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대백과 : 중소기업 창업 진흥 프로그램

애플의 창업자이자 IT계의 영원한 전설 스티브 잡스. ‘윈도’로 대표되는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한 소프트웨어의 제왕 빌 게이츠. 최근 기업 공개로 억만장자 대열에 들어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전 세계 IT 시장을 쥐락펴락한 이 전설적인 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얼마 전 ‘미국 주식시장 상장사 중 시가총액 역대 1위 기록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애플로 바뀌었다’는 기사가 나왔을 만큼 글로벌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이들의 출발은 모두 ‘벤처’였다.

잡스는 자동차 창고를 개조한 작업실에서 최초의 PC를 만들어냈고, 페이스북도 대학 내에서만 사용할 심산으로 개발된 플랫폼이었다. 벤처창업, 우리 식으로 말하면 ‘청년창업’이다. 가진 것 없는 청년들이 열정 하나로 시작한 벤처창업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이들을 관통하는 단어가 또 있다. 바로 ‘실리콘밸리’다.

실리콘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일대의 지명이다. 실리콘은 반도체를 만드는 핵심 소재 중 하나. 여기에 완만한 샌타클래라 계곡을 뜻하는 밸리가 합쳐져 만들어진 조어가 바로 실리콘밸리다. 페어차일드, 인텔 등 반도체 기업이 급성장하면서 첨단산업단지로 확대된 실리콘밸리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IT 기업은 물론, 맨주먹과 열정 하나로 뭉친 이른바 혁신 벤처기업들도 둥지를 틀고 있다. 실리콘밸리 자체가 IT로 상징되는 혁신의 아이콘인 셈이다.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 "청년이여, 이젠 ‘글로벌’이다!"
혁신의 아이콘, 실리콘밸리를 만나다

중소기업청은 국내 벤처창업 기업이 혁신의 진원지인 실리콘밸리로 진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원 사업을 펴왔다. 많은 벤처창업 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지만 성공한 롤모델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국내 창업 초기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전략’이다. 중기청은 그간 국내 벤처창업 기업이 해외지사를 설립할 때 사무실이나 창고 등을 싸게 임대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노력해왔다. 하지만 단순한 하드웨어 제공 차원에 그친 측면도 있었던 게 사실. 실질적인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해 미국의 창업 환경과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코칭해 모범 사례를 창출할 필요가 대두된 배경이다.

지난해 8월 24일부터 9월 20일까지 진행된 ‘창업 기업 실리콘밸리 진출 지원 사업’ 접수에는 모두 50팀(100명)이 신청했다. 이 중 국내외 벤처캐피탈 및 벤처 CEO 등 실리콘밸리 전문가 21명의 서류와 대면심사를 통해 20팀이 선정됐다. 선정된 인원은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에서 국내 사전교육을 마친 후 현지 수행기관인 유누들(YouNoodle)에서 현지 창업 교육과 코칭을 받았다.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 "청년이여, 이젠 ‘글로벌’이다!"
교육 종료 후에는 졸업페스티벌을 통해 보육단계 진출 최종 5팀이 선정됐다. 이들은 현지 보육센터인 아이오벤처스(i/o Ventures) 입주 및 멘토링과 함께 보육 코칭의 혜택을 받았다.

올해는 작년의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을 진행한다. 창업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해당 국가의 창업 환경과 과정을 집중 코칭하고, 멘토십 프로그램, 투자자 네트워킹 등 다양한 보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글로벌 창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총 31억 원의 지원 규모가 확정된 상태이며, 예비창업자 또는 5년 이내 창업 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지원 분야와 국가도 2011년에 비해 확대됐다. 우선 미국의 경우 SNS, 모바일웹 등 IT·콘텐츠 기반 서비스업이 대상이다. 올해부터 추가된 중국은 문화 콘텐츠, IT, 첨단제조 등이 해당 분야다.

지난 8월 27일부터 10월 10일까지 6주간 진행될 미국 현지 창업 연수와, 8월 31일까지 4주간 진행되는 중국 연수에선 이론과 실습 교육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해외 현지 기업문화, 법인 설립, 세법 등의 법률교육(이론)과 더불어 사업모델 현지화, 성공기업 CEO 및 투자자 만남, 멘토링, 성공기업 사례 연구 같은 실습 교육이 주를 이룬다. 이 밖에 미국 6주, 중국 8주간의 현지 창업보육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Interview
김동호 아이디인큐 대표이사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 "청년이여, 이젠 ‘글로벌’이다!"
아이디인큐는 지난해 9월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김동호 대표 등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출신 동기 3명이 뭉쳐 일을 냈다. 주력 상품 및 서비스는 ‘오픈서베이’라 부르는 시장·여론조사 시스템.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조사를 통해 기존의 서베이 방식보다 100배는 빠르고 가격은 훨씬 저렴한 구조를 자랑한다. 아이디인큐는 지난해 실리콘밸리 진출 지원 시범사업 업체에 선정돼 현지 교육 프로그램 혜택을 받았다.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작년 여름, 지인의 소개로 사업을 접하고 지원했어요. 11월에 3주간 미국으로 가 프로그램에 참여했죠. 일단 벤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 기원을 직접 보고 싶었어요. 며칠 출장으로는 알 수 없었죠. ‘3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지원 사업에 선정된 비결이 있나요.

여러 가지를 보신 듯해요. 현지 사업가·전문가들이 심사위원을 맡았기 때문에 언어 면에서도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실제로 현지에서 네트워킹을 맺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는 필수죠. 또 아이템의 참신함도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오픈서베이와 비슷한 아이템은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을 정도였죠.



미국 현지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프로그램은 크게 교육과 견학으로 나누어 진행됐어요. 스타트업에 필요한 교육이 3주 코스로 만들어졌죠. 하루의 절반은 강의식 수업, 현지 벤처기업 방문, 초청 강연 등으로 짜여 있었어요. 나머지 절반은 자유시간이었는데, 저 같은 경우 현지 투자자들을 많이 찾고 만났죠. 투자 유치의 기반을 다졌다고 할까요. 실제로 제품을 론칭한 후 당시 만났던 분들이 새로운 투자자나 고객을 소개해주는 등 큰 도움이 됐어요.



미국시장 진출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요.

우선 현지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미국의 엔젤투자자 두 분을 만났고요, 한국에서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스톤브릿지 등에서 15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어요. 현재 미국에도 법인을 세워 관련 서비스 출시가 마무리 단계에 있죠. 기본은 한국과 같은 시장조사인데, 미국에선 ‘인앱서베이’란 이름의 앱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를 출시할 거예요. 앱스토어의 사용자 리뷰 정도가 아니라 명확한 데이터를 통해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죠. 이 서비스도 세계 최초예요.



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