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이 중요한 만큼 인턴 선택도 중요하다.” 인턴을 단순 ‘스펙 쌓기’로 치부하는 일부 구직자를 향한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조언이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 ‘채용전제형 인턴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턴들의 생존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턴 채용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꼽은 ‘살아남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인턴 생존 기술] 직무 적합성·적극성·예의범절 삼박자 갖췄다면? 내일은 정규직!
인턴 채용의 핵심 ‘직무 적합성’
인턴의 본래 목적은 향후 진로로 삼을 직무를 미리 경험해보는 데 있다. 따라서 인턴이야말로 ‘직무 중심’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업 인사담당자 역시 인턴 선택 기준을 ‘직무’로 꼽았다.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인턴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는 것. 특히 채용전제형 인턴의 경우는 일반 인턴 전형보다 경쟁률이 높은데, 그렇게 어렵게 합격했음에도 적성에 맞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그만둬야 하는 사례를 종종 목격한다는 것이다.

동계 인턴 채용에 한창인 동부화재 인사담당자는 “서류전형과 면접의 심화 질문을 통해 직무 관련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역량을 쌓았는지를 평가할 계획”이라며 “특히 영업 관리는 설계사 교육 및 코칭능력, 목표를 향한 추진력 등을 주로 보기 때문에 상품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 등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부화재는 이번 인턴 채용에서 30명 안팎을 채용해 평균 60%에게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인턴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김용채 이랜드 ESI 전략기획실장은 “이번 이랜드 하반기 공채 면접 때 명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학점도 높은 고스펙 지원자를 떨어뜨린 적이 있다. 다 가졌지만 단 하나, 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회사는 반드시 직무와 관련된 열정과 꿈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 채용담당자 역시 “자기 정리가 잘 된 사람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그에 맞는 경험과 비전을 가진 사람을 우선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의에 적극성까지 갖추면 ‘우수인턴’ 등극
인턴에게는 회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선배’다. 선배에게 깍듯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현대백화점그룹의 한 계열사 채용담당자는 “인턴의 기본은 예의바른 태도”라며 “그동안 많은 인턴을 만나왔지만 인사성 밝은 인턴이 단연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선배가 시킨 일을 적극적으로 처리한 인턴은 우수한 평가를 받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한 제조업 채용담당자 역시 인턴에게는 예의가 기본이라고 말한다. 특히 업종 특성상 제조업은 더욱 성실하고 예의바른 인턴을 선호한다는 것. 이 담당자는 “제조업은 한 프로젝트를 길게는 수십 년씩 도맡는 구조로 기업 문화가 보수적”이라며 “광고나 서비스업종의 경우 남들과 다른 창의적인 인재를 선호할 수 있지만 제조업은 긴 호흡의 업무를 성실하고 근면하게 잘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일부 인턴 근무자 중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압박감에 너무 소극적인 태도로 회사생활에 임하거나 반대로 너무 과도한 모습으로 마이너스 점수를 받는 경우도 있다. 취재 도중 만난 모 기업 인사 담당자는 “후배 인턴 직원이 선배들에게 너무 극존칭을 사용하고, 과도한 칭찬을 남발해 회사 직원들이 모두 부담스러워했다”며 “그 인턴과 함께 밥을 먹는 것조차도 꺼려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신길자 코리아써치경력개발연구소장(<언니네 취업가게> 저자)은 “정규직 전환에 과도하게 부담을 가질 경우 오버해서 ‘과하다’는 인상을 주거나 반대로 매사 조심하다 보니 ‘소극적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 소장은 이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자기 본연의 모습을 숨기는 거짓된 태도는 좋지 않다”며 “심지어 현직 선배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느라 인턴 동기들과 어울리지 못해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턴 생존 기술] 직무 적합성·적극성·예의범절 삼박자 갖췄다면? 내일은 정규직!
글 이도희 기자 | 사진 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