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면접 노하우가 적힌 책을 뜯어보길 몇 시간째. 이제는 어느 정도 자기소개서와 면접장에서 해야 할 행동에 대해 마스터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고? 다시 한 번 자기소개서를 찬찬히 들여다보라.

‘저는’, ‘제가’라는 말이 곳곳에 침투해 있고, ‘귀사’와 같은 표현이 습관처럼 적혀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그 ‘느낌적인 느낌’은 틀렸다.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자제해야 할 단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자소서·면접장의 금기어] 무심코 던진 그 단어, 탈락 이유 될 줄이야
Ⅰ자기소개서

[성장 과정·학창 시절] 가족 소개하지 말고 네 소개를 해!
Worst Word O남 O녀 중 0째로 태어나, 제 가족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항목은 바로 ‘성장 과정’. 처음 읽히는 문장인 만큼 집중해서 신중하게 작성해야 한다. 아직도 ‘1남 1녀’로 시작하는 자기소개서가 있을까 싶지만, 뜻밖에 많은 지원자가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성장 과정을 적을 때는 가족 이야기를 최대한 줄이자. 인사담당자는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지원자의 가치관이나 성향을 보고 싶어 한다. 가족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다.


[장·단점] 단점 없는 사람은 없다
Worst Word : 자주 ~한다, 번번이, 단점이 없는 게 단점이다
자신의 장점이라며 여러 단어를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은 좋지 않다. 외향적인 성격, 세심함, 계획적인 생활 등 자기자랑만 늘어뜨리다 보면 거부감이 생기기 마련. 객관적인 근거로 자신을 나타내야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단점을 장점처럼 쓰는 경우. 왜 장·단점 항목을 따로 두는지 파악하지 못한 경우다. 대신 단점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또한, 단점을 쓸 때는 단점이 ‘자주’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따금’ 생기는 일을 강조하기 위해 ‘종종~할 때가 있다’, ‘~한 편이다’ 등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지원 동기·입사 후 포부] 막연한 애정 표현은 자제하라
Worst Word : 글로벌 1위로 만들겠다, 충성을 다 하겠다, 만약 ~ 한다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말해야 하는 항목. 막연히 기업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거나 칭찬을 하면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 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풀어나갈지 생각하자. 예를 들어, 영어 공부 계획을 말하고 싶다면 ‘토익 점수 900점까지 올리겠다’가 아니라, 영어가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 왜 필요한지 생각해보고 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점을 말해야 한다.

‘글로벌 1위로 만들겠다’와 같은 과도한 목표도 금물. 해당 직무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성과에 대해 말해야 한다. ‘현재는 부진하지만, 앞으로 우뚝 서게 하겠다’와 같이 기업을 함부로 깎아내리는 것도 감점 요인이다. 원래 조직원들을 흉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만약 ~ 한다면’ 등의 가정하는 접근도 수동적으로 비치니 사용을 줄일 것.



Ⅱ 면접

겸손함과 자신감 사이 ‘중간’을 찾아라
Worst Word : 늘, 항상, 남녀노소 누구나

겸손함과 자신감은 지원자가 갖춰야 할 면접의 기본 태도다. 문제는 그 기준을 찾는 것. 겸손함은 자기비판이 아닌, 예의를 갖추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깎아내리며 비굴해질 필요가 없다. 면접관과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겸손함의 기준을 찾을 것. 반대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과도하게 자기 PR을 하는 지원자의 경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다. 자만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자신만의 역량을 어필해야 한다.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며 리더의 경험을 꺼내거나 ‘사교적인 사람’이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은 과도한 자신감의 표현이니 자제해야 한다.


지원 동기를 말하는 두 가지 방법
Worst Word : 근거 없는 기업 비판, 고객 입장 강조

짧은 시간의 면접에서는 적극적인 지원 동기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해당 기업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 제시해야 한다는 말씀! 이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자신이 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항을 말하거나 기업의 어려움이나 문제점을 발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의 경우 제대로 답한다면 엄청난 플러스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비판하거나 과격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탈락으로 가는 지름길. 고객의 입장보다는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어려운 단어를 쓰려고 노력하지 마라
Worst Word : 영어 단어, 한자어, 사무적 용어
소위 ‘있어 보이는’ 단어를 써서 자신을 어필하려는 지원자들이 있다. 이러한 표현 방법은 이해를 돕기는커녕 방해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A 및 B’ 같은 표현보다는 ‘A와 B’가 편하고 쉽게 들린다. 어설프게 문장 중간 한자어나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지양할 것.



자소서 자판기 탄생?!
해커 이두희 씨가 만든 ‘자소설닷컴’ 눈길
[자소서·면접장의 금기어] 무심코 던진 그 단어, 탈락 이유 될 줄이야
얼마 전 종영한 tvN의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2’에서 몇 안 되는 일반인 참가자이자 ‘천재 해커’로 화제가 된 이두희 씨가 취업준비생을 위한 웹사이트 ‘자소설닷컴(jasoseol.com)’을 오픈했다. 이 씨의 인기에 힘입어 오픈 한 달 만에 누적 방문자 수가 4만 명에 달한다. 자소설닷컴은 2014년판 ‘자기소개서 풀패키지’를 표방한다. 이두희 씨 외에도 전 서울대 동물생명공학과 총학생회장이자 현재 같은 대학 컴퓨터공학 대학원 13학번인 박수상 씨, 숙명여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김상은 씨가 참여했다. 자소설닷컴의 특징은 자기소개서를 한 곳에 임시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쓸 수 있다는 점. 이름만 달리 설정해 놓으면 어느 기업의 자소서든 무한대로 구분해 저장할 수 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실질적인 수장 박수상 씨가 취업을 준비하는 주변 동기들에게서 얻었다고. 박 씨는 “자소서를 쓸 때 대부분 수십 개의 메모장 프로그램을 열어두고 기업별로 쓰는데, 이렇게 하면 결국엔 헷갈릴 수밖에 없다”면서 “집이 아닌 학교 전산실이나 카페 등 외부의 공유 컴퓨터를 사용할 때 에러가 나는 경우도 많아서 이런 점을 두루 보완하고자 했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자소설닷컴에는 맞춤법 검사, 사전, 활용속담 및 명언 등의 서비스도 있다. 앞으로는 기업별 맞춤 자소서와 인재상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런 표현도 좋지 않아! 〉

‘저는, 제가, 저의’ 등 1인칭 대명사
자기소개서에 담긴 내용은 100% 자신의 이야기다. 굳이 쓰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단어다.

접속사
접속사가 많으면 지저분해 보이니 꼭 필요한 경우만 쓸 것. 접속사가 없어도 뜻이 통한다.

속담, 명언
인사담당자가 자기소개서를 읽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남의 말이 아닌 지원자의 삶을 듣고 싶어서다. 자신의 가치관을 설명하기 위해 쓰는 속담이나 명언, 다른 사람도 다 쓴다.

귀사
귀사는 남의 회사를 말할 때 쓰는 단어. 자신의 회사라고 생각하고 말할 것.

성별이 드러나는 단어
“~한 여자(남자)입니다”라고 성을 어필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한 직장인, ~한 지원자”와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현명하다.


글 이도희·김은진 기자 │ 도움말 신길자 언니네 취업가게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