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그룹 입사지원서에는 학점 기입란이 없다. 영어 성적도 기준 이상이면 배점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그 대신 DBS, DCAT 등 객관식 인성 검사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50여 분간 심층 면접을 치르기도 한다. 학점이나 어학 성적과 같은 스펙을 보지 않는 대신 지원자의 인성이 그룹 인재상에 적합한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정량화할 수 없는 부분을 판단하는 시험이기에 일각에선 스펙 쌓기보다 준비하기 더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첫째 원하는 직무를 명확히 판단할 것, 둘째 자신의 인생 경험을 채용 과정에서 솔직히 드러낼 것. 두산그룹 입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인사담당자의 조언이다.
[여기는 채용데스크] 과거 경험 파헤치는 ‘심층 전형’에 대비하라
두산그룹 채용 제도

두산그룹은 신입사원 공채를 매년 4월과 9월 두 차례 진행한다. 서류 전형과 인적성 검사, SI(Structured Interview) 면접 및 DISE(Doosan Integrated Simulation Exercise) 면접으로 이뤄지는 1차 면접, 회장단 면접인 2차 면접까지 총 4단계에 걸친 전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모든 전형은 제로베이스로 진행된다.

두산그룹 채용에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서류 전형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서베이 DBS, 둘째 세분화된 인적성 검사 DCAT, 셋째 각각의 지원자와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 경험을 심도 있게 묻는 면접 전형이다.

모든 지원자는 서류 전형 단계에서 DBS(Doosan Biodata Survey)에 응해야 한다. 지원자의 과거 경험, 학교생활, 대인 관계, 생활 방식 등을 130개 문항으로 나누어 질문한다. 예를 들어 ‘신문을 읽을 때 어느 면을 가장 먼저 보는가’를 묻는 식이다.

객관식으로 치러지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한다. 그 결과가 두산그룹의 인재상과 부합하는지 살피려는 목적이다. 두산그룹 인사팀 황병철 과장은 “정답이 없는 문제이므로 솔직하게 답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조사는 채용 홈페이지 커리어 두산(career.doosan.com)을 통해 이뤄지며 약 45분 소요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또 한 차례의 검사를 치른다. DCAT(Doosan Comprehensive Aptitude Test)는 지원자의 기초 역량과 직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하는 인적성 검사다. 기초적성 검사와 정서역량 검사, 인성 검사, 한자 검사 등 네 분야의 시험을 3시간 동안 실시한다.

DCAT는 그 구성이 세분화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문계와 이공계 지원자를 나누어 기초적성 검사의 과목을 달리한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정서역량 검사 항목도 포함됐다. “한 번 개발한 문제를 5~6년씩 사용하지 않기 위해 수시로 DCAT 문제를 업데이트할 만큼 인적성 검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인사팀 관계자의 말이다.

인적성 검사 관문을 넘어선 지원자에겐 두 종류의 심층 면접이 기다린다. SI 면접에서는 과거 경험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했던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면접에 임하기 전 자신이 살아온 길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그룹 인재상인 PE(Passion for Exellence), 인화, 열린 마인드셋(Mindset), 전문성을 4가지 키워드로 삼고, 이와 관련한 경험을 사전에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팀워크에 대한 질문도 꾸준히 나온다.

DISE 면접은 비즈니스 케이스 문제로 지원자의 논리력과 발표력을 평가하는 시간이다. 기업의 재무제표, 성장 전략, 신문 기사 등의 자료를 제시하고 그것을 분석해 정해진 주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료의 수치를 활용하는 법, 답변 도출 과정을 논리적으로 발표하는 법 등을 사전에 연습할 필요가 있다.

두산그룹의 면접 전형은 대부분 개별 면접으로 진행된다. “단체 면접에 비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지원자를 파악하기에 일대다 면접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황 과장은 밝혔다. 그는 “최종 면접엔 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모든 지원자의 면모를 상세히 살필 정도로 인재 채용에 관심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두산그룹에서는 그룹 차원의 인턴십을 올해 상반기 최초로 실시했다. 채용을 전제한 이번 인턴십은 4학년 1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와 같은 시기에 진행했으며 선발 절차 역시 같았다.

두산중공업, 두산 인프라코어를 비롯해 4개 계열사에서 150명의 인턴사원이 선발돼 활동 중이다. 4~6주간 미니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PT) 과제 등을 수행하며 다방면으로 역량을 평가받는다. 두산그룹은 60% 이상의 인턴사원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는 채용데스크] 과거 경험 파헤치는 ‘심층 전형’에 대비하라
두산그룹 이렇게 준비하면 합격한다!

