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360호 (2002년 10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컨벤션 1세대 기획자

서울에서 국제회의를 열어 폐회식을 마친 다음 금강산을 관광하고 평양에서 ‘쫑파티’를.

아직은 불가능하지만 코코넥스 정현모 대표(57)가 꿈꾸는 환상적인 국제회의 스케줄이다. 정사장은 과거를 회상하기보다 미래에 대한 얘기에 더 정열적으로 힘을 쏟았다. 젊은이 못지않게 열정이 대단하며, 컨벤션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전문서비스업이라는 데 자부심이 대단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아시아ㆍ태평양 중심국가에서 이제 세계국가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상태입니다. 예전에는 국내 기업들에 구걸하다시피 해 예산을 타내 컨벤션을 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국제기구나 다국적 기업들이 어느 나라에서 컨벤션을 열어 막대한 예산을 집행할까를 고민하는데, 우리나라가 빠짐없이 후보에 오르는 거죠.”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1세대 컨벤션 기획자다. 71년 연세대 상학과를 졸업하면서 택한 첫 직장이 조선호텔이었는데, 이 선택이 우연찮게 그를 국내 국제회의 기획 분야의 개척자로 만들었다.

그가 입사할 당시에는 ‘멀쩡한 대학 나와 호텔에서 일한다’며 주변 사람들이 죄다 말렸다. 변변한 컨벤션센터도 없었던 상황에서 국제회의나 학술 대회 등이 주로 열리는 장소는 예외 없이 호텔이었고, 그는 조선호텔에서 ‘판촉과장’이라는 직함으로 일하면서 국제회의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법을 배웠다.

“호텔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던 상황인데 컨벤션 기획이라니 얼마나 낯설게 들렸겠어요. 돌이켜보면 못 말리는 ‘딴따라’ 기질 때문에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것 같습니다.” 국제회의 기획이라는 게 고도의 종합서비스 예술이기 때문에 이런 기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뜬 그는 76년 혼자서 ‘코리아컨벤션서비스’(코코넥스)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긴 자생적인 컨벤션 기획 전문회사였다. 가르쳐 주는 곳도 없고, 전례를 찾아보기도 힘들어서 그저 몸으로 때워가면서 배웠다고 회상한다.

시내 호텔 중에 회의를 열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그곳에는 기둥이 몇 개 있고, 그 크기는 얼마인지 자로 재가면서 일했다. 보고 배울 데가 없어서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실행해보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최근에는 2000년 10월 제3차 아셈회의, 2001년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 등의 굵직한 행사들을 잇달아 성공적으로 치렀다.

또 하나, 이 회사는 의료 관련 회의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정사장이 회사를 차리고 나서 맡은 첫 회의가 ‘서태평양 정형외과 총회’였다. 정형외과 의사들이 그를 내과 의사들에게 소개하고, 그들이 또 다른 의사를 소개하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의료 관련 회의를 계속 맡게 됐다.

국제회의 기획 전문회사들은 아직 열악한 상황.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았고, 정책자의 인식도 기대에 못 미친다고 정사장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막연하기 이를 데 없는 ‘관광산업진흥’이라는 구호보다 국제회의를 활성화하는 게 훨씬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 아닙니까.” 또한 그는 몇 번이나 반복해 좋은 인재들이 이 분야에서 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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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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