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취미를 넘어서, 그 사람의 성격을 보여주기도 하는 수집. 특정한 물건들을 수집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버지의 취미를 그대로 이어 받아”
우표, 복권 수집가
장진욱(국민대 전자공학 3)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이런 물음이 저절로 나오게 만드는 그의 수집품들. 한눈에 봐도 몇백 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아버지께서 모아 오신 것들을 그대로 물려받아,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우표는 대략 1000개 정도, 복권은 2000개 정도라고 한다. 그중에는 88올림픽 시리즈, 악보 시리즈 등 요즘 20대들에겐 생소한 우표들도 가득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크리스마스 씰도 모으고 있다. 씰을 파는 날에 학교를 가지 못했을 때는 다른 학교에 가서 구해 왔을 정도로 수집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하다. 조금 더 독특한 것은 복권이다. 주택복권은 1회부터 꾸준히 모아 그 양이 상당하다. 우표와 복권을 수집하는 이유는, 짧은 주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부피도 크지 않아 보관이 용이하기 때문. “수집이 그저 재미있는 취미나 생활의 활력소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모으는 사람의 성실함을 나타내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는 그의 말에 동감! “캠퍼스 잡지의 매력에 빠져 모으기 시작”
캠퍼스 잡지 수집가
장유정(영남대 경영 2)
대학에 입학해서부터 지금까지, <캠퍼스 Job&Joy>, <대학내일>,
모자, 음반 수집가
윤태호(서경대 경영 2)
중학생 때부터 모아온 모자들이 모두 70개. 그 시작은 단순히 “너 모자 잘 어울린다!”라는 친구의 한마디였다. 모자의 개수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처음엔 별 느낌 없이 모았던 것들인데 이제는 아이템 하나하나에 애정이 생겨 자식 같이 느껴질 정도라고. 돈이 많이 들지는 않느냐고? 전혀. ‘비싼’ 모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모자’자체를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덜하다.
모자와 함께 모으고 있는 것은 음반. 100개 정도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모으게 된 계기는 첫 음반의 주인공 ‘에픽하이’ 덕분이었다. 에픽하이의 4집 앨범을 계기로 힙합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줄곧 힙합 음반들을 모아왔다. 요즘은 인디 음반도 모으고 있다고. “음반에는 음악뿐만 아니라 사진, 글 등 숨어 있는 재미들도 많기에 그만큼 소장가치가 있다”는 게 그의 의견.
여행 중 이런 수집 어때?
“오늘은 파리로 한잔해볼까?”
술잔 수집가 박다연(가천대 국어국문 4)
올 여름, 런던의 타워브리지가 새겨진 술잔을 시작으로 파리, 이탈리아, 체코 등의 술잔을 모았다. 각 나라의 특성이 드러나야 하는 건 술잔을 고를 때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기준! 파리에서 산 쭉쭉빵빵 비키니 모양의 술잔처럼 개성도 중요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은 다연 씨가 술잔을 수집한다는 얘기에 주당으로 오해하며 웃기도 했다고. “세계 각국의 플레잉 카드, 굉장한 추억거리가!”
카드 수집가 황유진(건국대 영상 4)
2009년부터 플레잉 카드수집을 시작했다. 미국, 터키, 독일, 영국 등의 카드를 모았지만, 가장 맘에 드는 것은 터키의 카드. 다른 기념품보다도 특히 카드가 맘에 들었던 이유는 카드 앞, 뒷면마다 각 나라의 그림과 사진이 있어서 더 큰 추억이 되기 때문. 카드로 전 세계의 모습을 남기는 것도 의미 있게 여행을 기록하는 하나의 팁!
글 김수아 대학생 기자(건국대 국어국문 4)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