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하면 아무 문제없어!”라고 큰소리 뻥뻥 치는 이 남자,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문제 있는 문제
Q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피임은 필수!
매우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 우리는 ‘질외사정’으로 피임을 하고 있어.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에 콘돔을 쓰자고 했지만 남자친구가 워낙 자신 있게 “나만 믿어”라고 해서…. 나는 가임기가 언제인지 철저하게 계산하면 되고, 남자친구도 잘 조절할 수 있다고 하니 위험할 일 따윈 없다고 믿었거든. 하지만 생각처럼 안 되더라고. 갑작스레 사랑을 나누기라도 하면 그때마다 사후 피임약을 처방받아서 먹곤 해. 근데 이게 너무나 께름칙하단 말이지. 약을 처방받으려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마치 죄지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약을 자주 먹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거든.
우리 이렇게 피임해도 괜찮은 걸까?


A 제발 잊지 말자. 질외사정은 ‘피임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콘돔이나 사후 피임약이 없었던 먼 옛날에는 질외사정이 최선의 피임법이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충분히 안전한 피임법이 많이 있으니 피임 성공률이 73%에 불과한 질외사정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질외사정은 이론상으로 굉장히 안전한 방법처럼 느껴진다. 남자가 사정하기 전에 여자의 몸에서 빠져나오므로 정자와 난자가 만날 일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섹스 할 때 완벽한 타이밍에 성교를 끝낼 수 없을뿐더러, 이미 질 안으로 들어간 남자의 눈물, ‘쿠퍼액(남자가 흥분하면 요도를 타고 나오는 맑은 액체)’에도 수천 개의 정자가 있기 때문에 100% 피임은 불가능하다. 여자의 몸에 들어가기 전에 쿠퍼액을 닦아내거나, 자신의 사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임신 가능성이 줄겠지만 매번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감당하지 못할 일은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상책. 순간의 쾌락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월경 주기에 의존해 피임을 하는 방법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 ‘월경 주기 조절법’은 자신의 배란 예정일을 예상하고 가임기를 피해 관계를 갖는 것을 말하는데, 예상은 예상일 뿐, 가임기가 아니라고 해서 100% 피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율이 25%나 되는 위험한 방법. 특히 생리 주기가 들쑥날쑥하다면 더욱 그렇다. (배란일을 계산할 수 있다는 사실엔 박수를 보낸다.)

가끔 ‘피임법’에 대해 무식(!)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를테면, 정자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몸을 재빨리 일으킨다든가, 섹스 직후에 질 세척을 하면 피임이 된다는 속설 말이다. 심지어 가장 안전한 기간이라며 생리 기간 중에만 섹스를 한다는 사람도 있다. 물론 모두 잘못된 피임법이다.

그 어떤 방법도 100% 피임에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 성공률이 높은 피임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굳이 자궁경부 마개, 피임용 거품, 피임 필름, 자궁 내 기구와 같은 어렵고 복잡한 방법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갑 깊숙이 콘돔을 챙겨두기만 해도 섹스의 즐거움은 배가될 것이다.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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