를 희망하는 노동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특근수당이 통상임금의 150% 수준이라는 점에서 특근 미실시에 따른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협력 업체나 중소 부품 업체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부품 업체들은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주야 2교대를 적용하고 있는데 노동시간 단축안이 시행되면 주말 특근이나 잔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특히 추가 인건비 부담이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면 인건비 부담이 23.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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