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loyment 제 39호 (2013년 07월)





모바일 게임 벤처의 신화 애니팡 선데이토즈를 가다

그들이 사는 세상


스마트폰의 등장은 21세기를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로 바꿔놓았다. 불과 10년 전의 출퇴근길 지하철 안을 상상해보라. 가판에서 돈 주고 사서 읽던 ‘스포츠신문’이 대세인 시절이 있었다. 이후 돈 안 내고 보는 무가지(無價紙)가 등장하며 지하철을 점령하더니 지금은 그마저도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돈 주고 사서 보는 신문이든, 공짜로 뿌리는 신문이든, 그도 아니면 잡지나 책 등 열차 안을 온통 오프라인 종이 매체들이 점령했던 시절.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열에 아홉은 전화기를 만지작거린다. 게임, 동영상, 뉴스, 채팅 등 이용하는 플랫폼은 저마다 다르지만 손에 들고 있는 건 같다.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폰을 대신하며 대세로 자리 잡는 사이 게임 산업 역시 그에 못지않게 거센 변화의 파도를 넘고 있다. 웹 기반 온라인 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대표되던 콘솔 게임은 대세 자리를 물려준 지 오래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손안의 게임, 따로 디바이스를 구입하지 않더라도 전화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게임. 바야흐로 모바일 게임 전성시대다.



모바일·스마트폰 게임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세 글자가 있다. ‘애니팡’이다. 모바일 게임 벤처인 ‘선데이토즈’가 2012년 7월 30일에 선보인 애니팡은 채 1년을 채우기도 전인 2013년 6월 현재 전체 이용자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가진 사람치고 애니팡 깔지 않은 이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국민 게임’이란 말이 괜한 게 아니다.

애니팡은 모바일 게임 최초의 메가히트작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모바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무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선택한 첫 게임이기도 하다. 무료 문자 신화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어 고민하던 카톡에게 애니팡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카톡의 비즈니스 모델을 애니팡이 증명해낸 셈이다.

페이스북 기반의 징가 같은 게임이 히트하기는 했지만, 국내 소셜게임 유행의 서막을 연 것도 애니팡이다. 나와 친한 지인들이 똑같은 게임에 참여하고 랭킹을 매긴다는 기획은 애니팡 신화를 가능하게 한 가장 큰 성공 요인이다.

애니팡을 히트시킨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매출액 238억 원, 당기순이익 76억 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 50명 남짓한 게임 벤처가 거둔 실적으로는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다. 애니팡 신화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뭉쳤다. 청강문화산업대 게임 전공 3인방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경기도 분당에 자리한 선데이토즈를 방문해 평소 궁금증을 작정하고 풀어놨다.


왜 동물이지?
사실 애니팡이 모바일에서 첫선을 보인 건 아니다. 싸이월드를 플랫폼으로 이용한 PC 버전이 먼저다. 지금도 싸이월드에서 PC 버전 애니팡을 즐길 수 있다. 대표이사가 집에서 강아지를 키운다. 워낙 동물에 친숙해 동물 캐릭터를 생각해냈다. 비슷한 포맷의 서양 게임은 보석이나 도형 같은 기하학적 무늬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동양인 정서에는 동물이 더 맞다. 특히 애니팡이라는 게임 자체가 감성적으로 접근한 소셜게임이다 보니 우리 정서에 맞는 캐릭터를 디자인하게 됐다. 요사이 동물 게임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트렌드다.

게임 개발,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우선 게임 개발 기간만 놓고 보자.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 개발 기간은 길어야 6개월에서 끝난다. 웹 기반의 MMORPG 같은 게임은 3년, 길게는 5년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비하면 모바일 게임의 개발 기간은 무척 짧은 편이다. 아무래도 게임 자체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스크린 사이즈도 작고, 스토리라인도 단순하다. 또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그때그때 업데이트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이 쉽고 잘만 하면 돈도 된다 하니, 비게임 산업군에서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전체 50여 명의 직원 중 개발 인원이 40여 명에 이른다. 개발에는 기획, 프로그래밍, 디자인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렇다고 한 가지 게임 개발에 40명 전체가 매달리는 건 아니다. 처음엔 3명의 최소 인원으로 팀을 꾸린다. 기획, 프로그램, 디자인이다. 이 3명이 만든 프로토타입을 전체 직원이 모니터링한다. 여기서 반응이 좋으면 정식 개발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다. 애니팡 개발에도 그렇게 많은 인원이 투입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3000만 명 이상이 즐기고 있다. 초기엔 너무 많은 이용자가 몰리다 보니 서버 개발자가 한 달 내내 집에 못 들어가기도 했다. 육체적·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쳐 있었을 때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히트할 줄 몰랐다.



