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마녀사냥’에서 샘 해밍턴이 이런 말을 했지.
“속궁합이 맞지 않아서 결국 이혼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대놓고 털어놓지 않아서 그렇지, ‘속’ 때문에 속상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우리의 ‘속’사정
Q ‘예쁜 커플’, ‘훈훈한 커플’ 등 이런 말은 어디를 가나 우리 커플에게 쏟아지는 칭찬이야. 남들이 보기에 우리 둘은 척하면 척! 정말 잘 맞는 커플이니까. 단, 겉으로만. 사실 우리에겐 말 못할 사정이 있어.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고 성격도 잘 맞지만, 섹스할 때는 뭔가가 잘 안 맞는 것 같아. 그 ‘잘 맞는다’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서로가 삐거덕댄다는 거야. 나는 억지로 신음을 내거나 느끼는 척을 해서 남친을 안심시키려고 해. 자세를 바꿔보고 분위기를 새롭게 해봐도 별 효과가 없어. 이런 걸 두고 ‘속궁합이 안 맞다’고 하는 건가 봐. 우리도 결국은 헤어지게 되는 걸까.


A 얼마 전 어느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결혼 후 가장 중요한 궁합’에 대해 조사했다. 1위가 ‘속궁합’. 남자들의 62%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설문에서 돌싱녀의 82%는 ‘외모보다 속궁합 맞는 남자가 더 좋다’라고 했다. 이처럼 ‘속궁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랑을 완성하는 조건 중 하나다.

본래 궁합은 사주팔자와 오행을 풀어보는 것이지만, 속궁합은 ‘섹스가 얼마나 잘 맞나’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흔히 ‘환상적인 속궁합’을 위한 조건으로 남녀의 신체 조건을 꼽곤 한다. 즉 오르가슴을 불러오려면 남녀의 성기가 맞춘 듯이 잘 들어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사이즈에 민감하고, 여자들은 케겔 운동(질 근육을 향상시키는 운동)이나 수술까지 감행하며 질 수축력을 높이려 한다.

그러나 속궁합은 물리적인 조건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섹스는 서로의 몸을 사랑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속궁합이 좋다’라는 말은 분위기, 정신적인 교감뿐만 아니라 그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뜻. 이를테면, 어느 한 쪽이 원할 때 호응하며 적극적으로 사랑을 나누는 게 속궁합이 좋은 커플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서로가 바라는 분위기와 성적 취향에 관해 이야기하고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이즈나 케겔 운동은 그 다음 문제라는 말씀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내 몸이 퍼즐처럼 딱 맞아 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나와 안 맞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것도 아니다. 각기 다른 퍼즐 조각이 한 번에 맞는 것은 확률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퍼즐을 함께 맞춰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사랑을 나누고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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