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나는 즐거움에도 정도가 있는데, 가장 좋은 쪽을 1로 둔다면 이색적인 음식을 만났을 때의 강도는 2다. 가령 초콜릿으로 만든 피자라든가 카르보나라 소스를 올린 치킨을 만났을 때 “아니! 이런 음식이 있었단 말이야?”라든가 “이것도 못 먹어보고 죽을 뻔했다니!” 하는 감탄을 동반하는 발견의 즐거움.

지도 밖 새로운 미각의 범주를 접했을 때의 그 희열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과(복잡한 감정이겠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음식을 만나면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마싣구론(論)] 데이트 맛집, 연애의 목적
스무 살…

그 언저리 무렵 내 식성은 초콜릿으로 만든 피자와 같이 독특한 음식을 항상 찾아 다녔는데 사람을 만나는 일도 다르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내 연애는 피만 끓었을 뿐이었고, 인연이 닿아도 오래가지 못했다. 초콜릿피자가 맛있다고 매일 먹고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다르다’는 매력에 끌렸다가도 조금 지나면 입에 맞지 않다고 투정을 부리기 일쑤였다.

산다는 것은 반쪽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 반으로 접은 종이 같다. 예전에는 좀 다르게 생각했다. 앞면과 뒷면이, 높고 낮음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 반대편에 사랑받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내 반쪽을 지구별 누군가가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반쪽은 완전하지 않았으므로 혼자라는 것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니 내 반쪽은 누군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 맞다. 모르고 있을 뿐이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사람, 내가 모르는 나를 일깨워주는 사람…. 반쪽짜리 인생을 완전하게 하는 방법은 나머지 반쪽을 가져간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반쪽을 비춰주는 사람을 찾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외모를 보려면 거울 앞에 서면 되지만 마음을 들여다보려면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음식을 먹으며 넓혀가는 미각의 지도처럼 사람 마음에도 지도가 있다. 그것은 사람을 통해서만 넓혀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지도를 넓혀나가는 일에 남녀가 하는 연애만큼 효과적인 일도 없으리라.

훗날 만남이, 연애가 밥처럼 무미하지만 밥상에 빠질 수 없을 만큼 일상적일 때, 서로가 서로의 지도를 비춰서 서로가 서로다울 때, 그때의 만남이야말로 즐겁고 향기롭지 아니할까 싶다. 왜냐하면 음식을 만나는 일이 가장 즐거울 때 역시… ‘이해했을 때니까.’




그란데(판교점)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88번지 _ tel : 031-701-4106
[마싣구론(論)] 데이트 맛집, 연애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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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식점 1순위를 뽑는다면 동판교 서현역 근처의 화덕피자 전문 레스토랑 ‘그란데(grande)’를 말하고 싶다.

서로의 모든 것이 새로울 시작하는 연인들이 초콜릿피자 같은 이색 피자를 함께 먹는다면 어떨까.

색다른 만남에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물론 끝내주게 달콤한 맛이니 둘 다 녹아버리지 않게 조심하길!

초콜릿피자 메뉴는 디저트로 먹는 것이 좋고, 오너 셰프가 축구 구단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떠올려 만들었다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라는 이름의 파스타가 별미니 먹어보길 추천한다.

분위기까지 좋으니 점수 따기 딱 좋은 곳. (화덕피자&파스타류 1만6000원 선, 초콜릿피자 8000원)



뿔레치킨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4-1 _ tel : 02-442-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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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는 매일 똑같은 연애가 질렸다고? 사실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는 것 빼면 남녀가 만나서 딱히 할 것이 없다. 어떻게 먹고 어떤 것을 보고 어디를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지루해진 연애만큼 치킨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느껴진다면 홍대 놀이터 뒤편에 있는 ‘뿔레치킨’에 들러볼 것. 앤티크 인테리어로 꾸민 식당 안에서 카르보나라 소스를 올린 치킨을 먹어본 적 있는가? 치킨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우리 만남도 그리 느껴질 것이다. 음식 맛은 너무 기대 말고 분위기 내는 정도로 가볍게 치맥 먹으면 딱 좋을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고 싶다. (카르보나라 치킨 1만6000원)



M-Pub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4가 442 타임스퀘어 5층 _ tel : 02-2638-2020, 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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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도 보고 싶고 저녁도 먹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공연 보면서 저녁을 먹으면 된다. 특별한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곳은 영등포 타임스퀘어 5층에 위치한 ‘M-Pub(엠펍)’이다.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기면서 식사도 하고 분위기도 내보자. 공연을 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홀, 가볍게 한잔할 수 있는 바, 조용히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룸으로 공간이 분리돼 있다.

공식 사이트에서 매달 공연 일정을 확인할 수 있으니 사전에 체크하는 것은 필수. 갑작스러운 이벤트가 별거 있나. 이색적인 이곳에서 음악에 맞춰 소리라도 함께 질러보자. 분명 돈독해질 것이다. (안주류 1만 원~, 병맥주 5000원~)



김삿갓(김필범)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한 입씩 맛보길 원하는 극단적 경험주의자.
맛있는 일상을 블로그로 전하는 남자. 2010, 2011 NATE(싸이월드) 선정 파워블로거, 2011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KBBA) TOP100 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