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9 M&A 대예측]
SK그룹 10년간 M&A 분석, 어떤 기업 사고팔았나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SK그룹에는 ‘M&A DNA’가 있다. 1980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을 품에 안으며 직물회사에서 정유 기업으로 변모한 후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으로 ‘딥 체인지’를 했다. 그리고 2000대 이후 최고의 M&A는 단연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로 꼽힌다. ‘정유·통신·반도체’라는 세 축으로 시대에 따라 그룹의 핵심 주력 사업을 M&A를 통해 키워 온 셈이다.
[10년간 M&A 분석]SK, ‘반도체’ 유관 산업 확장…10년간 147건 M&A
SK그룹은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M&A를 해 왔을까. 한경비즈니스가 블룸버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8년 이후 현재까지 SK그룹은 147건, 634억510만 달러 규모(매각 74억447만 달러, 인수 560억63만 달러)의 M&A를 추진해 왔다. 연도별로 보면 그중에서도 2015년 280억2785만 달러 규모로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 그해 SK홀딩스 지주사 전환을 위해 약 267억 달러의 인수 자금이 투입되면서 전체 액수가 늘어났다.

규모 기준으로 매각·인수 톱 15를 꼽아 봤다. 먼저 매각 부문에서 2010년 12월 SK이노베이션이 SK의 석유개발 브라질 법인(SK DO 브라질)을 머스크오일에 24억 달러에 판 딜이 가장 상위에 기록돼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SK그룹은 미국의 석유·가스 개발 업체 샤페럴에너지 등 유망 해외 자원 개발 업체 인수를 추진했다.

매각 리스트 가운데 카카오M도 주목할 만하다. 2013년 SK텔레콤은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M) 지분 67%를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음원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 후 멜론이 승승장구하면서 뼈아픈 실수로 남게 됐다. 최근 자율주행차·AI 등의 발달로 음원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SK텔레콤은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다시 한 번 음악 플랫폼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이 밖에 부동산 자산도 눈에 띈다. 2006년 SK가 인천정유를 인수할 때는 그룹의 본사 사옥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SK그룹은 특히 최근 5년 사이 적극적인 M&A를 시도해 왔다. 크고 작은 딜을 통해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데 방향성은 크게 두 개로 요약된다. 반도체 유관 산업 확대와 에너지 분야 강화다. 대표적으로 2015년 OCI로부터 머티리얼스를 인수해 만든 SK머티리얼즈(태양광·반도체 세정용 가스), 2017년 LG로부터 인수한 SK실트론(반도체 원판 제조)이 대표적인 반도체 소재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또 에너지 분야를 키우기 위해 해외 원유 개발과 유전 관련 아웃바운드를 적극적으로 찾는 행보를 보여 왔다.

2012년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3조 3700억 원)는 블룸버그 M&A 분류 기준 상 INV
에 속해, 순수 M&A만을 기준으로 한 이번 조사에선 제외됐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5호(2019.03.11 ~ 2019.03.1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