두산그룹 채용은 지원자의 인성과 역량을 까다롭게 평가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입사 지원에서 최종 합격까지 지원자가 넘어야 할 관문은 크게 5가지. 두산그룹 신입사원들의 후기를 바탕으로 두산그룹 채용의 전 과정을 가상 입사지원기로 재구성했다.

준비 운동 : 적성과 희망 직무 파악하기

두산그룹 입사를 꿈꾸는 대학 4학년 ‘나두산’ 군(가명). 졸업을 앞두고 영어 말하기 점수 따기에 돌입했다. 2~3번의 도전 끝에 OPIc IM 등급을 획득했다. 이것으로 두산그룹 지원 자격은 충족! 이력서를 넣기 전 채용설명회에 참석했다. “인재상과 일치하는 경험을 어필하라”는 인사담당자의 말에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업 인재상을 꼼꼼히 살폈다. 뉴스 검색도 잊지 않았다.

첫 번째 고개 : DBS는 솔직하게!

어라? 이력서에 학점 기입란이 없다. 학점이 그리 높지 않던 나두산 군에게는 오히려 행운! 그 대신 인재상을 바탕으로 자기소개서를 정성껏 작성했다. 마지막 페이지 제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DBS가 시작됐다.

두산그룹과의 궁합을 맞춰보는 시간이다. 화면에 뜬 질문을 빠르게 읽으며 답을 체크해나갔다. 45분 동안 130문제를 풀어야 한다. 비슷한 질문이 여러 번 반복되기도 했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일관성! 나두산 군은 솔직하게 조사에 응했다.

두 번째 고개 : DCAT는 똑똑하게!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간 나두산 군. DCAT 대비 문제집을 샀다. 한 차례 풀어보고 나니 생소한 검사 유형이 조금 익숙해진 느낌이다. 인적성 검사 당일, 시간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는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언어 영역, 수리 영역 할 것 없이 시간이 모자란다. 머리에 점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 한자 시험까지 3시간가량의 인적성 검사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세 번째 고개 : SI는 성실하게!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이 시작됐다. 세세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3명의 면접관 앞에서 살아온 날들이 샅샅이 분해되는 느낌이다. 조금이라도 과장했다가는 거짓말임이 금방 들통 날 것 같다. 화려한 말솜씨보다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면접장을 나서며 ‘내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네 번째 고개 : DISE는 침착하게!

케이스 면접을 앞두고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시간을 정해놓고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반복했다. 면접 당일, 10여 장의 자료와 발표 주제를 받았다. 40분 안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다. 전지에 준비한 내용을 정리하고 2명의 면접관 앞에서 10분간 발표했다. 결론을 먼저 정한 뒤 중요 자료를 따로 뽑아 수치 위주로 정리한 것이 준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쓴 비결이었다.

마지막 고개 : 최종 면접은 진솔하게!

어느새 마지막 관문이다. 1차 면접과 다르게 웃음 가득한 면접장 분위기. 그러나 두산그룹에 대한 열정과 패기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은 잊지 않았다.

고지에 오르다 : 웰컴 디너(Welcome Dinner)와 한마음 행사

신입사원 대상의 ‘웰컴 디너’ 행사. 그룹 임원진이 직접 두산 배지를 달아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2박 3일간 진행된 한마음 행사는 700여 명의 동기와 한자리에 모여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이제 두산에서 사회를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두산그룹 복리후생
[여기는 채용데스크] 과거 경험 파헤치는 ‘심층 전형’에 대비하라
‘해외 배낭여행’ 제도는 두산그룹만의 독특한 복리후생 제도 중 하나다.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게 그룹 차원에서 2주 동안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한다.

1995년부터 실시한 이 제도를 통해 매년 수백 명의 임직원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현지 체험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한 직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두산 타워의 DFC, 두산 빌딩의 피트니스 클럽 등 각종 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 밖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팀의 잠실 홈경기 관람권 지급, 두산매거진 할인, 연강재단에서 개최하는 각종 예술 공연 할인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숫자로 보는 두산그룹 히스토리]
[여기는 채용데스크] 과거 경험 파헤치는 ‘심층 전형’에 대비하라
1896년 두산의 모태 기업 ‘박승직 상점’의 창업연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 자리 잡았던 박승직 상점은 국내 최초의 근대적 상점이다. 1946년부터 두산상회라는 이름으로 운수업을 운영했으며, 1952년엔 동양맥주를 인가받아 민간기업으로 발족하며 성장 기반을 닦았다. 한국기네스협회는 1995년 10월 두산그룹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46% 두산중공업의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점유율

두산중공업은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의 46%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억2400만 달러 규모의 해수담수화 설비 수주를 따내며 기존 시장을 지배했던 다단증발방식에 이어 다단효용방식 시장에서도 기술력과 수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100만 대 두산 모트롤BG의 유압기기 누적생산 수

국내 1위 유압기기 업체인 두산 모트롤BG가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건설중장비용 유압기기 누적생산 100만 대를 돌파했다. 1985년 생산을 시작한 지 26년 만에 세운 기록으로, 일본의 경쟁 업체보다 10년 정도 빠른 기록이다.

