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기, 취업 준비 등에 지친 20대를 위한 강연이 부쩍 많아졌다.
취업, 진로, 연애 등 강연 주제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강사들이 너무 우러러 보여서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무척 좋긴 하지만 어쩐지 ‘넘사벽’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대학생들이 또래 대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준비한 강연이 있다면 어떨까? 대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강연을 소개한다.


GLC(Global Leaders Club)
[대학생 손으로 만드는 강연 프로젝트] 20대에 의한 20대를 위한 강연, 네 꿈을 펼쳐라!
[대학생 손으로 만드는 강연 프로젝트] 20대에 의한 20대를 위한 강연, 네 꿈을 펼쳐라!
GLC는 2006년 대학생 순수연합자치 동아리로 시작했다. 종교적, 정치적 색깔을 배제하고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오로지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동아리다. 현재 18기 모집 중이고 7년 동안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아리를 거쳐 갔다. 한 기수가 100명 남짓 학생들로 구성되며 6개월 동안 활동한다. 동아리는 대외홍보팀, 전략기획팀 등 8개 부서를 갖추고 있다. 토론대회와 학술탐방, 공개강연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GLC 공개강연
대학생이 갖추어야 할 소양 및 국제정치·경제와 관련된 주제로 강연을 기획하고 있다. 공개강연은 매년 2차례 열리며 지금까지 8회 차 공개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에는 예비역 육군 중장 서경석 장군, 윤영미 전 아나운서, 김의수 CJ레이싱팀 감독, 박현우 이노버스 대표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강연 주제를 정하고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은 GLC 대외홍보팀의 몫이지만, 강연 장소 대관과 홍보 포스터 제작 등은 다른 팀과 힘을 합쳐 진행한다. 매 강연마다 200명 정도의 청중이 참석한다.



ASE(Assist your Success & Experience) 프로젝트
[대학생 손으로 만드는 강연 프로젝트] 20대에 의한 20대를 위한 강연, 네 꿈을 펼쳐라!
ASE 프로젝트는 대학생들의 성공과 경험을 응원하고자 만든 연합동아리다. 작년 3월 중앙대 재학생들이 졸업생 특강을 기획하면서 조직한 강연기획단으로 시작해, 지금은 나름의 조직을 갖춘 연합동아리로 성장했다. ‘CASE’(네트워킹 파티), ‘WASE’(졸업생 특강), ‘BASE’(인문학) 등 3개 팀으로 이루어져 있고 24명의 학생들이 활동 중이다. 두 개의 강연프로그램과 시간관리프로그램·경영관리사례분석 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ASE, 패션에이드(Passionade)
‘CASE’는 중앙대 졸업생 특강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전국의 대학생 누구나 연사로 참여할 수 있다. 지금까지 5회째 강연을 진행했고, 사회초년생이 된 중앙대 졸업생 10명이 연사로 참여했다. ‘패션에이드’는 2013년 11월 ASE에서 진행했던 또 다른 강연프로그램이다.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대학생들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했고, 실제 대학생들을 연사로 섭외해 강연을 진행했다. ASE 프로젝트의 목표는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아레테(Arete)

SONY D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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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경희대에서 세운 교양교육 기관이다. 아레테는 2011년에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스터디 그룹으로 출발했다. 아레테란 ‘탁월성’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최고의 구두를 만드는 게 구두장이의 아레테이듯 학생이 학생으로서 아레테를 갖추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아레테는 독서토론회와 시사토론회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연은 2013년부터 시작했다.

대학생 레알 사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레테는 2013년 두 차례 강연을 진행했다. 6명의 학생들과 지도교수가 함께 강연을 준비했다. 1회 강연은 ‘대학생 레알 사전’이란 이름으로 작년 4월에 열렸으며, 2회 강연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라는 이름으로 11월에 열렸다. 1, 2회 강연을 합해 총 300명이 넘는 청중이 참석했다. 서툴지만 나름의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대학생들이 또래 대학생 청중과 교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자는 뜻에서 강연을 열었다. 1, 2회 모두 경희대 학생들이 연사로 나서서 ‘너의 꿈은 뭐니’, ‘공대생의 인문학’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AK몰 서포터즈 MVP
[대학생 손으로 만드는 강연 프로젝트] 20대에 의한 20대를 위한 강연, 네 꿈을 펼쳐라!
MVP는 AK몰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마케팅 서포터즈다. 2009년 1기 모집을 시작으로 현재 12기가 활동 중이다. 40명으로 구성된 한 기수가 4개월간 활동한다. MVP가 되면 온라인상에서 각종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금까지 MVP 활동의 일환으로 두 차례의 강연을 진행했다.


청춘의 자격, 연애 레시피
3월과 10월 각각 ‘청춘의 자격’, ‘연애 레시피’라는 이름으로 강연을 열었다. 주제도 ‘취업’, ‘연애’, ‘SNS’ 등 20대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법한 것으로 정했다. AK몰 서포터즈가 진행하는 강연이지만, AK몰은 지원금과 리허설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연전문가를 파견할 뿐, 장소 대관, 연사 섭외, 강연주제 선정까지 전적으로 대학생 서포터즈의 몫이다. 외부에서 섭외한 전문가뿐만 아니라 대학생 서포터즈들도 연사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독특한 점이다.



트립플럿
[대학생 손으로 만드는 강연 프로젝트] 20대에 의한 20대를 위한 강연, 네 꿈을 펼쳐라!
원래는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이 모여 만든 스터디였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과 여행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청춘여담’이라는 이름의 강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강연을 기획하면서 대학생들도 강연기획단에 참여하게 됐고, 강연기획단 이름도 ‘여행(trip)’과 ‘구성(plot)’이라는 뜻의 영단어를 조합해 ‘트립플럿’으로 바꿨다. 대학생과 일반인이 함께하는 강연기획단인 셈이다.


청춘여담(靑春旅談)
2013년 8월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제1회 청춘여담’이 열렸다. 세계 여행을 가고 싶은데 계획을 짜기 전에 경비 마련부터 걱정이라는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자비를 들이지 않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배성환, 류시형, 문현우, 이동진 등 네 사람을 연사로 섭외했고, 연사들이 자기의 여행준비 경험담을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당일 강연에 1000명이 넘는 청중이 참석했는데, 강연전문가가 아닌 10명의 일반인과 학생이 3개월에 걸쳐 준비했다.


MINI interview
“기업 후원 받아 강연을 더욱 풍성하게”
박민호 GLC 회장(인하대 소비자 4)

Q 강연을 기획하면서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나요?
A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기획하고, 기업의 후원을 받아요. 우리가 광고 UCC를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기업에서 음료수 등을 지원받는 식이죠. 연사들은 취지에 동감해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강연을 해주었고요.


Q 직접 강연 기획을 해보니 어떻습니까?
A 강연 기획이란 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에요. 장소 대관과 연사 섭외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홍보 포스터를 직접 디자인해서 캠퍼스 게시판에 게시하고 브로슈어를 만들어서 나눠주는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해야 합니다. 강연 하나를 위해서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해요.


Q 강연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A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막상 강연이 끝났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어요. 우리가 직접 강연을 기획해서 만들었다는 게 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글 장한별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