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고 아무거나 주워 먹었다간 배탈 나기 십상이고, 마음이 급하다고 아무 회사나 덜컥 입사했다간 피눈물 흘리는 날이 올 것이야!
불안하고 찝찝한 마음이 생기는 이 회사, 가도 될까 말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상한 회사들의 위험도를 체크했다.
[요주의 기업·채용 유형] 아무 회사나 막 들어갈 거야? 수상하다, 수상해! 이런 회사는 경계하라
이름 있는 카드 회사, 취업시켜 준다는데…
얼마 전 모 카드회사의 공채에서 떨어졌는데, 그 회사의 다른 부서에서 면접을 보러 오란 연락을 받았어요. 고객 대상 카드 안내 및 발급 후 사후관리 직무였죠. 면접장에서는 1시간 정도 수당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요. 영업직이라 기본급 없이 수당체계에 따라 급여가 나오는데, 개인사업자라 4대 보험을 들지 않아 세금도 안 떼니 수입이 더 많을 거라더군요. 면접관은 지난달 1000만 원 이상이 입금된 본인의 급여 통장도 보여줬어요.


위험도 70% 회사 이름만 보고 너의 인생을 낭비하지 마!
‘어디든 취업은 해야 할 것 같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을 때 이렇게 이름이 알려진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면접을 수락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겉으로 보아선 어떤 고용 형태인지 모르기 때문이죠. 카드, 보험 업종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체계를 갖고 있어요. 개인사업자 신분은 나중에 이직을 하거나 신입사원으로 재입사를 할 때 상당히 불리한 경력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일단 카드, 보험 판매사라는 직종 자체가 경력직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 업종이기 때문에 신입사원이 쌓을 수 있는 경력이 부족하게 되고요. 영업의 특수성과 외근이 많다 보니 동종 업계가 아닌 곳으로의 이직은 어렵죠. 그리고 스스로 적성에 딱 맞는다고 하더라도 카드, 보험 판매사는 일반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천천히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표형종)



3개월마다 같은 채용 공고를 계속 올린다?
채용 사이트를 보다가 눈에 띄는 공고를 발견했어요. 이름 있는 회사에 새로 신설된 부서였죠. 그런데 찾아보니 같은 채용 공고가 3개월마다 꾸준히 올라왔더라고요. 이 기업에 지원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네요.


위험도 50% 확률은 반반! 사전조사가 필수
해당 직무에 맞는 인재를 찾지 못해 채용공고를 올렸을 수도 있고, 조기 퇴사로 인해 채용공고를 계속해서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신설 부서의 비전과 사업에 대해 꼼꼼하게 찾아보고 채용담당자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해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표형종)

회사에 문제가 있으니 뽑힌 사람이 나가고, 다시 채용공고를 내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거죠. ‘나는 달라.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잘 적응할 거야’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도전했다가는, 3개월 후 스스로 채용공고를 올리고 떠나야 할지 모릅니다. (김치성)



배우면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잡 포털사이트에 이력서를 공개해 놓았어요. 그런데 얼마 전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일해 볼 생각이 없냐’며 학원 같은 곳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국비지원인가 뭔가를 설명하면서 손해 볼 것 없고, 전공도 상관없으니 일단 학원부터 등록하고 교육을 들어보라고 말하더라고요. 취업도 안 되는데 공짜로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는데 한 번 가볼까요?


위험도 40% 공짜 좋아하면 어떻게 되더라?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직업능력개발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중 ‘내일배움카드’ 등과 연계된 학원에서 연락이 오고 있는 사례 같네요.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학원 입장에서는 수강생을 확보해야 정부로부터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영업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포장하는 경우가 있어요. 때문에 무조건 ‘등록 먼저 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학원으로 달려가기보다는, 일단 해당 교육이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지를 판단해보세요. 무료라고 설명했지만 막상 방문해 보면 본인 분담금이 있다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경우는 특히 주의하시고요. (김치성)
[요주의 기업·채용 유형] 아무 회사나 막 들어갈 거야? 수상하다, 수상해! 이런 회사는 경계하라
그럴듯한 홈페이지와 너무 다른걸!
경기도 모 공단에 본사와 공장을 갖고 있는 중견기업에 면접을 보러 다녀왔어요. 회사 홈페이지가 굉장히 잘 꾸며져 있고, 내실 있어 보여 부푼 마음으로 입사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까지 보게 된 거죠. 그런데 막상 면접 장소에 가니 후회가 되더라고요. 지나가는 사람들도 없이 휑한 곳에, 주변 인프라도 영 아니었죠. 게다가 회사 건물은 너무 낡아 퀴퀴한 냄새까지 나더라고요. 면접에서 합격은 했지만, 출근을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위험도 60% 카톡 프사만큼 믿을 수 없는 게 회사 홈페이지
회사의 문화는 연봉이나 복지보다 더욱 중요하죠. 이런 측면에서 홈페이지만 보아선 절대 회사의 문화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중견·중소기업은 홈페이지만 보지 말고 반드시 발품을 팔아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내가 근무할 회사가 어디에 있고 주변 환경은 어떤지 그리고 회사 건물과 오가는 직원들의 얼굴 표정과 복장 등은 어떤지를 직접 가서 살펴보면 회사의 기본적인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표형종)



지원서 보내자마자 바로 연락이?
한 중소기업의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작성했어요. 마감일은 아직 3일이나 남았지만, 여유롭게 지원하기 위해 조금 일찍 지원을 했죠. 그런데 메일의 전송 버튼을 누르고 5분도 안 지났는데 휴대폰이 울리는 거예요. 방금 지원서를 접수한 회사의 인사팀이라는데 내일 당장 면접을 보러 오라네요. 게다가 회사가 아닌, 회사 앞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는데 이거 수상하지 않나요?


위험도 30% 빨리 오는 연락은 OK, 면접 장소는 글쎄
요즘은 시스템이 좋아져 구직자가 지원서를 등록했다는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채용 담당자의 핸드폰 문자로 전송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때문에 연락이 빨리 온다고 해도 그리 문제될 것은 없죠. 면접 장소의 경우, 일부 회사에서는 미팅 공간 등이 부족해 회사 근처 카페 등에서 채용과 관련된 미팅을 갖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조건 의심할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되네요. 단 ‘호텔 000호로 와라’, ‘오피스텔 000호로 와라’ 라고 한다면, 무조건 거부하셔야 합니다. 더 좋은 회사도 많아요! (김치성)


글 박해나 기자|도움말 김치성 제닉스 취업솔루션 대표·표형종 한국커리어개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