24조6000억 원지난해 두산그룹의 매출 규모

지난해 두산그룹은 수주 17조3000억 원, 매출 24조6000억 원, EBIT 1조80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집트, 인도 등에서 목표 이상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두산 인프라코어 역시 중국 및 신흥 시장에서 약진하며 매출과 EBIT 향상에 기여했다.


[두산그룹 인사담당자에게 묻다]

두산그룹 채용 절차와 입사 후 생활에 대해 궁금한 점을 모아 인사담당자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Q 신입 공채 일정은 언제인가?

A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대체로 상반기 채용은 4월, 하반기 채용은 9월에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입 공채와 같은 시기에 인턴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인턴십은 이듬해 2월 졸업하는 4학년 1학기 학생을 대상으로 했다.

Q 채용 규모는 얼마나 되나?

A 지난해에는 상·하반기를 합해 100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올해는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공채에 최종 합격한 신입사원은 400여 명이다. 9월 진행되는 하반기 채용에선 이보다 많은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Q 지원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A 4년제 대학 기졸업자 또는 다음 학기 졸업예정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할 때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오픽(OPIc)과 토익스피킹(TOEIC speaking) 중 하나의 성적을 제출하면 된다. 오픽의 경우 인문계는 IM·이공계는 IL 이상, 토익스피킹은 인문계 130점·이공계 110점 이상이 기준이다.

Q 서류 전형에서 가장 비중 있게 평가하는 항목은 무엇인가?

A DBS(Doosan Biodata Survey)다. 두산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서류 지원과 함께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다.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130개 질문을 던진다. 모두 객관식이며, 이 단계를 통해 두산그룹의 인재상과 지원자의 모습이 부합하는지를 검증한다.

Q 서류 전형에서 우대하는 자격이 있나?

A 일반적 직무 영역에서는 특별히 가점을 주는 자격이 없다. 그러나 연구개발(R&D)과 같은 특정 직무에선 지원자가 쓴 논문을 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개발(R&D) 직무의 경우 석사 출신 지원자가 많다.

Q 인적성 검사(DCAT)에서 한자 시험을 보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가?

A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인적성 검사와 함께 치러지는 한자 시험은 비중이 크지 않다.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Q 모든 전형은 제로베이스인가?

A 그렇다. 전 단계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다음 단계에서 못하면 탈락이다.

Q 1차 면접 중 SI 면접을 잘 보기 위한 팁이 있다면?

A SI 면접에서는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준비 없이 임한다면 면접이 어렵다고 느껴질 것이다. 지금까지 겪은 일 중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슬기롭게 대처했는지 묻는 질문이 많다. 사전에 자신의 인생 경험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Q 압박 면접 형식인가?

A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라고 보면 된다. 하나의 질문에 대해 지원자가 대답하면 그에 대해 ‘왜 그렇게 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그 결과가 어땠는지’ 되묻는 방식이다. 이런 과정을 압박 면접이라고 느끼는 지원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면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Q DISE 면접을 잘 보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A DISE 면접에서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제시하는지를 본다. 그와 더불어 프레젠테이션 능력과 질의응답에 응하는 태도도 함께 평가한다. DISE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비즈니스 케이스 분석 연습을 해볼 것을 권한다. 10~20장 분량의 자료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도출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연습이 필요하다.

Q 면접은 일대다 형식으로 치러지나?

A 그렇다. SI 면접은 지원자 1명과 면접관 3명, DISE는 지원자 1명과 면접관 2명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최종 면접의 경우 일대다 형식이 일반적이지만 경우에 따라 다대다(多對多) 면접으로 치러지기도 한다.

Q 신입사원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

A 계열사별로 그룹 연수를 2주간 진행한다. 선배 사원과의 대화, CEO와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계열사별로 OJT 기간에 차이가 있는데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업무를 배워나가게 된다.


** ‘여기는 채용데스크’는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의 채용 제도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매달 캠퍼스 잡앤조이 트위터(@jobnjoy)로 공지하는 기업에 대해 궁금한 점을 보내주시면 인사담당자와 인터뷰를 통해 해결해 드립니다.

글 김보람 기자 bramvo@hankyung.com│사진제공 두산그룹·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