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청년 CEO

기술과 열정은 있지만, 막상 창업 노하우와 과정을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는 곳이 있다. 경기도 안산시 중소기업연수원에 자리 잡은 ‘청년창업사관학교’다.
청년창업사관학교로 모두 모여라!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미래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는 의료기기 시장. 특히 척추질환 관련 시장은 세계적으로 30조 원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표 시장이다. 지난해 5월 첫발을 내딛은 (주)강앤박메디컬은 ‘형상기억합금’이라는 생체용 고기능성 소재를 척추 고정기기로 활용하며 당당하게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회사 대표이자 연구개발 총책인 강지훈(38) 대표는 지난 1999년 일찌감치 관련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하며 형상기억합금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했다. 하지만 10년이 훌쩍 넘도록 연구만 하면서 지낸 공학도에게 창업은 남의 일 같기만 했다. 환기청정시스템 아이템으로 창업해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기도 했던 그가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단순한 제품 개발 설비 외에도 마케팅, 판로 개척, 사무실 임대 등 창업의 모든 것을 ‘독하게’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로 모두 모여라!
창업의 모든 것, 독하게 교육

강앤박메디컬은 형상기억합금을 활용한 척추 고정기기 ‘Ex-Flex’가 독일에서 열린 ‘2011 국제 아이디어 발명품 전시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며 우수성과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얼마 전에는 러시아 기업과 물품 공급 계약을 맺어 연간 20억 원에 달하는 고정 매출도 확보했다. 강 대표는 이제 ‘연구개발 중심의 국내 톱 의료기기 기업’의 꿈을 꾸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지난해 3월에 개교해 올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모두 212명의 기술·지식 기반 청년 CEO들은 올 3월 말 현재 219억 원의 매출액과 657명의 고용, 704건에 이르는 지식재산권 등록이라는 준수한 실적을 남겼다. 졸업일 대비 매출액은 14.7%, 고용은 7.7%, 지재권 등록은 90.8%나 증가하며 창업 성과를 톡톡히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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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기 180명 모집에는 1301명이 신청하는 열기가 이어졌다. 예비 청년 CEO들에게 이토록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데는 창업 전 과정 일괄 지원은 물론, 창업 자금 지원에 이르기까지 ‘토털 관리’가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 때문이다.

창업활동비 지원 같은 기존의 단편적 지원책과 달리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선 자금, 교육, 코칭, 마케팅 등 창업 단계의 필수 분야가 패키지로 지원된다. 또한 불성실하거나 사업수행 능력 미달자의 경우 중간 퇴교 평가 시스템으로 걸러 창업 성공률을 제고하고 사업화 기간도 단축했다. 입교 이후에는 개발 기획, 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 시험생산 및 마케팅, 졸업 후 지원(정책 자금, 투자 연계, 판로 지원, 성장 관리 등)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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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 내용

-사업 개요
청년 창업자를 선발해 창업 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하여 젊고 혁신적인 청년창업 CEO 양성

-사업 예산
2012년 150억5000만 원

-지원 내용
1년간 최대 1억 원 이내, 총 사업비의 70% 이내 사업비 지원
※창업 공간, 창업 코칭 및 교육, 기술·장비 지원, 마케팅 및 투·융자 연계 지원 등

-지원 대상
만 39세 이하로 기술집약 업종(제조·지식서비스업)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 또는 창업 3년 미만 기업의 대표
※단, 특허보유, 연구기관 기술 이전 등의 경우 신청 연령 제한 없음.

-추진 절차
2차에 걸친 중간평가 → 사업수행 능력 미달자 퇴교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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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기웅 중소기업청 창업진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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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취업 차선책이 아닌 최선의 해결책”

창업진흥과의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 중 올해 중점 사업이 궁금합니다.

우선 지역 거점별로 창업 지원 역량이 우수한 대학을 ‘창업선도대학’으로 지정하고, 창업 교육·예비 기술 창업자 육성 등의 지원 사업을 패키지 방식으로 집중 지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18개 대학, 250억 원에 이르죠. 또한 기존 중소기업 연수시설 및 인력을 활용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창업 교육, 준비 공간, 연구개발(R&D) 장비·인력·자금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창업사관학교가 호평을 받고 있는데, 운영 성과와 올해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해 청년창업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212명은 일자리 610개, 지적재산권 368건, 매출 191억 원, 국제대회 수상 43건 등의 높은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기술력 있는 청년 예비 창업자를 선발해 사업 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원스톱 창업모델을 제공한 결과죠. 올해는 운영 성과를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호남, 영남권에 3개의 지방 사관학교를 추가로 개교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입교생 간 경쟁을 통해 창업 활동비를 차등 지원하고, 교육 및 코칭 체계를 보강하는 등 창업 보육 성공모델 확산을 위해 관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지난 2005년 미국에서 시행된 ‘Y-combinator’와 같이 창업 초기 기업을 비교적 단기에 집중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 등장해서 확산됐는데, 창업진흥과에서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는지요.

미국에서 시작된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이후 유럽과 일본 등에도 빠르게 전파됐습니다. 올해 창업진흥과에서도 한국형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해 민간 전문기관 4개를 선정했고, 총 80개 창업팀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창업 교육은 물론이고 전문 멘토의 심도 깊은 멘토링, 초기 창업 투자금, 보육 공간까지 제공하는 실전형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액셀러레이터’가 창업팀에 창업 초기 자금을 투자하면 정부가 일대일 비율로 매칭 투자하는 등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창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청년 예비 창업자들을 만나셨을 텐데, 이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기업의 CEO를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면 회사를 창업하기도 어렵지만 ‘창업 이후에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게 이구동성입니다. 선배 창업자가 후배 창업자를 위해 쓴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시행착오는 반드시 필요하다,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빨리 방향 전환하는 것이 좋다, 회사의 명확한 비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좋은 멘토가 필요하다, 투자는 철저한 준비와 타이밍의 절묘한 조화다, 좋은 팀은 스타트업의 모든 것이다’ 등이 주된 내용이죠. 청년창업은 취업의 차선책이 아니라, 청년 스스로가 자신의 일자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최선의 해결책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제공 중소기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