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토익시험을 보면 점수가 더 높게 나온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 토익점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이러한 루머(혹은 진실)를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에는 해외 원정토익에 관한 질문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고 당장 토익점수가 필요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원정토익 패키지 상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정말일까? 정말 해외에서 보는 토익시험은 더 쉬울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해외 원정토익 시험의 허와 실, 지금부터 파헤쳐보자.
 서울 COEX 인도양홀에서 25일 열린 해외 유학.어학연수 박람회에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가해 관심을 보였다../강은구기자   egkang@  2002.08.25
서울 COEX 인도양홀에서 25일 열린 해외 유학.어학연수 박람회에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가해 관심을 보였다../강은구기자 egkang@ 2002.08.25
취업, 졸업인증, 카투사 등 토익은 국내 곳곳에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그만큼 국내 토익 응시인원도 엄청나다. 미국 ETS의 국내 대행사인 YBM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토익 정기시험에 응시한 수험자는 193만6379명이며 이들의 평균점수는 619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에 비해 응시인원이 4만 명 가까이 늘었으며 응시자의 41%는 ‘취업’을 위해 응시했다고 한다.

해외 토익시험이 점수 더 잘나온다?
[이것이 궁금하다] 점수 더 높게 나온다? ‘해외 토익’ 의 진실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중국, 동남아 등 토익시험을 치를 수 있는 여러 국가 중 한국 학생들이 토익 해외 원정을 떠나는 곳은 단연코 동남아 국가들이다.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의 토익시험은 한국 토익 기출문제를 토대로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토익시험 응시자가 모이면 ETS에서 와서 시험을 보는 방식이라는데 국내에서 이미 출제됐던 문제들을 재구성해서 출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성적이 올랐다는 사람이 충분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다. 또 필리핀 등은 주 1회, 태국은 매일 시험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 대해 국내 토익시험 관계자들은 “매일 시험을 본다면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토익은 일본에서 생겼다?

토익은 일본에서 처음 실시됐다. 한국과 일본 토익의 난이도는 비슷한 수준. 한국은 오전 10~12시에 시험을 치르는 반면, 일본은 오후 1시 45분~3시 45분에 시험을 본다. 처음에는 출제되는 문제와 시간이 같았는데 시간차에 따른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조정했다고 한다. 한국 토익은 1년에 12번 이상 실시되는 반면 일본은 8번(1,3,5,6,7,8,9,11월) 치러진다고 하니 주객이 전도됐다는 말이 맞다.

일본은 아직까지 한국보다 영어에 대한 관심이 적다. 토익시험 횟수도 적을 뿐 아니라 일본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토익점수는 650점이면 된다고. 대부분의 일본 학생들도 ‘한국 학생은 우리보다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데다 평균점수도 한국이 더 높다. 일본어판 한국 책들도 덩달아 인기라고. 한국의 토익 응시료는 3만9000원인 데 반해 일본 토익 응시료는 약 8만 원으로 2배 이상 비싸다.

국내 토익과 해외 토익의 차이점은?

한국은 토익 관련 정보가 빠르고 새로운 문제가 많이 개발된다. 다른 나라들은 토익시험 자체가 체계적이지 않고 개발이 덜 돼서 기존 문제들을 조합해서 출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기시험이 있는 곳도 흔치 않다고.

그렇게 새롭게 개발된 문제들은 한국에서 제일 먼저 받아볼 수 있다. 그만큼 정보가 제일 빠르고 새로운 문제 유형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다. 토익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정보를 모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라는 사실. 해외 토익은 대부분 어학연수를 마친 뒤 어학연수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궁금하다] 점수 더 높게 나온다? ‘해외 토익’ 의 진실
해외 토익을 준비할 때 유의할 점은?

해외 토익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면 먼저 국내에서 준비를 잘 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토익 수준이 월등하고 정보도 빠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간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새로운 문제 유형보다는 기존에 출제됐던 유형을 접하는 것이 낯익을 테니까. 하지만 주의하자. 기본 실력이 없다면 그만큼 실망을 안고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인터뷰] 김대균 토익 강사 - 고득점 비법 공개

토익, 단기간에 끝내고 영어는 평생 친구해야
[이것이 궁금하다] 점수 더 높게 나온다? ‘해외 토익’ 의 진실
10년 전 기자가 대학생이던 시절에도 유명했던 김대균 강사, 여전히 종로 바닥을 주름잡고(?) 있었다. 오후 1시 종로에서 만난 그는 오전 7시부터 쉼 없이 강의를 하고 이제야 한숨 돌린다고 했다. 괜스레 미안해지는 마음을 뒤로하고 토익 고득점 비법을 캐물었다.

