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플레이리스트를 가득 채운 뮤지션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얼굴도, 나이도 잘 모르는 이들의 목소리지만 숨죽인 감성세포를 깨워주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드디어, 음악의 주인을 만났다.
[스타 인터뷰] Whenever, Acoustic Collabo
(좌) 안다은 1992년생
(우) 우디킴 1991년생
2010년 EP앨범 ‘Love Is The Key’로 데뷔
2011년 1집 ‘Unplugged’
2014년 2집 ‘I Do’
영화 ‘홀리’ OST,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


최근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 덕분인지 어쿠스틱 콜라보 음악이 자주 들려요.
안다은 OST 작업은 처음이었어요. 다행히 드라마도 잘 돼서 더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을 많이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어쿠스틱 콜라보가 활동한 지 벌써 4년째네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요?
안다은 스무 살 때 처음 어쿠스틱 콜라보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학교 동기가 어쿠스틱 콜라보의 정규 보컬을 구한다고 오디션을 보라고 제안하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객원 보컬만 활동했었거든요.

우디킴 다은 씨와 함께하게 된 지 6개월 정도 됐어요. 최근에 멤버가 됐죠. 저도 오디션을 통해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어느 정도 알려진 팀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 다은 씨가 옆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잘 적응한 것 같아요.


우디킴 씨는 유학생활을 했다면서요.
우디킴 어렸을 때 피아니스트를 꿈꿨는데, 가정 형편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때 시작한 것이 기타였어요. 이후 고등학교 때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자퇴를 하고(웃음) 배워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기타 하나 매고 오스트리아로 떠났죠. 그곳에서 재즈 기타 전공으로 대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전공 분야가 어쿠스틱 콜라보가 추구하는 색과는 좀 다르네요.
우디킴 그렇긴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요. 물론 재즈도 좋지만 음악이 한 분야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분야만 한다고 해서 모두 다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안다은 재즈 기타를 전공했지만 저희 곡을 연주할 때는 재즈 느낌이 거의 안 나요. 그 정도로 연습을 많이 해요. 그래서인지 눈에 띄게 실력이 늘었어요.


두 분 다 평범한 대학생활은 아니었겠어요.
우디킴 유학생활하면서 많이 힘들었죠. 17살 때 혼자 떠났으니까요. 학비는 국가에서 지원을 해줘서 괜찮았는데 사는 것이 힘들더라고요. 친구들이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웃는 얼굴로 욕도 하고 그러던데요?

안다은 저는 굉장히 평범했어요. 활동을 했지만 얼굴이 알려져 있는 건 아니었거든요.


연애 경험이 작사, 작곡에 영향을 미치나요?
안다은 연애는 해 봤지만 크게 와 닿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곡 쓸 때는 겪었던 일들 중에서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것들을 꺼내서 써요. ‘드림’이나 ‘사랑한다 말할까봐’가 그런 곡들이에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안다은 ‘한여름 밤의 꿈’을 좋아해요. 어쿠스틱 콜라보로서 가장 처음 녹음한 곡이거든요.

우디킴 저는 ‘드림’, ‘응원가’를 좋아해요. 그러고 보니 둘 다 다은 씨가 작곡한 노래네요. 가사가 어렵지 않아서 가슴에 와 닿는 노래들이에요. ‘드림’ 같은 경우는 다은 씨가 돌아가신 할머니가 꿈에 나와서 쓴 곡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을 듣고 음악을 들으니까 정말 좋았어요.
[스타 인터뷰] Whenever, Acoustic Collabo
두 사람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음악은 슬프고 어두운 분위기가 많아요.
안다은 초기에는 어두운 곡이 전혀 없었어요. 어둡다고 해도 적정선을 지켰죠. 그런데 팬들의 반응을 보니까 밝은 곡보다 조금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팬들이 그런 음악을 좋아하니까 그런 쪽으로 초점을 맞추게 된 것 같아요.

우디킴 다은 씨가 슬픈 곡을 부를 때가 정말 좋아요. 슬픈 곡을 할 때 더 심취하게 되고,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어요.


음악 색이 확실해서인지 마니아층이 두터운 것 같아요.
안다은 1집부터 꾸준히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있어요. 서로 이름을 알 정도로 익숙한 분도 있죠. 팬들도 저희를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차를 선물하면서 “오늘 공연 보니까 목이 많이 상한 것 같더라”면서 솔직한 감상평을 남겨주시기도 하고요. 아마 관리 좀 하라는 뜻이겠죠?(웃음) 아, 요즘 들어 우디킴 씨를 좋아하는 여성 팬이 많아졌어요.

우디킴 정말 놀랐어요. 함께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많이 좋아해주셔서요. 최근에는 제주에서 여자 팬 분이 제철이라며 귤을 보내주시기도 하셨어요.
[스타 인터뷰] Whenever, Acoustic Collabo
방송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데, 그만큼 팬을 만나는 자리가 소중하겠어요. 최근에는 소극장 콘서트도 열었다면서요?
안다은 11월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콘서트를 했어요. 소극장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가까이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요. 항상 소통하는 음악,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디킴 페스티벌 같은 큰 무대도 좋긴 하지만 이번 소극장 공연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작은 무대에서 팬들과 얼굴 보고 대화도 나누고, 공연에 여유도 생기고요.


평소에는 어떤 음악을 주로 듣나요?
안다은 록도 듣고 아이돌 음악도 많이 들어요. 특히 예쁜 걸 그룹 음악이요. 뭐든지 예쁘고 귀여우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남자 노래보다 여자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이에요. 제 목소리 듣는 게 익숙지 않아서 저희 노래는 잘 안 들어요.

우디킴 저는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음악을 많이 못 듣고 있어요. 전에는 클래식, 록, 재즈 등을 다양하게 들었는데 팀 활동을 하면서는 공부를 위해 어쿠스틱 관련 장르의 음악만 듣고 있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요?
안다은 지금은 콘서트를 끝내고 재정비를 하고 있어요. 12월에는 싱글 앨범도 발매하고, 연말엔 단독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에요.


20대 친구들에게 한 마디!
안다은 주위 친구들이 대부분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항상 꿈을 가지고 있던 친구들이 취업 앞에서는 주춤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요. 그래서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사실 ‘응원가’도 친구들을 보면서 쓴 곡이에요.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히겠지만 꿈꿔왔던 것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돈도 중요하죠. 하지만 돈을 위해 자신이 행복해지는 일을 버리지 않았으면 해요. 원치 않은 일을 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아직 어리잖아요. 실패해도 잃을 게 없으니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우디킴 얼마 전 대학교 축제를 다녀왔는데, 어떤 분이 사연을 보내주셨더라고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막상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어요. 할 말이 없더라고요. 이미 정답을 알고 있는 거잖아요.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렸을 때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천천히 돌아보면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글 김은진 기자 I 진행 이동찬 기자

사진 신채영(신채영 스튜디오)

모델 어쿠스틱 콜라보 I 헤어 장해인

메이크업 이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