홍보 없는 히트가 가능해?
애니팡은 정말 특별한 홍보 마케팅이 없었다. ‘어느 정도 되겠다’는 감은 있었지만 메가히트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소셜게임이라는 장르 자체가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흐르게 돼 있다. 이게 광고보다 더 무섭다. 특히 한국인은 ‘소외된다’는 사실에 굉장히 민감하다. 이것만 잘 파고들면 소셜게임의 승부는 끝났다고 봐도 된다.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입소문만 잘 타면 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보라. 동남아시아의 한 파워트위터리안이 언급하면서 유럽으로 확대된 케이스다. 소셜게임도 이와 같다.

‘레벨 디자인’은 얼마나 걸리지?
기간은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건 완성한 디자인이 정답은 아니란 거다. 개발자 혼자만 봐선 알 수도 없다. ‘밸런싱이 잘 잡혔다’고 많은 사람이 동의할 때까지 해봐야 한다. 심지어 어떤 게임은 론칭 후에 고객의 지적으로 디자인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메커니즘 자체가 깨지는 나쁜 예다. 앞서 이용한 유저들은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게 게임에 대한 애정이 떨어지면 이탈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레벨 디자인은 사전에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개인 작업이 많은데, 팀워크는?
팀워크는 기업 문화와 직결된 부분이다. 선데이토즈는 기업 문화를 굉장히 중요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집안마다 분위기, 그 집에서 중요시하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 등이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비전, 미션, 소중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 필요로 하는 인재상, 원칙 등이 저마다 다르다. 워낙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기업 문화가 처음부터 제대로 세팅돼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질적인 배경과 가치관을 지닌 여러 사람이 기업 문화라는 자석에 달라붙는 그림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선데이토즈에는 해야 할 것 10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 10가지가 있다. 워크숍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정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팀 이기주의는 버리자, 혼자 말고 함께 일하자, 동료를 모함하거나 헐뜯지 말자, 이해하지 못한 것에 동의하지 말자 등이다.



Job Interview 김영을 선데이토즈 이사(COO)


“경험 있는 인재가 최고”


경력 아닌 신입사원도 뽑나요?
직군별로 다르지만 신입도 뽑아요. 경력을 선호하긴 하죠. 총도 못 쏘는 군인 데려와 훈련시킬 순 없거든요. 아무래도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신입도 인턴십 경험이 있는 경우를 선호해요. 하지만 신입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열정과 패기죠. 원하는 기업을 정해 해당 회사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는 등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이력서를 받아보면 개발, QA 등 다 할 수 있다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신입이 그런 멀티플레이어인 경우는 거의 없죠. 반대로 말하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뜻이에요. 100% 떨어진다고 봐야죠.

경험이 없으면 엄청 불리하겠네요.
인턴십 경험 같은 게 없다 하더라도 자기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보는 게 중요해요. 아이디어는 전 세계에 깔려 있어요. 그걸 현실로 만드는 게 중요하죠. 팀을 짜 졸업작품을 만든다든가, 실제 서비스를 해보면 금상첨화죠. 다양한 실험이냐, 완성도 있는 하나이냐로 굳이 구분한다면, 회사 입장에선 후자에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자소서 등 서류 전형 노하우가 있나요?
하루에도 들어오는 이력서가 엄청 많아요. 일단 커리어부터 확인한 후 자소서를 읽게 되죠.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예요. 장남인지 몇째 딸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필요 없는 성장과정만 늘어놓은 다음, 선데이토즈에 입사하려는 이유는 끝에 달랑 한 줄이에요. ‘최선을 다하겠다’는 거. 이런 자소서로는 인사담당자를 감동시킬 수 없어요.

면접에선 주로 뭘 보시나요?
직군에 대한 전문성, 이해도가 우선이죠. 또 하나 중요한 게 인성이에요. 면접에 임하는 태도나 대답하는 모습만 봐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알 수 있어요. 기업은 여럿이 똘똘 뭉쳐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곳이에요. 실제로 게임 개발은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 인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죠.

방학 기간 동안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인턴십 경험이 가장 좋을 듯해요. 해당 직군과 기업 분위기를 익히면 취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예요. 선데이토즈에도 인턴 출신이 상당히 많아요. 결국 얼마나 열심히 뛰어다녔느냐, 즉 열정의 차이죠.



글 장진원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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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3-07-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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