“2006년 5월에 뉴토익(New TOEIC)이 등장한 이후로 이제 토익은 기출의 시대가 아니라 유형의 시대가 됐습니다. 기출문제를 달달 외운다고 고득점을 얻을 수는 없다는 말이죠.”

파트별 공부법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리스닝은 기출유형만 열심히 들어줘도 좋습니다. 반복해서 알아들을 때까지 듣는 거죠. 파트 1, 2를 6문장씩 끊어서 받아쓰기 연습을 하면 실력이 부쩍 늘 겁니다. 리딩은 기출문제를 다 갖고 있다고 해서 완전 고득점까지는 못 올라가요.

새 문제 응용력을 위해서는 기출문제와 새 문제를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게 요즘 트렌드에 맞아요. 기출문제만으로도 800점대까지 나올 수는 있지만, 응용문제를 공부해줘야 고득점이 가능합니다.”

특히 부사 문제가 매월 5문제 이상 나온다고 한다. 내용은 매번 바뀌지만 문제 수는 대략 정해져 있다. 더불어 새로운 문제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했다.

“시간을 정해서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파트 5, 6은 20분 안에 풀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해요. 요즘 파트 7이 어려워졌어요. 본문이 길어져서 실전반에서도 제대로 푸는 학생이 절반도 안 될 정도예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 안배 연습을 해야 하고 매일매일 푸는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일 시간 재서 푸는 연습을 하세요. 틀린 문제 중 알쏭달쏭한 것들은 사전으로 꼭 찾아봐야 합니다. 롱맨 exams 사전이 토익시험에 딱 맞아요. 상세한 설명에다 시험에 나올 만한 문장이 많이 수록됐어요. 저 이 사전이랑 아무 상관없습니다.(웃음)”

보통 500점대 점수였던 학생이라도 3개월 바짝 공부하면 200~300점은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기본 어법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마지막은 무조건 어휘가 중요하고요. 꾸준히 하루에 100단어 정도 보면 리딩은 실력이 확실히 늘 겁니다. 까먹는 건 까먹는 거고 또 보면 되니까 계속 전진해서 어휘를 암기하세요.”

토익은 5000단어 안에 있기 때문에 독하게 공부하면 2달 만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LC는 계속 안 들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들리기 때문에 지루하니까 파트 1, 2는 받아쓰기를 많이 해주면 좋다고 한다.

“쉽게 점수가 오르지 않아서 그렇지, LC는 한번 점수가 오르면 절대 안 떨어진다고 봐야죠. 3~4개 정도 틀려도 만점이에요. 단,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토익을 처음 공부할 때 지금껏 공부를 안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 그만큼 영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중학교 수준의 어법과 토익에 나오는 어휘를 정리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를 시간 재서 풀어보고, 하루에 몇 문제는 왜 이게 답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을 습관화하면서 매일 공부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보는 한국이 최고예요. 잘 만든 책을 여러 번 풀어나가다 보면 문제가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죠. 그때부터는 가속도가 붙어서 점수가 오르기 시작할 겁니다.”

매달 토익시험을 보는 것도 좋다고 한다.

“나도 매달 토익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면 가르치는 게 더 편합니다. 지난 토익시험은 파트 5, 6이 좀 쉽고 파트 7이 어려웠어요. 그러면 그 다음 달은 5, 6이 어렵고 7이 쉽게 나올 겁니다. 그런 걸 예상하고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겠죠.”

토익의 대부 김대균 강사가 토익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단기간에 빨리 점수를 내길 바랍니다. 2~3개월 집중해서 공부하는 게 좋아요. 큰 스펙의 일부분인 만큼 본인 강점의 자격증을 같이 갖추는 게 도움이 될 겁니다.”

토익은 어학의 기본 능력을 측정하는 데 유용한 시험이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필요한 어휘와 리스닝을 묻기 때문에 공부를 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LC 만점인 학생이 한글 자막 없이는 미국 영화를 못 볼 수도 있다는 거죠. 토익 좀 한다고 자만하면 안 됩니다. 넓은 틀에서 토익은 단기간에 끝내고 영어를 평생 친구로 사귈 수 있길 바랍니다.”


**김대균 토익 강사

● 고려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 토익 최다 응시 만점
●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만점
● 최다 수강생의 최단기 마감(1280명)
● 최단기 최대 매출 기록(이틀간 1억 원)
● EBS 김대균 토익킹 진행
● YMB e4u 종로본원 대표 강사

한상미 기자 hsm@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