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이 가족으로 이뤄져 있는 회사일 경우 지나친 주인 의식으로 직원을 사사건건 간섭하는 일이 많아요. 나보다 나이 어린 천덕꾸러기 사장 따님을 상사로 모시는 일도 여간 힘든 게 아니랍니다.”
Expert advice_ 가족 기업이 중소기업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 잡히지 않은 곳이 많다 보니 이런 문제들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입사 전 인적 네트워크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활용해 현직자의 조언을 들어본다면 도움이 될 듯. 취업한 선배들이 추천하면 믿고 가도 좋아
“취업한 선배들이 추천하는 회사라면 믿고 가도 좋아요. 취준생들 입장에서는 연봉만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생활은 연봉이 전부는 아니거든요. 특히 중소기업은 실제로 일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선배들이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답니다.”
Expert advice_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1명에게 듣는 조언은 신뢰가 떨어진다. 개인의 가치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조건도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 본인이 회사생활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명확히 한 뒤, 그 부분에 대한 선배들의 조언을 새겨들을 것.
대기업 계열사? 몇 차 협력사인지가 관건
“중소기업 소개를 눈여겨보세요. 대기업 협력사라고 무조건 신뢰하면 안 돼요.
사실 1차 협력사가 아니면 무의미하다고 생각되거든요.”
Expert advice_ 3차, 4차 협력사들도 본인들은 ‘모 대기업 계열사’라고 홍보를 한다. 하지만 사실 1, 2차 협력사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다. 대기업에서는 1차 협력사는 쉽게 바꾸기 어렵다. 개발 과정부터 함께할 정도로 존재감이 크기 때문. 2차 협력사까지도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 4차 협력사는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낫다. 기업정보포털을 적극 활용할 것
“홈페이지 정보만 믿었다간 후회하기 십상이죠. 반드시 정확한 매출액, 규모 등을 확인해야 해요. 개인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의 ‘코참비즈(www.korchambiz.net)’ 사이트를 추천해요.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재무제표를 한눈에 볼 수 있죠.”
Expert advice_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sminfo.smba.go.kr), 워크넷(www.work.go.kr)의 ‘통합기업정보’ 검색 등도 활용할 만하다. 회계 지식이 없는 학생들이라면 워크넷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 좋다. 기업 재무제표가 비율로 환산돼 있어 알아보기 쉽기 때문. 재무제표를 볼 때는 3년간 매출액의 증가 추세, 영업이익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지, 부채 비율이 100~200% 이하인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 여직원 비율 보면 회식 문화 보인다
“업무 분위기가 좋은 회사를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중소기업을 선택할 때 여직원 비율을 알아봤죠. 여직원 비율이 높으면 아무래도 회사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선택한 회사에 다녀보니, 회식도 적고 근무 분위기도 부드러워 만족해요.”
Expert advice_ 남자 직원들이 많은 곳보다는 여직원이 많은 곳이 상대적으로 술을 덜 마시고, 다양한 회식 문화가 마련돼 있을 수 있다. 또한 회사 분위기를 살피고 싶다면 면접날 근무 중인 직원들의 표정이나 면접관의 태도를 유심히 지켜볼 것. 직원들의 표정이 밝고, 면접관들이 긍정적인 태도로 면접을 진행하는 회사라면 입사 후 만족하며 근무할 수 있을 것이다.
지하철역 10분 거리에 속지 마
“중소기업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것보다 외진 곳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요. 면접 보러 올 때 직원들이 출퇴근하는 코스를 잘 알아보고, 경험해봐야죠. 면접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 된다’는 말도 믿지 마세요. 실제 입사 후에는 주차 공간 협소로 자가용을 가져오는 것은 꿈도 못 꾸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Expert advice_ 출퇴근 거리가 1시간 30분 이상이 넘어가는 곳은 비추. 체력적으로 힘들고 금방 지치게 된다. 그 이상의 거리라면 기숙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초봉보다는 연봉 상승률이 중요해
“대부분의 취준생들은 초봉에만 집착하죠.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연봉 상승률! 고민하던 몇 개 기업 중 초봉이 높다는 이유로 입사한 회사. 하지만 입사 후 알고 보니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과 연봉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좌절 중입니다.”
Expert advice_ 출판업이나 IT계열처럼 이직률이 높은 업계는 초봉이 높지 않다. 대신 3년 이상의 경력이 쌓이면 연봉 상승률이 꽤 높아진다. 또한 연봉에 포함되지 않는 인센티브도 중요한 변수. 직원 수 대비 영업이익이 큰 기업은 인센티브가 높은 편이니 이 부분을 잘 살펴볼것.
다방면을 두루 배울 수 있는 기회?
“면접에서 다양한 분야를 접하면서 두루 배울 수 있다는 말에 혹하면 안 돼요. ‘다른 회사 가면 3~4년차가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을 여기서는 바로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일을 해보면서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을 수 있다’ 등의 말이 얼핏 들어서는 좋은 기회 같거든요. 하지만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서 결국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떠맡게 된다는 말이죠. 이후에 이직을 할 때도 제대로 된 경력을 쌓을 수 없어 비추입니다.”
Expert advice_ 본인이 희망한 직무 내에서 다방면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인사팀에서 회계업무, 경영관리 등 타 직무까지 담당해야 하는 경우라면 전문성을 전혀 쌓을 수 없기에 경력을 쌓는 것이 무의미하다. 도움말
김달진 KDJ취업컨설팅 대표
<취업? 중소기업!>, <생생 취업토크>의 저자.
학생들에게 ‘강소기업 취업전략’, ‘취업과 진로’에 대한 강의 및 컨설팅을 하고 있다.
글 박해나 기자
사진 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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