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우먼
[영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더우먼
감독 닉 카사베츠
출연
카메론 디아즈, 레슬리 만, 케이트 업톤,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영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더우먼
짧고 가벼운 연애를 즐기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온 변호사 칼리(카메론 디아즈)는 완벽해 보이는 남자 마크(니콜라이 코스터 왈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와 진지한 관계를 생각하게 되지만, 그를 깜짝 놀래주기 위해 몰래 집으로 찾아갔다가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한다. 칼리와 맞닥뜨리고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은 마크의 아내 케이트(레슬리 만). 이제껏 남편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그녀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못해 엉뚱하게도 칼리에게 신세한탄을 하게 된다. 남편의 애인과 아내라는 앙숙 관계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는 기묘한 우정이 생겨나고, 칼리는 케이트에게 이혼을 충고하며 격려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마크에게 또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칼리와 케이트를 만나 진실을 알게 된 마크의 또 다른 내연녀인 미모의 20대 여성 엠버(케이트 업톤)는 그녀들과 의기투합해 마크를 혼내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세 여자는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마크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닉 카사베츠가 연출한 로맨틱 코미디 ‘아더우먼’은 아내와 정부들의 의기투합이라는, 현실에서는 있을 법하지 않은 기묘한 연대를 보여주는 영화다. 보통의 삼각관계라면 한 사람을 사이에 둔 연적이어야 하는 칼리와 케이트가, 상대방에게 적개심을 품는 대신 묘한 동정심과 연대의식을 느낀다. ‘아더우먼’이 평범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화법을 따라가면서도 독특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칼리와 케이트의 미묘한 감정의 추이를 비교적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사는 칼리가 느끼는 불안감,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고 살아왔던 케이트가 겪는 자괴감은 두 여성의 연대를 설득력 있게 만드는 매우 현실적인 장치이다. 한 남자에게 농락당한 세 여성이 힘을 합쳐 남자에게 복수한다는 설정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남편의 바람기를 알고도 이혼을 망설이는 케이트, 겉으로는 자신만만하지만 기댈 수 있는 누군가를 은연중에 바라게 되는 칼리의 모습은 동서를 막론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대개는 겪어야만 하는 삶의 아이러니를 반영한다. 이렇듯 탄탄한 현실의 무게를 딛고 있기에 마냥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사랑을 쟁취하기보다는 자아를 쟁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여자의 모습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오래된 경구를 낡고 무의미한 것으로 보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달의 추천 영화

퓨리
[영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더우먼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출연 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라보프, 마이클 페나

제2차 세계 대전 말의 서부전선, 패전 위기에 몰린 독일군의 극렬한 저항으로 인해 미군은 이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상황에 몰려 있다. 전차장 워 대디(브래드 피트)는 수차례의 전투 끝에 남은 단 한 대의 탱크 ‘퓨리’와 신참을 포함한 오직 4명의 부대원들만을 데리고 적진으로 침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본능만이 남은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대작.



헝거게임 : 모킹제이

[영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더우먼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
출연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수잔 콜린스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헝거 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12개로 나뉜 구역을 통치하는 가상의 독재국가 판엠이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고안한 생존 게임. ‘헝거 게임’에서 동생을 대신해 출전한 여전사 캣니스(제니퍼 로렌스)가 뛰어난 활솜씨로 우승하지만, 이후 자신의 고향이 파괴되자 반란군의 혁명 지도자가 되어 독재를 끝내기 위한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액트 오브 킬링

[영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더우먼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 신혜수
출연 안와르 콩고, 허만 코토, 시암술 아리핀, 이브라힘 시니크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은 1965년 인도네시아 쿠데타 군이 반공을 명목으로 100만 명 이상을 살해한 실화에 기초한다. 40년이 흐른 현재 대량 학살을 주도한 안와르 콩고와 가해자들에게 감독은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볼 것을 제의하고, 이를 다큐멘터리로 담았다. 자신들의 범죄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가해자들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글 최은영 영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