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83호 (2018년 08월 01일)





[페미니즘 경제학] 육아휴직 복직률 100%, 여성 관리자 비율33% SW기업

[커버스토리 : 페미니즘 경제학]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다양한 관점, 기업에도 도움”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육아휴직 후 복직률 100%, 여성 관리자 비율 33%, 여성 관리자급 전원 기혼, 여성 관리자급 평균 근속 연수 12년.

유럽 스타트업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포시에스의 이야기다. 박미경(48) 포시에스 대표는 “특별히 여성과 남성의 비율을 할당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포시에스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정부 기관 발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육아휴직 후 복직한 사람 10명 중 4명은 1년 안에 퇴사하는 게 현재 한국 기업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성 육아휴직자의 68.4%는 회사로 돌아가지 못한 이유로 ‘노동조건이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포시에스가 ‘일·생활 우수 기업’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남녀평등,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 돼  

포시에스는 국내 전자문서·리포팅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영업이익률은 업계 내 최고 수준인 30% 이상을 자랑한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외산 솔루션을 한국에 서비스했지만 2000년대 ‘오즈’를 자체 개발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국세청·대법원·행정안전부 등 국내 주요 공공기관을 비롯해 금융·일반기업 전자문서 시스템은 대부분 포시에스에서 서비스한다. 

박 대표는 성공의 비결로 뛰어난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인적자원의 소중함’을 꼽았다. “모든 면에서 남녀에 대한 사내 정책과 인사고과가 평등해요.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업무적인 부분에서 특별하게 차별을 둘 요인이 없으니까요.” 

포시에스는 모든 직군에서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포시에스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는 5년 2개월인데 여성들은 그보다 더 긴 5년 6개월이다.

성차별 없는 공정한 인사관리 제도, 출산휴가·육아휴직, 노동시간 단축과 시차 출퇴근제, 임신기 단축 근로, 태아 검진 시간 보장이 장기근속의 비결이다. 1년 3개월의 육아휴직 후 복직률은 100%에 달한다. 

서강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박 대표는 3명의 전 직장 동료들과 포시에스를 공동 창업했다. 박 대표는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포시에스의 기술총괄을 맡고 있다. 

박 대표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여성의 출산 후 경력 단절과 이를 용인하지 못하는 기업 문화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경험한 여성 직원들은 육아휴직 공백을 뛰어넘을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남녀 비율이 비슷하면 CEO도 서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 문화적으로도, 생산성 측면에서도 굉장히 좋죠.”

박 대표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 능력 있는 직원들을 데려오는 방법을 늘 고민했다. 그 결과 능력 있는 여성 직원들에 대한 ‘적정한 대우’라는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포시에스 여성 관리직의 비율이 30%가 된 이유는 할당제가 아닌 자율에 의한 결과다. 여성을 꼭 둬야 해서가 아니라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남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이다. 

“기존 여성 인력에 대한 적절한 대우는 전문 인력을 새로 뽑고 교육시키지 않아도 되니 기업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었죠.”

◆과잉 교육열도 큰 걸림돌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 대표는 출산 바로 전날까지도 회사를 다녔다. 첫째와 둘째 모두 “나 오늘 애 낳을 것 같아”라고 말한 후 병원에 가서 다음날 아침 바로 출산했다.

“입덧이 너무 심하거나 아이를 갖기 힘든 상황이면 당연히 자유롭게 휴직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 일 때문에 아이를 못 가졌다는 게 인생에서 얼마나 큰 후회가 될지 아니까요.” 

출산 경험을 통해 여성 사원들에 대한 배려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박 대표는 이를 경영 철학에 적용했다.

박 대표는 임신·출산·육아에서 오는 직장 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내 분위기 조성에 힘썼다. 제도와 함께 인식의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으면 당연히 기다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요. 1년에 두 번씩은 모든 직원의 가족을 회사로 초대해 서로 이름도 외워요. 가족이 행복해야 우리 직원들도 행복하죠.”

물론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다. 어느 날 뒤돌아보니 ‘나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 대표는 여성들이 일과 가정 모두에서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아이들의 교육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큰 아이가 고3이 되기 전까지 대학 진학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아이가 원하지 않아 학원도 보내지 않았다. 

“사실 엄마들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 사회에서의 과잉 교육열이라고 생각해요. 엄마가 따라다니면서 서포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죠.” 

박 대표는 아이들을 사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남은 여유 시간은 모두 아이들과 노는 데 집중했다. 

“결과가 어땠냐고요?  결국 아이가 재수를 하더라고요(웃음). 지금은 대학 잘 가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고 있어요. 이제 C언어 프로그램은 저한테 물어보죠.” 

창업자 출신인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여성 창업가들에 대한 지원이 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창업 시장에서도 여성 비율이 올라가고 있는데 여전히 규모면에서는 한참 부족해요. 아직까지는 여성 창업자에 대한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한 게 현실이에요.” 

◆약력: 1970년생. 1992년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졸업. 1992년 일본 소프트사이언스. 1994년 한국엠제이엘.  2015년 한국여성벤처협회 수석부회장(현). 1995년 포시에스 대표이사(현).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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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83호(2018.07.30 ~ 2018.08.0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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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7-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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