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인턴실습 중인 당신을 위한 인문학

▶ QUESTION
기업 인턴실습이 한창인 가운데 드라마 ‘미생’ 등을 통해 ‘올바른 인턴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이 인턴에게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일지 인문학적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 SOLUTION
최근 기업들은 공채보다는 인턴을 더 선호하고 있다. 지원자의 실제 역량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채용의 오류도 줄이기 위해서다. 공채에서 지능, 탁월한 경험, 성공적 요소 등 ‘머리 역량’을 본다면, 인턴 채용 땐 스펙보다는 열정, 소통능력 등 ‘몸 역량’을 본다.

특히 스펙이나 어학성적, 해외연수 등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인턴 제도를 권장한다. 꼭 인턴이 공채보다 안 좋다는 정설은 없다. 회사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인턴과 공채의 차이가 없어지고 오히려 인턴사원들이 더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은 자주 옮겨 다니지만 열정과 관계 중심적인 사람은 한곳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말하는 인턴 인재는?
정채봉의 에세이집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에 실린 ‘콩씨네 자녀교육’이라는 시가 있다.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콩을 외지에서 키우면 콩나무가 되고 온실에서 키우면 콩나물이 된다는 시인의 말처럼, 모든 기업은 콩나무로 자랄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남이 모든 것을 해주는 환경이 아니라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삶, 그것이 기업이고 사회다.

그럼 어떤 콩나무가 돼야 할까. 대부분의 회사는 인턴의 태도를 평가할 때 주로 성실성과 열정을 본다. 아이러니하게도 인턴 간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인턴은 모두 열심히 하기 때문에 성실성만으로는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관계성(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등이 더욱 중요해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더 돋보인다.

이 같은 역량은 대개 첫 일주일에서 판가름 나고 그 첫 이미지는 잘 바뀌지 않는다. 때문에 기업은 오류를 막기 위해 여러 명의 평가자를 두기도 한다. 담당 부서의 팀장과 HR평가자, 그리고 팀원들로 구성한다. 이 중에서는 특히 팀장의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팀장의 의지가 곧 선발의 결정타가 된다는 뜻이다.

나날이 기업 입사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기업은 여전히 사람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니, 열정적이고 똑똑하며 창의적인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업이 말하는 ‘창의’는 다소 관념적이라서 특수한 직업군을 제외하고는 그 특성이 발휘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면접 때 세상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보는지, 현상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등을 비중 있게 평가한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다 나은 삶을 만들려는 젊은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따뜻한 온실에서 편안하게 자란 가느다란 콩나물이 아닌 거친 환경에서 삶을 개척하는 굵직한 콩나무가 돼야 한다. 기업도 그런 인재를 원한다.


글 이동우 롯데중앙연구소 HR L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